어른이 되어 그만둔 것 - 애써서 하는 일은 오래가지 않으니까, 한수희·김혼비·이유미·신예희 미니 에세이 수록
이치다 노리코 지음, 황미숙 옮김 / 드렁큰에디터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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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달려도 어디에도 도달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면 지쳐버립니다. 그럴 바에야 그 '어딘가'를 정하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달리는 동안 잠시 다른 곳에 들러 누군가와 수다를 떨거나, 잠시 휴식하면서 맛있는 것을 먹는 편이 훨씬 즐거울 것 같아요. ... (중략)... '정답'의 바로 곁에는 더 멋진 '덤'이 떨어져 있다는 것.... 그것을 주우면서 걷고 싶다고 생각하는 요즘입니다. _146~147p.


갑자기 일이 바빠지기도 했지만, 책을 펼치고 앉아도 글자만 읽히지 내용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 며칠이었다. 추위를 극심하게 타는 체질이라 갑작스러운 한파에 컨디션도 좋지 않아 조심스러웠던 며칠... 가까이 있던 에세이 몇 권을 넘겨보다 며칠을 끼고 목차를 뒤적여가며 아껴 읽었던 이치다 노리코의 「어른이 되어 그만둔 것」은 '어른'의 삶을 살기 위해 애쓰며 사느라 힘든 거였구나...라는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Part 1 일 - 쓸데없는 완벽주의는 그만

Part 2 관계 - 무리하는 것은 그만

Part 3 일상 - 넘치게 준비하는 것은 그만

Part 4 스타일 - 피곤한 겉치레는 그만


나이대별로 사회적인 기대치도 있겠지만, 가까운 주변을 돌아보며 '난 어디 즈음일까?'라는 스스로의 기준을 만들게 된다. 올 한 해만 돌아봐도 왜 이렇게 작아지기만 하는 건지.. 오래달리기에서 한 바퀴 이상이나 뒤처진 기분이랄까? 흔히들 나이 들어가면서는 행동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성격대로 만들어지는 얼굴이라고 하는데, 지금 대로라면 아주 괴팍한 할머니가 될 가능성이 높아서 심신의 안정과 위안이 되는 글을 더 많이 찾아읽고 생각하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그동안 애쓰며 살아왔던 삶이라면 덜어낼 건 조금 덜어내고 가볍게 살아도 괜찮다고, 못하는 일을 내려놓으면 그 자리엔 내가 잘하는 일도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것을 효율적인 삶을 위해 비우고 내려놓으며 사는 과정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현재의 삶을 너무 소비만 하지 않기를... 그리하여 현재를 충실히 살아가기를 이야기하는 글이기도 하다. 다가올 한 해를 준비하며 읽어봐도 좋을 책으로 추천! 한수희, 김혼비, 이유미, 신예희 에세이스트들의 미니 에세이는 책 속의 작은 선물!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은 여기까지 해야 해'하고 생각하는 나를 살짝 풀어주는 것, 그렇게 자신을 느슨하게 해방시키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요. _055p.


누구나 완벽하게 살 수 있는 건 아니에요. 모든 사람이 최선의 상태로 산다면 AI와 무엇이 다를까요. 누구든 '못하는 일'이 있고, '해낼 수 있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각자의 개성이 생기는 거죠. 그렇게 생각하니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은 자신이라는 존재를 사랑하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거면 할 수 있겠다 싶은 것을 끌어내어 무리하지 않고 차선의 삶을 살고 싶은 나이가 되었나 봅니다. _078~079p.


무언가를 그만두는 일은, 못 하겠다며 포기하는 것이기도 하지요. 그렇지만 그건 전혀 잘못이 아니라는 걸 나이가 들고서야 겨우 깨닫게 되었습니다. ... (중략)... '못하는 일'을 그만둬보면 내 안의 힘을 통째로 '할 수 있는 일'에 쓸 수 있어요. 그러면 할 수 있는 일의 정밀도가 높아져서 더 잘하게 되지요. _26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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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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