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메모 - 이것으로 나의 내일이 만들어질 것이다 아무튼 시리즈 28
정혜윤 지음 / 위고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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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꼭 해야 할 일을 잘 해내고 살기에도 시간과 힘은 터무니없이 부족해. 세네카가 말했어. 삶이 짧은 것이 아니라 우리가 시간을 낭비한다고." 그런데 이 말을 꼭 속으로 뭔가를 억누르면서 한다. 이건 말뿐이고 현실 세계의 나는 늘 삶을 낭비한다. 늘 쓸데없는 일에 힘을 빼앗긴다. 늘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더 많이 한다. _25p.

효율적인 메모를 위한 에세이가 아니었다. 그러한 책들은 자기개발서를 통해 많이 읽었지만 읽었을 당시에만 잠시 실천하다 흐지부지되기 일쑤였지만, 책을 읽고 발췌한 문장들을 블로그에 정리해두거나, 노트에 옮겨 적어 두는 편이다. 표현되지 못한 마음 같은 문장을 마주하게 되면 한동안 다른 책으로 넘어갈 수 없곤 하는데, 이 책 또한 그러했다. 그저 메모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지금의 사회를, 오늘의 나를 생각해보게 되는 글이었다. 어떤 문장들을 기록하며 살아왔는가, 그리고 앞으로 어떤 메모를 어떤 방식으로 기록하고 싶은지를 생각해보게 되는 글이었다. <습관의 말들>과 교차해가며 읽었던 「아무튼, 메모」 삶의 변화가 필요하다 생각되는 이들에게 일독해보기를 권하고 싶은 책이다.

길을 잃으면 메모장을 펼쳐보겠다. 메모를 하는 우리 마음은 집으로 돌아가려고 조약돌을 뿌리는 헨젤과 그레텔의 마음과 다르지 않다. 달빛에 비친 조약돌은 우리를 가야 할 곳으로 인도할 것이다. _ #에필로그

당시 노트에 쓴 것들이 무의식에라도 남아 있으리라, 나는 믿는다. 어느 날 무심코 한 내 행동 속에서 그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 믿는다. 이게 메모를 하는 가장 큰 이유인지도 모른다. 무심코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이 좋은 것이기 위해서. 혼자 있는 시간에 좋은 생각을 하기 위해서. 그런 방식으로 살면서 세상에 찌들지 않고, 심하게 훼손되지 않고, 내 삶을 살기 위해서. _36p.

우리는 대체로 과거는 짐스러워하고 미래에는 눈을 감는다. 그러나 메모를 한다는 것은 미래를 생각하고 그 미래를 위해 힘을 모으고 있는 중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나는 가장 좋은 것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에 있다고 믿는다. _43p.

메모를 하는 사람은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을 자신에게 선물하는 셈이고 결과적으로 메모는 '자신감' 혹은 '자기존중'과도 관련이 있다. 스스로 멈추기 때문이다. 스스로 뭔가를 붙잡아서 곁에 두기 때문이다. _45p.

메모를 하면서 노트가 가득 차면 열심히 산 것 같았고 안심이 되었다. 메모는 수많은 밤, 나의 일부였고 기쁨이었다. 메모도 책 읽기나 글쓰기처럼 자발적으로 선택한 진지한 즐거움, 놀이의 영토에 속한다. 이 세상에서 어떻게 영향을 받을까를 스스로 결정하는데 왜 즐겁지 않겠는가? 메모는 관능적인 일이기도 하다. 내 몸에 좋은 이야기를 붙이고 그 이야기에 몸과 마음이 섞이는 일이기 때문이다. ... (중략)... 삶은 흘러가는 시간이 아니라 정지된 시간 속에서 자기 모습을 만든다. 삶은 구불구불 흘러가다가 잠깐 멈추고 정지된 시간 속에서 단단해진다. _63~64p.

메모는 재료다. 메모는 준비다. 삶을 위한 예열 과정이다. 언젠가는 그중 가장 좋은 것은 삶으로 부화해야 한다. _67p.

메모는 '준비'하면서 살아가는 방식, 자신만의 질서를 잡아가는 방식이다. 메모는 미래를 미리 살아가는 방식, 자신만의 천국을 알아가는 방식일 수도 있다. _16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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