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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시간을 주기로 했다 - 매일 흔들리지만 그래도
오리여인 지음 / 수오서재 / 2020년 4월
평점 :

아주 오래 걸어야 하니까요.
나는 나를 기다려 주기로 했습니다.
부모님과 떨어져 살 때는 몰랐지만, 타 지역으로 이사하며 합가를 하고, 바로 옆 매장에서 일을 하면서 시작은 호기롭게 한 달에 2번은 쉴 거라 했지만... 칠순이 다 된 연세에도 자식들에게 폐가 될까 벌 수 있을 때 일을 더 해야 한다며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하시는 부모님 곁에 이따 보니 자연스럽게 쉼 없는 일상을 몇 년째 이어오고 있다. 사실, 자영업을 하면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자영업 시작하고 제일 부러운 건 직장인! 가끔 내 생활이 부럽다며 퇴사하고 '나도 카페나 할까?' 하는 이들이 있으면 정말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보라고 이야기한다. 최소 카페에서 6~1년 알바를 해보거나, 몇 년간 벌이가 없어도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의 자금이 있다면 시작해도 괜찮을 거라고... 큰 비전을 가지고 시작해도 현실에 부딪히다 보면 깎이고 현실에 타협하게 되는 게 꿈이었던가? (이러니저러니 해도, 내 현실은 '나, 좀 쉬고 싶다.' 이런 이야기ㅠㅠ)
5년간 한 번도 쉬지 않고 일했던 저자는 그야말로 '소진되었다'라고 이야기한다. 준비된 휴식이 아니라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간을 보내며 바쁘게 살 때는 몰랐던 것들을 돌아보고 체험하며 하나씩 삶의 루틴을 찾아가는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책의 시작 페이지를 넘기면서 가장 먼저 읽게 되는 '아주 오래 걸어야 하니까요. 나는 나를 기다려 주기로 했습니다'라는 문장이 책을 읽는 중간중간 문득 떠오르게 되기도 한다. 난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어떤 노년을 생각하고 좋아하는 일을 언제까지 어떻게 하고 싶은지... 「나에게 시간을 주기로 했다」는 사는 방식도 속도도 다르지만 자신만의 보폭으로 살며 나만의 속도를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나에게 조금 더 친절해지고 싶을 때, 읽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책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과거의 그 일은 내 잘못이 아니다. 내가 떳떳하다면 부끄러워할 필요 없다. 모두가 완벽한 가정에서 자랄 수도 없고 완벽한 연애만 할 수도 없다. 이렇게 비슷한 삶에서 오늘도 위로받는다. 그리고 알아간다. 내 잘못이 아니었다는걸. _040p.
지나간 노래를 다시 듣는 것은 지나간 그때로 다시 돌아가는 것. 음식을 먹을 때만 해도 다시 올 집은 아니다 싶었는데, 노래하나에 이 집을 좋아하게 될 것 같다. _123p.
다들 어떤 마음으로 사는 걸까.
답답한 마음.
갑갑한 마음.
행복한 마음.
측은한 마음.
모든 마음이 뒤엉켜 내 마음을 만드는 것 같은데,
다들 어떤 마음을 사는 걸까.
도미노가 무너지듯 그렇게 떠밀려 살고 있는 걸까.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 하는 걸까. _20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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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비슷한 삶에서 오늘도 위로받는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