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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어느 순간은 영화 같아서
이미화 지음 / 인디고(글담) / 2020년 10월
평점 :
품절

매일 뭔가를 하고 있지만 성과로 이어지지 않을 때나 쉬지 않고 일하는데도 형편이 나아지지 않을 때, 발이 땅에 닿지 않아 허공에서 발버둥 치는 기분이다. 이 글은 두 발로 딱 버티고 살고 싶어서 쓴 결과물이다. 별 볼일 없고 시시한 매일이 모여 어떤 미래가 될지 두려워질 때마다 붙잡은 현재의 기록이다. _ #프롤로그
자영업 7년 차, 때론 이렇게 쉼 없이 일만 하다 나이 들어가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일상의 제약이 심해진 만큼 자영업자들의 삶이 더없이 힘들게만 느껴지는 2020년. 몇 평 남짓한 공간에서 매일같이 손님을 기다리는 일. 마스크 덕분에 거리감은 더해지고, 손님의 발걸음이 뜸해지게 되는 계기가 되어버리기도 했다.
매일이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삶을 살다 보면 가끔 불안한 마음이 든다. 이벤트로 가득한 일상도 피로하겠지만,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건가?' '이대로 괜찮은가?' 답이 없는 질문을 반복할때면 책앞으로 향하게 되는 것처럼, 저자는 그 순간 영화앞으로 향했다. 저자의 삶을 지탱해 준 영화들의 모음은 '난 이렇게 그 시기를 지나왔어.'라고 조근조금 이야기해주는 나에게만 건네준 편지를 받은 느낌이다. 글을 읽으며 놀랍도록 비슷한 마음들을 마주하고, 궁금한 영화들이 하나둘 들어갔던 책. 어쩌면 우리는 영화가 필요한 삶을 버텨내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마음 편하게 영화관을 갔던 게 언제더라...) 림예 작가의 일러스트로 더욱 돋보였던 책, 위로가 필요한날 꺼내보고 싶은 한 권의 책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면 행복할 줄로만 알았는데. 내가 좋아하는 일이 큰돈을 벌 수 없는 일이라는 사실이, 마치 내가 능력이 없는 사람처럼 느껴지게 했다. _37p.
내가 위로에 서툰 건, 어쩌면 내가 슬픔을 공유하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고민이나 슬픔을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대신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슬픔을 공유하면 기분은 얼마간 해소될 수 있지만 상황 자체가 변하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모든 문제는 스스로 해결해야만 한다고 생각하기에, 공연히 위로받으려 애쓰지 않는다. _80p.
인생이 오늘의 반복일 뿐, 내일이 조금도 달라질 것 같지 않아 두려워질 때면 나는 정혜윤 PD의 말을 떠올린다.
"우리에게 있는 유일한 인생, 그것은 우리의 일상이야." _95~96p.
책방 이후의 삶을 상상하는 일은 내게 아직 요원하기만 하다. 나의 실패 뒤에도 어떤 성공이 기다리고 있을까? 아니면 그저 실패로 끝이 날까? 두려움과 희망을 동시에 끌어안은 채, 오늘도 책방 문을 연다. _19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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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