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 머리 앤 Art & Classic 시리즈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설찌 그림, 박혜원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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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과 향수에 젖게 만드는 성인을 위한 명작, 일러스트레이터 설찌 작가와의 만남으로 한층 더 풍부해진 느낌으로 읽을 수 있었다. 「빨간 머리 앤」은 단순한 책 한 권의 무게가 아닌 그 책을 읽었던 어린 시절‘나’의 생각과 마음까지 되살려내는 책이다. 아울러 그때는 미처 느끼고 깨닫지 못했던 메시지를 어른이 된 나의 생각과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책이다.‘추억 속의 나’와 ‘현실의 나’가 동시에 읽는 깊이 있는 이야기, 언제 읽어도 좋지만 일러스트레이터 작가들과의 콜라보는 새로운 글을 읽는 듯 설렘을 안겨준다.

캐나다 프린스에드워드 섬의 시골마을 에이번리, 마을에서도 가장 외딴 농장에 사는 매슈와 마릴라 남매는 농장 일을 도와줄 남자아이를 입양하고 싶었지만 그들에게 도착한 아이는 비쩍 마른 빨강 머리 여자아이였다.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살아갈 줄 아는 아이. 말이 정말 많아서 두 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수다도 너끈히 채울 수 있는 앤. 해야 하는 말은 그때그때 하고, 한 번 실 수는 하지만 두 번 같은 일은 하지 않는 아이. 빨강 머리와 주근깨 가득한 얼굴이 못생겼다고 생각하지만 풍부한 상상력으로 자신을 빛나게 할 줄 아는 아이. 상상력이 풍부하고 수다스러운 앤과 함께 살면서 매튜와 마릴라의 삶에도 즐거움이 깃들기 시작한다.

조용한 삶을 살아왔던 초록지붕집에 찾아든 앤의 존재는 매튜와 마릴라의 일상에 스며들어 웃을 일을 만들어주고 함께하는 시간이 쌓여가며 진정한 가족이 되어가는 모습은 코끝이 시큰해지고 이들이 가족으로 변화해가는 모습을 응원하게 된다. 어릴 땐 애니메이션의 주제가만 흘러나와도 하던 모든 일을 멈추고 TV 앞에 앉게 했던 빨강 머리 앤. 설찌의 일러스트가 이렇게나 잘 어울릴 줄이야!! 사랑스러운 사고뭉치 앤 셜리의 명랑한 성장소설은 예쁘고 풍부한 상상력과 초 긍정에 에너지와 따스해지는 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읽다 보면 어느새 주제가를 흥얼거리게 되는 빨강 머리 앤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강 머리 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오랜만에 DVD를 꺼내 애니메이션을 정주행 해봐야겠다.

나이는 열한 살 정도에 아주 짧고 몸에 꽉 끼는 빛바랜 회색의 초라한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낡은 갈색 밀짚모자 밑으로는 숱이 많은 새빨간 머리를 양 갈래로 땋아 내렸다. 하얗고 자그마한 얼굴은 주근깨 투성이였고 입과 눈은 큼지막했다. 두 눈동자는 보기에 따라 초록색이었다가 회색빛이 돌기도 했다. _32p.

마릴라 아주머니, 원래 기대하는 즐거움이 반이에요. 바랐던 만큼 좋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 무엇도 기대하는 재미를 앗아갈 순 없죠. _170p.

"마릴라 아주머니, 이렇게 생각해 보세요. 한 사람이 저지를 수 있는 실수는 분명 제한이 있을 거예요. 그러면 제가 실수를 남김없이 몽땅 저지르고 나면 더는 안 할 거 아니에요. 이렇게 생각하니까 참 위안이 되네요." _317p.

"아니야. 똑바로 볼 거야. 이렇게 나쁜 짓을 했으니 속죄해야 해. 방으로 갈 때마다 거울을 들여다보고 내가 얼마나 못생겼는지 확인할 테야. 그리고 상상으로 꾸미지도 않을 거야. 내가 머리카락에는 허영이 없는 줄 알았는데 생각해 보니 빨간색이었어도 내 머리카락에 자만했던 거 같아. 아주 길고 숱도 많고 곱슬머리였으니까. 다음에는 내 코에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몰라."_390p.

"앤은 늘 성장하더군. 다른 여자애들은 질려. 보다 보면 짜증이 나고 맨날 똑같은 모습이야. 하지만 앤은 무지개처럼 색이 다양하고 모든 색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어. 아이가 어렸을 때처럼 명랑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앤을 보면 사랑이라는 감정이 올라와. 난 사랑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들이 좋아. 다른 사람을 사랑하려고 마음먹는 것도 골치 아픈 일이야. 앤은 그런 골치를 덜어준다니까."_50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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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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