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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빵빵한 날들
민승지 지음 / 레몬 / 2020년 5월
평점 :

이 책에 나오는 빵은 흔히 빵집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완벽한 모습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어딘가 한 부분이 타 콤플렉스가 있거나, 다른 빵을 질투하거나, 자꾸만 부푸는 반족에 어색해 합니다. 먹음직스럽고 완벽해 보이는 빵도 좋습니다. 하지만, 그림이 그리는 사람을 닮듯이 자꾸만 나처럼 어딘가 부족하고 못생긴 빵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 (중략)... 설령 집으려는 빵이 볼품없거나 특별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어쨌거나 빵은 다 맛있으니까요! _작가의 말
밥은 안 먹어도 빵만 있으면 며칠이고 끼니를 때우며 버틸 수 있는 빵순이다. 자매들이 모두 빵순이들이라 그런지 조카들마저도 빵덕후들이라 매끼 간식을 빵을 찾을 정도로 빵을 좋아하는 조카들. 지방 여행을 갈 때면 그 지역 특산물인 빵을 찾아 기념품으로 선물할 정도로 빵을 좋아하는 가족들이라 빵은 우리 가족의 삶에도 제법 추억거리가 되는 먹거리이다.
밤이 늦어 문 닫기 직전에 방문한 빵집에서, 팔리고 남아있는 빵들이 남아있는 모습이 '어쩐지 쓸쓸해 보이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팔리지 않은 빵들을 보며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는 저자는 빵에서 나와 가족, 친구와 다른 사람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빵에 대한 에세이를 써 내려간다. 완벽한 모습으로 팔려나가는 빵들 외에 타거나, 모양이 틀어지거나, 또는 어딘가 부족해서 제품성이 떨어지는 빵들... 베이킹을 하며 마음처럼 부풀어 오르지 않고 모양이 나지 않는 빵이나 쿠키를 보며 마음 졸여본 사람들은 이해되는 마음일지도... 민승지 작가의 「제법 빵빵한 날들」은 그림도 빵에 관련한 그림들도 개인적인 취향과 너무 맞아떨어져 그림을 넘겨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책이다. 왠지 고소한 빵 냄새가 솔솔 날 것만 같은 「제법 빵빵한 날들」에서 빵과 우리의 인생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을지도.... (빵순이, 빵돌이, 빵덕후라면 소장하고 싶어질 책.)
종종 취미가 무엇인지, 집에서 무엇을 하는지 질문받을 때가 있다. 이때 상대방은 내게 어떤 기대를 하곤 한다. 작가다운 독특한 취미가 있을까? 남들이 잘 안 읽는 어려운 책만 골라 읽을까? 그때마다 난 대충 그럴듯한 대답으로 에둘러 말하곤 한다. 하지만 진짜 '나'는 집에서 두꺼운 안경을 끼고 목에 잔뜩 주름이 가도록 누운 뒤 핸드폰이나 보며 너저분하게 보낼 때가 많다. _ #크루아상
나는 오늘도 가장 나다운 그림을 그리기 위해 그림을 그린다. 한증막을 뛰쳐나오던 그때처럼 언젠가 '못하겠어!'라는 말을 입 밖으로 내는 날이 오게 될까 아니면 견디고 견뎌 마침내 빵이 될까. 그건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나는 아직 견디는 중이기 때문이다. _ #뜨거운오븐
더 이상 학교도 회사도 다니지 않는 지금의 나의 인간관계는 능동적으로 연락해서 만나야 만날 수 있는 처지로 바뀌었다. 친구를 무리 지어 사귀는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졸업 후에 만나는 친구는 서너 명 정도이다. 그런데 그마저도 살뜰히 챙기지 못하는 편이다. 친한 친구도, 애매하게 친했던 친구도 모두 다 자주 만나지 못한다. 서로 각자의 삶에 집중하다 보니 서로에게서 한 발짝 정도 물러나 있다. 어느 쪽이 좋으냐고 묻는다면, 보고 싶은 사람들만 볼 수 있고, 보고 싶지 않으면 언제든지 안 보고 살 수 있는 요즘이 편하긴 하다. _ #개별포장
지하철 편의점 앞이나 휴게소를 지나다 보면 도저히 지나칠 수 없는 냄새가 종종 난다. 주인공은 바로 델리만쥬. 냄새를 이기지 못하고 한 봉지 사 먹으면 역시나 맛은 그저 그렇다. _ #델리만쥬
모양이 어설프고 예쁘지 않아도 빵이 다 맛있듯이 우리의 인생도 각자의 자리에서 반짝반짝 빛이 납니다.
☆빵순이, 빵돌이, 빵덕후라면 소장하고 싶어질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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