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줘서 고마워 - 고위험 임산부와 아기, 두 생명을 포기하지 않은 의사의 기록
오수영 지음 / 다른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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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많은 사람이 이 책을 읽고 임신과 출산 그리고 모든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혹시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고 자신이 태어나기까지 얼마나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는지, 또한 엄마를 이렇게 힘들게 하고 나온 자신이 얼마나 귀한 존재인지를 느끼길 바란다면 지나친 욕심일까? _10p.

타인이 부부가 되고, 임신과 출산을 통해 가족을 이루게 되는 건 평범한 삶이라고 생각했다. 나도 나중에 우리 엄마 같은 엄마가 돼야지, 우리 아빠 같은 남자를 만나야지 하는 소녀 같은 꿈을 꾸며 성장하기도 했으니... 하지만 삶이란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는 물줄기 같아서 임신과 출산이 여성에게 당연한 삶이 되는 시대는 아닌 2020년을 살고 있다.

산부인과 교수 15년, 오수영 교수가 현장에서 만난 고위험 임산부와 아기의 이야기는 두 생명을 포기하지 않은 의사의 기록이다. 두 딸의 엄마이기도 한 오수영 교수는 정작 자신의 아이들을 살뜰히 살피지 못한 엄마였지만 성장한 자녀들이 이 책을 읽으며 자신의 삶을 조금이나마 이해해 주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고 심경을 표하기도 했다. 신생아의 출산이 점점 감소한다고는 하지만, 결혼 적령기도 늦어지고 이에 따라 임신과 출산도 늦어지다 보니 때론 간절히 기다리는 아이가 찾아오지 않거나 임신 중 여러 증상으로 힘겨워하는 산모들도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산부인과에서 고위험 임산부를 진료하며 오수영 교수가 직접 경험한 현장을 생생하고 긴박하지만 때론 절실하고 애틋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의 인세는 출생 전후 염색체 이상을 진단받고 삼성서울병원에서 태어나 치료받는 아이들의 치료비로 전액 기부된다고 한다.

태반조기박리는 일반적으로 약 200분의 1의 빈도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 임산부의 고령화 등의 원인으로 실제 현장에서의 발생 빈도는 점점 증가하고 있는 듯하다. 심한 양수과다증이 있는 경우 태반조기박리의 발생 빈도 역시 증가한다. _ 36p.

나는 1995년도 결혼해 이제 다 큰 딸이 있는데, 이 산모는 같은 해에 결혼해 이제 처음으로 엄마가 된 것이다. 이처럼 세상은 임신과 출산에 관해서는 불공평하다. _42p.

의료진이 입원을 권할 때는 충분히 그럴 만한 의학적 이유가 있다. 또한 산과적 초응급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는 '걱정'과 '긴장감'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눈앞에 닥친 초응급 상황에서의 수술 뒤에는 1분 1초를 아끼려는 의료진의 숨 가쁜 노력이 있다. 60_ p.

5~6주의 '배아'와 9~10주 이후의 '태아'가 얼마나 다른지, 초음파 사진과 동영상을 통해서 이들의 움직임을 느끼고 공유하는 시간을 가질 것을 간절히 바란다. _ 83p.

산전에 발견되는 어떠한 선천성 기형도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지 말아야 할 이유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_140p.

"임신을 하면 아기가 구조적으로 정상적으로 태어나기를 바라는 게 모든 부모의 마음이지만, 실제로 태어나는 아기의 2~3퍼센트는 확률적으로 구조적인 이상으로 가지고 태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설명을 지금까지 천 번 이상은 한 것 같다. _169p.

사람들은 요즘 세상에 아기를 낳다가 죽는 게 말이 되냐고 묻지만 분만 의사의 답은 이렇다.

"아기 낳다가 드물게 죽을 수 있습니다. 임신이란 생리적인 상황인 동시에 병적인 상황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_26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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