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과 수프, 고양이와 함께하기 좋은 날 하나
무레 요코 지음, 이소담 옮김 / 북포레스트 / 202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교만한 생각일 수 있지만 아키코는 누구나 다오는 가게를 바라진 않았다. 사람에게는 취향이라는 게 있다. 이가게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도 당연히 있을 수 있다. 그보다는 자신의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중략)... 시마 씨에게 월급을 줘야 하니 가게를 열심히 꾸릴 책임이 있지만, 경영 상태가 나빠졌다고 재료의 질을 떨어뜨리거나 유행에 맞춰 요리를 바꾸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이런 방식이 과연 통할까?’ _57p.

사람이 먹는 음식을 만드는 데는 큰 책임이 따른다. 자칫했다가는 상대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풀코스 요리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생각을 하면 문득 오싹해지곤 한다. 건강에 해를 끼치는 균이라도 들어간다면 큰일이고, 그런 일이 생기면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 _78p.

아키코는 자신이 어떤 가게를 원했는지 생각해보았다. 손님들이 산뜻한 공간을 즐길 수 있고, 좋은 재료로 만든 심플한 음식을 맛있게 먹을 수 있어 가끔 점심을 먹으러 가고 싶은 그런 가게... 그저 이뿐이었다. _89p.

솔직히 아키코는 가게를 열기 직전, 청소를 마치고 재료 준비까지 다 끝냈을 때의 가게 분위기를 제일 좋아했다. 고요한 수도원 식당 같은 실내에 꽃만 탐스럽게 피어 있다. 그 풍경을 둘러보면 열심히 해야겠다고 힘이 솟는다. _210p.

지금 살고 있는 삶이, 내가 원하던 삶이었던가? 문득 생각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꿈이라고 생각했던 일이 현실이 되었을 때, 그 일이 행복했던가? 평범한 12년간의 직장생활을 끝내고, 식당운영, 바리스타를 거쳐 브런치 카페를 시작했던 처음의 마음과 시간들을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일까? 음식과 공간, 처음의 두려움과 설레임, 식재료와 음식을 대하고 만드는 자세 시간이 흐르며 하나씩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어가는 아키코의 일상은 평범하지만 더없이 평온하고 소중하게 생각된다.

유일한 가족이던 엄마가의 갑작스러운 죽음, 출판사에서의 직무변화로 잠시 고민했지만 평소 관심있던 요리였고 함께 책을 만들던 선생님의 격려로 엄마가 운영하던 식당을 리모델링해 샌드위치와 수프만을 판매하는 식당을 오픈한다. 센스있고 배려심 많은 직원 시마씨와 둘이 시작한 식당. 믿을수 있는 식재료로 정성껏 조리해 그날의 재료가 소진되면 영업을 종료하는 아키코의 식당은 처음 우려와 달리 나날이 찾는 손님이 늘어가고, 어느날 문득 엄마를 찾아 방문한 오래된 지인이 전한 아버지에 대한 소식에 아키코의 마음은 전에 없이 동요하게 된다. 무레 요코의 <빵과 수프, 고양이와 함께하기 좋은 날>은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한 중년의 여성이 자신을 찾아온 길잃은 고양이와 함께 살며 일상을 가꿔나가는 소소한 일상이야기다. 이 작품이 동명의 다라마로도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영상으로는 어떻게 만들어졌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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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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