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독립한 이야기 : 우연한 사랑, 필연적 죽음 이제 막 독립한 이야기
박이서 등 16명 지음 / 푸른약국 / 2020년 5월
평점 :
절판




열여섯 명의 작가가 이름을 말하지 않고 오직 소설 한 편씩을 같은 문으로 들여보내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책. 그 결과 어쩌면 충분히 독립 가능한 이야기들이 어깨를 맞댄 채로 함께 서 있게 되었다. 이름을 말하지 않은 작가 열여섯 명을 책 한 권 속에 모이게 하다니, 이렇게 무서운 일을 마치 놀이처럼 해냈다.

"원할 때 채널을 돌릴 수 없는" 상태라고 고백하는 "고장 난 리모컨"같은 사람이 이 책 안 어디쯤에 있다. 만두를 먹으며 빈칸을 이야기로 채우자고 제안하는 사람도 이 책 안 어디쯤에 있다. _ #윤고은

아직 독립하지 못한 책방이라는 이름으로 푸른 약국의 한쪽에 작게 운영되고 있는 동네 책방, 아독방에서 책을 출간했다. 열여섯 명의 작가들이 실명이 아닌 필명으로 열여섯 편의 이야기를 한 편의 책으로 엮었다. 우선, 큰 기대 없이 읽기 시작한 소설이었지만, 이내 빠져들어서 문장을 짚어가며 천천히 생각하며 읽게 되었다. 어떻게 이런 문장을, 이런 생각을, 이런 공간의 이야기를... 열여섯편의 이야기는 글을 읽는 동안 읽는 이로 하여금 뭔가 끄적여보고 싶게 만들지도 모르겠다. 또한 인스타그램이라는 공간에서 알려진 글 잘 쓰기로 유명한 분들도 대거 참여하신 책이라 이 글은 어떤 분의 글일까? 추측하고 추리하는 재미 또한 있다는 건 알려진 비밀.

아직 독립하지 못한 책방 (이하 아독방) 에서 출간된 첫 책,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며 만나게 될 글이, 글을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꿈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기도 한다. 그간 작가와의 만남 등 활발한 활동을 sns를 통해 보고 있었는데, 책을 읽기만 하는 공간이 아닌 글을 집필해 편집 출간하는 공간으로서의 역할도 시작하게 된 아독방, 그 시작을 응원합니다!

말로도 전달할 수 없는 마음이 있다. 최소한 마음은 사람을 죽이지 않는다. 그러나 혀는 사람을 죽일 수도 있고 살릴 수도 있다. 세 치 혀를 움직여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혀는 아예 쓰이지 않는 편이 나을 것이다. 말하는 것을 그렇게 좋아했던 나지만 지금은 읽고 쓰는 것이 더 익숙하다. _ #박이서 048p.

마음을 울리는 글을 읽을 때면 컴컴했던 영혼이 빛으로 밝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영혼의 플래시는 어둠의 영역에 존재하던 내 안의 오래된 기억과 생각들을 끄집어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유라는 이름의 비눗방울은 투명한 빛으로 한참을 부유하다가 어딘가에서 터졌다. 책은 끝없는 사유를 가능하게 하고 내 영혼을 자유롭게 했으므로 나는 책 읽기를 사랑했다. _ #뉴요커 083p.

물건이 오래되면 거기에 혼이 깃든다는 걸 아나? 특히 여러 사람의 손을 탄 이 헌책 같은 경우는 조금 특별하다네. 헌책을 원하는 자들의 열망, 책을 손에 넣지 못한 자들의 시기와 원망, 책을 가진 자의 불안..... 그 모든 감정이 책에 고스란히 쌓인다네. 그렇게 십 년이 지나고 이십 년이 지나다 보면 책에 뭔가가 씌는 것이여. _ #엽기부족 197p.

#이제막독립한이야기 #푸른약국 #아독방 #아직독립못한책방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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