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
하정 지음 / 좋은여름 / 201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가가책방 비밀 이벤트도서로 구입했던 모르고 받은 책! 제목이 궁금해서 언젠가 읽어봐야지 했던 <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를 받아들고 얼마나 좋아했던지.... 저자가 덴마크에서 가족들과 한 달간 머물며 한 가정의 일상을 담은 이 책은, 아네뜨라는 귀여운 할머니가 주인공이다. 부모님, 부모님의 부모님이 가지고 계시던 물건을 소중하게 여기며 가족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아네뜨와 쥴리를 통해 지금의 삶을, '다가올 노년을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가?'를 생각해보게 되는 글이었다.

저자가 자신의 삶과 아네뜨와 쥴리가족과 함께하며 사진과 글로 담은 에세이는 어쩌면 많은 이들이 꿈꾸는 미래상이 아닐까? 지금 성격 같아서는 귀여운 할머니가 될 수 있을까? 싶지만 사진으로 만나는 아네뜨와 그녀와 쥴리가 이야기하는 삶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도 그곳에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아네뜨가 직접 뜬 '허니자'의 도안, 털실양말도안도 친절하게 서술형으로 설명하고 있다. 꽤 매력적인 아이템이라 떠보고 싶긴 한데.. ㅋㅋ 인종도, 국적도 다르지만 그들의 삶에서 닮고 싶은 부분도 꽤 많았던 귀여운 할머니 아네뜨의 이야기. 저자가 아네뜨, 쥴리와 함께한 시간들, 따스한 시선으로 담은 사진과 일상을 집필한 글은 그들의 삶을 통해 지금의 내 삶도 돌아보며 미래를 그려보게 된다. 책의 집필로부터 몇 년이 흘렀는데... 문득 아네뜨와 쥴리의 삶은 여전한지 궁금해진다. 장래희망이 귀여운 할머니라고? 귀여운 할머니란!의 표본을 만날 수 있을지도.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에서 김태리가 김민희를 처음 알현하는 장면을 아시는가? 납작 조아렸던 김태리가 고개를 조심스럽게 들어 김민희를 슬쩍 본다. 그리고는 황급히 고개를 숙이며 이런 말을 속으로 읊는다. '염병!' 이쁘면 이쁘다고 미리 말을 해줘야 될 거 아냐!!!' 나는 아네뜨를 만나고 나서야, 영화를 볼 당시엔 몰랐던 감독의 의도를 정확히 이해했다. '귀여우면 귀엽다고 말을 해줬어야지!!!' _29p.

옛 물건이라고 그저 추억에 머무는 것은 아니다. 쥴리네 집안 가득한 옛것들은 단순히 골동품 모음으로 보이지 않았다.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이모의 물건에 쥴리만의 인생을 통해 빚어진 취향이 적극 더해졌다. 할머니의 커프스는 목걸이용 펜던트가 되어 출근용 정장에 매치되었고, 할아버지의 쟁반은 쥴리가 일본 해변에서 주워온 조약돌을 담은 채 창가를 근사하게 장식하는 식이다. 모두가 쥴리의 방식으로 재해석되어 자리잡고 있었다. 아네뜨의 집은 뭐랄까... '원조'를 만나는 곳이다. _74p.

72세의 나이에, '새로운 눈'을 통해 저의 일, 가족, 일상을 돌아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습니다. 사소하고 일상적인 것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고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중략)... 우리는 살아가면서 가치 있고 소중한 것들을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제가 가장 감사하는 바입니다. _18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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