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 Strong Words - 말대꾸 에세이
딥박 지음, 25일 그림 / 구층책방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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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 가면 적지 않은 에세이들이 당신을 향해

위로라는 말을 핑계 삼아

아름답다, 예쁘다, 빛난다며 추파를 던진다.

난 그런 입에 발린 말들이 싫었고, 앞으로도 미워할 예정이다.

내가 쓴 글이나, 그들이 쓴 글이나 대단하지 않은 건

매한가지지만 적어도 나는 독자를 바보 취급 하면서

대충 지어낸 인스턴트 위로를 건네고 싶지 않았다.

자기 계발서도 아니면서 모두가 아는 이야기를

혼자만 깨우친 것처럼 위에서 아래로 가르치려 들거나,

예쁜 단어를 쓰기 위해 억지로 쥐어짜 낸 문장과

난해한 문장들을 나열한 일기를 쓰거나,

나다움과 신선함을 담아내기 위한 노력 없이

공장에서 찍어 낸 것처럼 남들과 똑같은 글로

대충 페이지를 채우며 우리들의 삶과 무게와 상처를

가볍게 여기는 것이 너무나 싫었다.

때론 이 책에서 진심을 가벼운 농담처럼 건네곤 했지만

단 한 줄도 당신을 업신여기며 쓴 글이 없다. _에필로그

현주님의 인스타그램 피드를 통해 알게 된 글쎄, 저자의 필명도 올려주신 짧은 글에 호기심이 일었다. 꼿꼿한 일자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짧은 글을 쓴다는 저자의 소개와 엑스레이 사진으로 대신한 저자 소개가 참신했다. 가끔은 마음에 담아두고 하지 못한 말이 두고두고 맺힐 때가 있다. '그때 질러나 볼걸' 누구에게도 싫은 사람이 되고 싶지 않기에 하고 싶은 말도 참아야 하는 순간이 너무도 많다.

이 책에 담긴 글들이, 그동안 질러보지 못했던 말대꾸가 되어줄 것이다. 때론 시원한 사이다같이, 때론 그때 그래볼 걸 하는 아쉬움을 달래주듯이... 활자가 조금 작은 게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이었지만 때론 마음 같은 페이지들을 만나 시원한 위로를 받았던 딥박의 말대꾸 에세이. 에둘러 마무리 짓는 '글쎄....'를 저자가 대신해 뚜렷한 어조의 '글쎄'로 답하는 글들이다. 다음엔 어떤 글을 선보여줄지 기대가 되는 작가의 글이었다. 현주님 덕분에 이렇게 취향의 책을 한 권 더 읽어봅니다. 감사해요~

'나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

'요즘 내 감정은 어떤 걸까?'

'저건 왜 저럴까?'

오롯이 내 안의 물음들인데도

지금 당장 세상의 속도에 맞추고 눈치를 살피느라

대답할 겨를이 없다. _ 프롤로그

"사람 고쳐 쓰는 거 아니야"

"원래 사람은 쓰는 게 아니야." _ #못쓸생각

시간을 낭비할 수 없다면

굳이 시간이 있어야 할 이유도 없다.

그래서 불필요하면서도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때는

'시간을 갖는다'라고 말하나 보다. _ #온전한나의시간

안일한 삶을 살고 싶다.

안 일하고 싶다. _ #안일한생각

배가 고플 땐,

아무거나 먹어도 되는데

사람이 고플 땐,

아무나 만나면 탈 난다. _ #고플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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