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베리아 방랑기 - 백신애 수필 전집
백신애 지음 / 다봄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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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여성 신춘문예 당선자 백신애의 수필집은 정말 우연한 기회에 읽게 되었다. 100년도 전에 태어나 짧은 생을 살다간 백신애의 수필은 2020년 지금에 읽어도 그 시대의 삶을 담백하면서도 위트 있고, 글쓴이의 기개가 느껴진다. 책표지의 날개에도 저자의 사진과 이력이 있지만 궁금해서 네이버 지식백과 검색!


1906년 5월 20일 경북 영천읍 창구동 출생. 어려서 독학하다가 16세 때인 1922년 영천 공립보통학교 졸업반에 편입학하였다.

1923~1924년에는 대구사범학교 강습과에서 수학하였고 이어 경북 경산군의 자인공립보통학교에 부임하였으나, 곧 사임하고 상경했다. 이후 조선여성동우회‧여자청년동맹 등에 가입하여 활동하였으며, 1928년에는 시베리아를 여행했다. 1934년에 발표한 「꺼래이」는 이때의 체험을 작품화한 것이다. 1929년 「나의 어머니」로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등단하였고, 1929년에는 도쿄에 건너가 문학‧연극을 공부하다 1932년에 귀국했다. 이후 경산군 안심면 반야월의 과수원에서 기거하며 가난한 농촌민들의 세계를 체험했으며, 이것을 기반으로 「복선이」(1934), 「채색교(彩色橋)」(1934), 「적빈(赤貧)」(1934), 「악부자(顎富者)」(1935), 「빈곤」(1936) 등의 작품을 썼다. 1939년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네이버 지식백과] 백신애 [白信愛] (한국현대문학대사전, 2004. 2. 25., 권영민)


일제강점기의 소설가 백신애를 기리기 위한 백신애소설상도 있다는 건 저자의 이력을 검색하다 처음 알게 되었다. 빨래터에서의 일상, 버스를 타고 가다 낯선 남자의 웃음에 기분이 나빠져 친구에게 내리자고 손을 잡아끌었는데 "아가씨 나는 아직 더 가야 내립니다."아뿔싸!! 친구에게 눈치를 주고 손등을 꼬집다가 급기야 끌고 내리려 했던 게 그 남자였다니!! 이럴 데가 또 있습니까? 모 광고에서도 이런 에피소드가 등장했었던 것 같은데... 아마도 그 광고를 만드신 분은 백신에 작가의 수필을 읽어보신 분이었던 듯? 외에도 친구와 말장난을 하다 기분이 나빠져 싸운 이야기는 '좀 센데?' 하는 기분이 드는 글도 있고, 대표격인 '나의 시베리아 방랑기'는 모험심이 정말 넘버원! (소설인가 싶을 정도의 생각이 들 정도로 위험천만하고 리얼!) 그녀가 그대로 나이들어 천수를 누렸다면 '사노 요코'같은 느낌의 작가로 남지 않았을까? 저자가 살았던 시대를 생각하면 한참은 앞서나간 삶을 살고자 했던 여성의 삶은, 순응하며 살기보다 자신의 바람대로 살고자 했던 여성을, 시대를 앞서 살아갔던 한 사람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던 글이다.


봄이 가 버리던, 늙음이 닥쳐오던, 무슨 상관 이리요. 즐거운 내일, 희망의 내일, 내 삶의 나뭇가지에 꽃 피는 내일. 그날만이 나에게 고대 될 뿐이다.

이 고대가 참된 나의 청춘이 아니고 무엇이랴! 이 청춘을 굳게 잡고 놓지 않으리라... _33p.


“예, 너같이 미련한 인간은 다시는 없을 거야. 보통 사람이면 갓 갈아입은 옷이 그만치 버려지면 벌떡 일어나 피하든지 수건으로 닦으려고 나 해 보던지 얼른 집에 가서 빨기라도 할 것인데. 너는 마치 남의 옷을 버린 것 같이 한번 내려다보지도 않고 그대로 어느 때같이 그대로 입고 있으니까 말이다. 내가 못 이겼다. 항복한다고 하였다. 대단히 미안한 일일세.”

하였다. 그 말에 나는

‘이 동무도 별일 없는 평범한 인간에 불과하구나’ 하는 실망이 들었다._49~5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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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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