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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게 뭐라고
장강명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9월
평점 :

아이슬란드에서는 TV 독서 프로그램이 황금 시간대에 편성되며, 1년 내내 이런저런 책 관련 페스티벌이 열린다고 한다.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크리스마스에 책을 선물하는 전통이 있어서, 그 시즌마다 신간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이를 '욜라보카플로드'라고 부른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책 홍수'라는 뜻이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어떤 책을 선물할지를 놓고 뜨거운 토론을 벌인다고 하는데, 정말이지 판타지 소설처럼 들린다. _152p.
팟캐스트, 책에 관련한 프로그램을 꾸준하게 챙겨 듣거나 보지 못하는 편이다. 정말 궁금하고 관심이 있다면 부러 찾아듣는 정도랄까? 드라마 한 편을 정주행 하듯 끝까지 시청한 프로그램은 없다. 일하며 들을 수도 있을 텐데 집중해서 들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 편이고 그럴 바에 짬짬이 책을 읽는 게 낫다는 개인적인 습관 때문이다.
소설가 장강명이 글을 쓰며 관련 강연이나 인터뷰 활동을 하며 팟캐스트를 진행하며 적어간 이야기들, <책, 이게 뭐라고>를 진행하며 담은 일상, 팟캐스트, 책, 읽고 쓰는 것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날카로우면서도 때론 웃음이 푸시시 나기도 하고, 다음 장으로 넘어가는 사이 '장강명의 읽고 쓰는 세계'는 밑줄 쫙! 그가 몇 번이고 소개한 '블랙 달리아'는 이전에도 책 읽는 지인들 사이에서 종종 이야기되는 책이기도 했는데, 이참에 읽어볼까? 싶어 담아두기도 했다. 외에도 글을 읽으며 가져야 하는 질문들, 서평에 대한 이야기들, 그리고 글을 써야 하는 이유, 책이 팬덤 형식으로 전환되는 것에 대한 우려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는 페이지가 줄어드는 게 아쉬울 정도였다. 곧 글쓰기에 대한 다음 글도 읽어 볼 수 있을 것 같아 책을 읽으며 갈무리해둔 책을 찾아 읽어보자고 생각하며 페이지를 덮어둔다. 다가오는 추석, 코로나의 여파로 가족모임 자제도 당부하고 있어 심란한데 명절에 읽을 책으로 리스트업! 해보는 건 어떨지 추천해보고 싶은 책이다.
가끔 "책을 언제 어디서 읽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한다. 나에게는 그게 "물을 언제 어디서 마시느냐"는 질문처럼 들린다. 그냥 아무 데서나 수시로 읽는다. _21p.
책은 우리가 진지한 화제로 말하고 들을 수 있게 하는 매개체가 되어준다. _98p.
요즘 나는 '책이 중심에 있는 사회'를 상상한다. 사람들이 자신의 문제를 포털 뉴스 댓글이나 인터넷 게시판, 소셜미디어가 아니라 단행본으로 만들어 이야기하는 사회. 정치와 언론과 교육 아래 사유가 있는 사회. 책이 명품도 팬시상품도 아닌 곳. 아직은 엉성한 공상이고, 현실성에 대해서는 차마 말을 꺼내기도 부끄럽다. 다만 그런 사회를 만들려면 지금보다 저자가 훨씬 더 많아져야겠다는 생각은 한다. 그래서 '책 한번 써봅시다'라는 제목의 에세이 겸 작법서를 준비 중이다. _100~101p.
요즘은 그냥 휴대전화에 이런저런 전자책 앱들을 깔아놓고 그 뷰어로 읽는다. 책장 하나를 주머니 속에 늘 들고 다니는 셈이다. 언제든 펼쳐 볼 수 있어 아주 편하다. ... (중략)... 나날이 부족해지는 책장 공간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훼손 우려도 없다. 책갈피를 남기고 메모하기에도 전자책이 더 편하다. 분실 가능성도 적다. _110~111p.
'정말 그럴까? 읽고 쓰는 일만으로 우리는 점점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_153p.
휴대전화 메모장 앱에서 내가 자주 수정하는 문서가 하나 있는데, '읽을 책'항목이다. 신문 서평을 읽거나 웹서핑을 하다가, 서점이나 도서관을 거닐다가, 관심이 가는 서적을 발견하면 제목과 저자를 이 항목에 메모해둔다. 그렇게 목록에 올려둔 책이 백 권은 확실하게 넘고, 천 권은 안 될 것 같다. ... (중략)... 관심이 없었다면 멀찍이 치워버렸을 텐데, 그렇진 않다. 흥미롭다. 읽고 싶다. 그런데 계속 '조만간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 정작 손에 잡질 못하고 있다. 조만간 읽어야지, 읽어야지, 당장은 아니고, 다음에, 다음에. _230~231p.
고전은 독자에게 얌전하게 교훈을 던져주지 않는다. 그들은 독자들이 피할 수 없는 방식으로 시비를 건다. 자신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이 존재가 무슨 의미인지 알아맞혀 보라고 묻는다. 그것이 고전의 힘이다. _24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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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