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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 특별 합본판 ㅣ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이윤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5월
평점 :

나는 내 연하의 독자들을 향하여, 특히 좌절을 자주 경험하는 독자들을 위하여 활을 겨누듯이 겨냥하고 쓴다. 먼 길을 가자면 높은 산도 넘고 깊은 물도 건너야 한다. 먼바다를 항해하자면 풍랑도 만나고 암초도 만난다. 이 장애물들이 바로 개인의 흑해, 개인의 쉼플레가데스다. 이것이 두려워 길을 떠나지 못한다면, 난바다로 배를 띄우지 못한다면 우리 개개인에게 금양 모피는 없다. 흑해와 쉼플레가데스는 누구에게나 있다. 우리는 우리의 쉼플레가데스 사이를 지나고 우리 흑해를 건너야 한다. 시작 없이, 모험 없이 손에 들어오는 '금양모피'가 어디에 있겠는가? _1033p.
그리스인들에게 신발은 무엇인가? 우리에게 신발은 무엇인가? _1059p.
우리는 우리가 지나온 역사를 한 장의 종이에다 기록하고 이것을 '이력서'라고 부른다. '신발' 끌고 온 '역사'의 '기록'이다.
제1권에서 나는 물었다.
우리의 신발은 온전한가? 우리는 혹시 신발 한 짝을 잃어버린 것은 아닌가? 잃어버리고도 잃은 줄을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잃어버린 신발을 찾아 길을 떠나야 하는 것은 아닌가? 대자와 우리 육신 사이에는 신발이 있다. 고무 밑창 하나가 우리와 대지 사이를 갈라놓고 있다. 대지는 무엇인가? 인간이 장차 돌아가야 할 곳이 아닌가? _1066p.
후세 사람들은 헤라클레스의 모험과 이아손의 모험을 뚜렷하게 구분해서 말한다. 즉 헤라클레스는 열두 가지 난사를 치르면서 인간의 영역과 신들의 영역을 무시로 넘나들었지만 이아손의 모험은 때가 되면 죽어야 하는 팔자를 타고 태어난 인간들이 모여 사는, 인간 세계의 틀을 넘지 않았다는 것이다. _1107p.
이윤기에게 신화는 세상에 대해 알아가고, 인간에 대해 알아가고, 곧 나에 대해 알아가기 위한 도구였다.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이윤기가 알게 된 것을 우리도 알 수 있게끔 도와주는 통로였다. 왜? 아는 사람에게만 보이니까, 세상의 수많은 상징을 잉태한 신화를 알면 세상이 보이고, 그것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인간을 알면 인간이 보이고, 그 속에 있는 내가 보인다. 보이면 이해할 수 있고, 이해하면 애정이 생긴다. _1194p.
1권 신화를 이해하는 12가지 열쇠
2권 사랑의 테마로 읽는 신화의 12가지 열쇠
3권 신들의 마음을 여는 12가지 열쇠
4권 헤라클레스의 12가지 과업
➡️5권 아르고 원정대의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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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를 이해하는 12가지 열쇠로 시작한 아르고 원정대의 모험으로 끝을 맺는다. 저자는 신화의 이해를 자전거 타기에 비유했다. 두 발자전거를 처음 배울 때의 불안한 마음은 페달에 발을 구르는 동안 뒤에서 든든히 잡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믿음이 있기에 발을 구르고 체험을 통해 신나게 달리는 계기를 갖게 된다. 이윤기 작가의 타계 10주년 합본판으로 출간된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기존 책에서 선별하고 새롭게 추가한 도판 자료 220여 점을 수록, 1200쪽의 아름다운 양장본으로 재탄생하여
한 손에 들기엔 무겁지만 소장 가치가 충분한 책으로 출간되었다. 방대한 등장인물, 얽히고설킨 다양한 이야기는 한 번 빠져들면 책장을 쉬이 덮을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고 다소 딱딱한 신화 역사서 일 수도 있었던 책을 신화 속 주인공들의 대화체와 생생한 사진 그림들로 신화를 더욱 가깝게 느껴지게 한다. (동양 설화, 서양 신화의 유사부분 비교도 꽤 흥미롭고 재미있다.) 신화를 처음 읽게 되었던 계기가 이윤기 작가님의 글이라, 새삼 반갑고 애틋하며 즐거운 시간이었다. 벽돌 책 읽기는 5월 1일부터 시작, 6월 2일 책장을 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