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괜찮아
사노 요코 지음, 이지수 옮김 / 북로드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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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에세이, 산문집, 그리고, sns에 쏟아지는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많고 다양한 인물과 사건 속에 살아가고 있구나라는 걸 새삼 생각하게 되는데, 때론 조금 앞선 시대를 살아간 이들의 에세이를 읽으며 사람과 삶을 생각하는 시간을 돌아보게 된다. "그래도 괜찮아!" 요즘 같은 시기에 언제 들어도 괜찮은 문장이 아닐까? '그래도 괜찮아!' 이 한 마디를 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왠지 주저앉고 싶은 순간이 왔다가도 으쌰!하고 다시 힘을 내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사노 요코 한 사람이 경험한 시간 속에 이렇게 많은 다양한 이야기들이 숨어있는 것일까? 내가 살아온 어쩌면 삶의 중반 즈음을 살아가고 있는 지금, 난 어떤 이야기들을 써 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자신에 대한 확신은 부족한 사람 같은데, 상대방에 대한 믿음은 진짜다. 어떤 것으로도 상대방을 먼저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보고 믿어주는 사람, 괜찮다고 해주는 사람이 그다.

"내일이 괜찮으면 어제의 상처는

다 재미있는 추억일 뿐이야."

사노 요코 특유의 시니컬하지만 사람과 삶에 대한 믿음과 따스함이 묻어나는 문장을 읽으며, 역시 사노 요코!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타인의 일상을 통해 내 삶을 생각해보게 되는 글이 있다. 에세이나 산문집을 읽으며 그런 생각을 종종 하게 되는데 「그래도 괜찮아」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저자가 삶을 살아오며 경험한 시간들을 기록한 에세이집. 다정하고 따스한 요즘 감성 에세이는 아니지만, 삶의 뭉근하고도 진한 애정이 담긴 개성만점의 에세이를 읽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은 글이다.

화장은 어머니가 자기 자신이기 위해 빼먹을 수 없는 일이었다. 어머니가 아름답건 거위 같건, 어머니는 화장 없이는 자기 자신으로 있지 못했던 것이다. _013p.

아들이 학교에 가지 않아 맘고생이 심한 친구가 고통으로 몸부림친 끝에 "결국 엄마란 자식을 낳았을 뿐이야.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라고 말했던 것을 떠올렸다. 엄마란 그런 존재인지도 모른다. 에리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했다. "너, 하나도 안 변했구나." "아까는 할망구가 됐다며 웃었으면서. 너도 하나도 안 변했어. 늙었을 뿐이야."

"우리는 그저 태어났을 뿐이지." _094p.

#사노요코 #에세이 #이지수 #북로드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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