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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가 많으니 그냥이라고 할 수밖에
을냥이 지음 / 스튜디오오드리 / 2020년 4월
평점 :

그냥 좋아,
그냥 싫어,
그냥 좀 쉬고 싶어.
인간들은 그렇게 이유가 너무 많을 때
'그냥'이라고 말한다.
쑥스러워 전하지 못하는 설렘도
말하지 않아도 알아줬으면 하는 서러운 마음도
스스로도 들여다보지 못하는 어둠도
그 한마디에 다 담긴다. _프롤로그
때론 누군가 내 생각이 나서 선물했다며 건네준 책이 그 어떤 글보다 위로가 되는 순간이 있다. 알게 된 기간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같은 책을 읽으면서도 늘 조금은 다른 부분을 발췌해 주셔서 책을 다시 한번 보게 되고, 서로가 읽은 책을 궁금해하는 그렇게 책으로 닿은 인연. 7월의 끝자락, 늦은 생일 축하라며 생각이 나서 추천해 주신 책들 중 한 권. sf 소설을 읽으며 조금은 가볍게 읽을 에세이로 들고 다니며 짬짬이 넘겼던 이 책은 길지 않은 문장과 일러스트로 종이책을 넘기며 문장을 천천히 읽는 즐거움을 주었던 책이었다.
이 책을 읽는 순간만큼은 쉬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살짝 나른한 기분도 들게 하는 글이다. 프롤로그에서 '그냥'의 의미를 이야기하는 저자의 글에 괜스레 마음이 뭉클해져서 읽고 또 읽기를, 그리고 천천히 옮겨 적어보기도 했던 글이다. 힘내어, 힘주어 살다 보면 잠시 주저앉고 싶은 순간, 그 순간 '그냥' 읽어도 좋을 책이다.
잘 견디다가도 어느 날 갑자기 무너질 때가 있어.
그것도 아주 사소한 것에.
이미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있으면,
그 위에 내려앉은 깃털 하나가
사람을 무너지게도 하는 거야.
그렇지만 그거 아니?
사람이 다시 일어서는 것도 비슷해.
아주 사소한 일이 하나 풀리면,
뭐든 잘 될 것 같고 뭐든 해볼 용기가 나지.
지금 무너져 있다면 좀 기다려보자.
곧 아주 사소한 것이 널 일으켜줄 거야. _102p.
가끔은 누군가 내 존재를 소홀히 여기거나 잊어버릴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해.
사는 게 바쁘고 지치면 사람들을 멀리하게 돼.
다 이유가 있으려니 하고 상처받지 마. _141p.
사랑은 네 등 뒤에도 있어.
가족이라는 이름의 이 사랑은
한 번 밖에 기회를 주지 않으면서도
언제나 늘 기회가 있을 것처럼 널 속이지.
언제고 뒤만 돌아보면 될 것 같지만,
막상 돌아봤을 때는 사라지고 없어.
그러니 속지 말길.
항상 뒤를 돌아보며 거기 있는 가족에게 사랑을 더없이 많이 표현하길. _17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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