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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드 미 -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속편 ㅣ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안드레 애치먼 지음, 정지현 옮김 / 잔(도서출판) / 2019년 12월
평점 :

아쉬움의 여운이 컸던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을 읽고, 속편인 『파인드 미』를 아껴가며 읽었다. 속편의 구성을 전혀 모른 채 읽기 시작했을 땐 '어? 새로운 이야기야? 속편이 아니었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속편의 구성은 엘리오의 아버지인 새뮤얼, 엘리오, 올리버, 그리고 엘리오와 올리버의 이야기 총 4편의 단편 형식으로 진행된다.
기차에서 만난 미란다에게 조금의 관심이 생겼던 새뮤얼은 그녀와 이야기를 하며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드는 자신의 감정에 당황스러운데, 그녀마저 그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 듯하다. 특히 많은 분량이었던 새뮤얼의 이야기는 로맨스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깨달았을 때 그 순간 얼마나 용기를 내어 다가갈 수 있는지, 그 순간을 흘려보내도 후회하지 않을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게 된다. 어쩌면 이전적인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엘리오와 올리버가 서로에게 조금 더 용기를 내었더라면 더 많은 이야기를 했더라면 긴 세월을 돌아가지 않았을지도..
읽으면서 살짝 거슬렸던 부분은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는 동안은 존대하던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한 확신이 드는 순간 급 반말 모드? 처음부터 나이로 밀고 반말로 시작하거나, 아니면 그대로 존대하는 방향이 더 좋지 않았을까? 사실 읽다가 이 부분에서 뭔가 탁, 틀어지는 기분이 들어서 집중이 잘.... 세대를 이어 진행되는 이야기는 사랑에 대한 감정은 시간이 흘러 변할 것인가? 마음에 담아둔 사람, 변하지 않는 마음은 추억만으로도 살아갈 힘이 되지만, 다른 이와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더욱 자각하게 되는 엘리오와 올리버, 그들은 서로를 찾았을까? <개인적으론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승!>
"사람을 안 좋아하는 거예요, 아니면 사람한테 질려서 예전에는 왜 흥미를 느꼈는지 아무리 애써도 기억나지 않는 거예요?" _18p.
두 개의 평행선에서 삶을 살아야 한다고 주장할 사람은 없겠지만 누구에게나 여러 개의 삶이 있어. 하나의 삶이 다른 삶 아래에 끼워졌거나 나란히 있지. 한 번도 살아진 적 없는 삶은 제 차례를 기다리고, 생을 다 채우기 전에 죽어 없어지는 삶도 있고, 충분히 살아지지 않아서 다시 살아지기를 기다리는 삶도 있지. 기본적으로 우린 시간을 어떤 식으로 생각해야 하는지 몰라. 시간이 시간을 이해하는 방법은 우리와 다르고 시간은 우리가 시간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조금도 관심이 없거든. 또 시간은 우리가 삶을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한 불안정하고 못 미더운 은유이기 때문이지. 궁극적으로 시간이 우리에게 잘못한 것도, 우리가 시간한테 잘못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야. 어쩌면 잘못된 것은 삶 자체일 거야." _58~59p.
"물론 나도 비밀이 있지. 누구나 있어. 모든 인간은 지구에 전체가 아닌 일부만 보여주는 달과 같아. 대부분은 자신을 온전하게 이해해 주는 사람을 평생 만나지 못해. 나도 사람들이 이해할 것 같은 부분만 보여 줘. 다른 사람들에게는 또 다른 부분을 보여주고.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는 어두운 부분이 항상 남아있지." _102p.
지나온 삶을 돌아보았을 때 가장 당황스러운 것은 사람이 다른 사람과의 첫날밤에 문을 간신히 조금만 열어 두고 나중에는 엄청난 수고까지 들여서 그 문을 아예 잠그려 한다는 사실이었다. 그녀가 맞았다. 사람은 상대를 알면 알수록 그 사람과의 문을 여는 게 아니라 오히려 닫아 버린다. _115p.
"일주일만 더, 한 달만 더, 한 계절만 더. 내게 한 번의 삶을 더 달라는 뜻이야. 겨울을 함께 보내게 해 줘. 봄이 되면 넌 투어를 떠나지. 오늘 속속 들여다보니 역시나 너에게는 한 사람뿐이라는 걸 난 알아. 그게 내가 아니란 것도." _24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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