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사찰여행 - 인생에 쉼표가 필요하다면 산사로 가라
유철상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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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도 무게가 있을까? 없다면 가슴 한편을 짓누르는 이것은 무엇인가. 생각에도 크기가 있을까? 없다면 머릿속을 꽉 채운 이것은 또 무엇일까. ... (중략)... 사람들은 왜 걷고 또 걸으려 할까? 정확한 대답은 직접 걸어본 사람만이 할 수 있다. 걷기는 느리게 여행하는 최적의 방식이다. 느리게 걸으며 자신을 돌아보는 여행은 곧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나를 찾는 사색의 공간으로 사찰만큼 좋은 곳이 또 있을까? _9p.

코로나19가 잠잠해지고, 이제 곧 끝나겠구나!라는 희망이 있었는데, 최근 다시 확산되기 시작한 코로나, 매일 같이 울리는 알람이 이젠 짜증스럽기까지 하다. 조금만 더 조심했으면 끝났을 텐데 왜!!!! 마음을 다스리기가 쉽지 않은 요즘, 이럴 때면 고요한 산길을 걸어 그 끝에 있는 자그마한 암자가 있는 산속에 조용한 사찰이 그리워지곤 한다.

쉬고 싶다 생각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 낮엔 내리쬐는 햇볕 속에 길을 거닐기도 하고, 평일의 고즈넉한 산사를 조용히 돌아보기도 걷거나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도 차분해지는 느낌이 좋아 산 가까운 곳에 사찰이 있다면 가능한 들러보곤 했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의 영향으로 산사를 가끔 찾다 보니 절에서 꼭 무엇을 하지 않아도 고요한 그 내부에서 나도 모르게 위안을 받고 나오곤 했던 것 같다. 그래서일까? 지금도 가끔, 힘들 때면 가까운 절을 찾곤 한다. 꼭 공양을 드리거나 절을 하기 위해선 아니지만 그곳을 가는 길에 들어서면서부터 마음이 차분해짐을 느끼곤 해서 였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마음의 무게가 없을 수 있을까? 삶은 점점 힘들어지는 것 같고, 다른 이들은 즐거워 보이는데 나만 힘든 것 같아 괴롭다. 그것을 좀 떨쳐내고 싶지만 또 버티고 버텨 하루, 한 달, 일 년을 살아내고 살아내다 보면 어느덧 빵빵하게 부풀은 마음의 짐을 어디 하소연할 곳 없이 끌어안고 있는 나를 보게 된다. 이것이 곪으면 짐이 되겠지, 그래서 나만 아프겠지 싶다가도, 해소할 방안을 찾지 못해 아둥바둥하고만 있는 날 보게 된다. 그럴 때면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갖곤 한다. 누군가에게 말을 해서 덜어질 짐이라면 누구보다 열심히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로 고민들을 털어냈겠지만, 그렇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지 않을까?

당장 떠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보니 더 책에 집착하는 중인듯하다. 이 책을 집필하기 위해 10년을 준비했다는 저자의 시작 글이 그냥 하는 말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책의 내용은 참으로 알차다. 걸으며 사색하는 여행이 모티브인 이 책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휴식 / 마음 / 수행 / 인연 / 여행/ 힐링 등으로 나누어져 있다. 이 책은 처음부터 순차적으로 읽어도 좋지만, 내가 관심 있었거나 혹은 다녀왔던 절부터 찾아보는 건 어떨까? 그간 다녔던 절들 중에 월정사에 대한 기억이 남달라서 월정사를 찾아보았다.

모든 사찰이나 문화 여행이 그렇지만 특히 월정사 여행은 역사에 얽힌 이야기나 전설을 알지 못하면 그 즐거움이 줄어든다. 월정사에서 시작해 차로 편히 들어갈 수 있는 길을 택하지 않고 매표소를 지나 바로 시작되는 전나무 숲은 5백 년을 넘긴 나무가 1km가량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울창하다. 산책하는 기분으로 빽빽한 전나무 숲에서 피톤치드를 흠뻑 마시는 것이 월정사 여행의 첫걸음이다. 전나무 숲은 새벽부터 찾는 참배객들에게 청량감과 함께 엄숙함을 느끼게 한다. _196p.

짧은 몇 줄이지만 이 몇 줄을 읽으며 월정사로 들어가는 그 기다란 전나무 숲 길이 생각나고 숲의 상쾌한 향까지 느껴지는 착각을 잠시 경험하기도 했다. 작가의 개인적인 글과 절에 관한 역사나 템플스테이에 관한 정보등 내가 가고자 하는 절에 대해 한두 페이지 정도 읽어보고 가면 여행의 즐거움이 더 배가 되지 않을까? 많은 절들이 템플스테이를 운영하고 있어서 짧게 또는 길게도 체험을 해볼 수 있다고 하니 잘 찾아보고 한 번쯤 도전해 보고 싶다. 450여 페이지에 달하는 책이 지루하지 않게 느껴지는 건 나들이하기 좋은 계절에 읽었고, 산길이 있어 걷고 싶은 길들에 절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종교를 떠나 절은 우리 민족과 함께 해온 역사라 가족이 함께 방문해보는 것도 좋은 여행과 체험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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