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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가지 물건으로 다시 쓰는 여성 세계사
매기 앤드루스.재니스 로마스 지음, 홍승원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3월
평점 :

이 책은 영국이 일부 여성에게 참정권을 부여한 지 100주년이 되는 시점에 쓰였다. 가정에 국한되어 있던 여성의 관심이 점차 공적 영역의 참여로 확산되는 과정이 없었더라면, 그 의미는 그리 커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이 책은 여성사의 일부를 이야기할 뿐, 전부를 대변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는 여성의 역사에 대해, 그리고 여성의 삶을 무엇이 어떻게 어째서 바꾸고, 형성하고, 재정립해왔는지에 대해 토론하고 논의하며, 어떤 것들에 대해서는 반론을 제기해볼 수 있는 출발점을 제시하고자 했다. _11p.
100가지 물건으로 여성의 세계사를 이야기하겠다고? 흥미로운 제목에 끌려 책을 펼쳐보게 된다. 여성이 여성성에 순응하도록 조장되고, 초창기 페미니스트들이 그런 압박에 어떻게 맞서왔는지를 이야기한다. 책에 등장하는 물건들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순위가 밀려난 것도 많다고 하니, 이 책에 수록된 물건들 말고 또 어떤 물건들이 있는지도 궁금해지기도 한다. 크게 7개의 장으로 나누어진 챕터는 목록을 보고 궁금한 부분부터 읽어도 좋지만 흥미로운 주제들이 많아 한 권을 정독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진 않는 편이다.
1. 몸과 모성, 섹슈얼리티
2. 아내와 가정주부
3. 과학과 기술
4. 패션과 의상
5. 소통과 이동, 여행
6. 노동과 고용
7. 창작과 문화
8. 여성의 정치
여성의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잔소리꾼 굴레, 충격이었어!! 사람에게 어떻게 저런 굴욕적인 물건을 씌울 수 있는 거지? 여성을 위한 신용카드, 세탁기의 전신인 빨래 방망이, 실리콘 가슴, 새로운 직업의 예고였던 타자기, 아내 판매광고, 원치 않는 임신을 피하게 된 피임약 등 생각지도 못한 다양하고도 방대한 물건들을 주제로 진행되는 이야기를 읽으며 '어쩌면 지금도, 반복되고 있을 불편한 이야기들'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기도 한다. 옛날 옛적에~ 이야기가 아니다. 놀랍게도 '이런 일이 불고 몇 십 년 전 일이라고?' 하고 놀라게 될 만한 부분도 꽤 만나게 될 것이다. 여성의 사회적 역할이 발달해온 과정을 물건을 중심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다시 쓰는 여성 세계사」는 여성과 페미니즘의 역사에 대해 복잡하지만 흥미롭고 무겁지 않게 이야기하고 있다. 400페이지가 넘는 꽤 두툼한 분량이지만 책에 수록된 사진들과 역사 속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벌써 다 읽었어?'라는 생각이 들 이 책을 호기심으로라도 한 번쯤 읽어보시길 추천하고 싶다.
"최근 읽은 책 중 가장 유용하면서, 읽기의 쾌락에 취할 수 있는 '가성비 최고의 힐링스'다. ... (중략)... 세상의 모든 앎이 여기 있다. 지적인 대화를 위한 '깊고 위대한 지식'을 원한다면, 필독을 권한다." _ #정희진
"당신 역시도 이 역사의 일부임이, 자랑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_ #이다혜 기자
1970년대의 페미니스트 운동은 강간이 위력을 행사하고 여성의 신체를 개인적으로 침해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때로는 개인이나 심지어 국가에 복수하고 지배하는 느낌을 얻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여성들은 자주 '전리품'취급을 받아 왔다. _66p.
여러 문화권에서 여성은 결혼을 할 때 여전히 가족이 우선순위나 선택에 순응해야 하며 가족에게 수치가 될 만한 일을 피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_92p.
대부분의 개발도상국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유일한 손길은 자선단체와 종교 단체뿐이다. 여성과 아이들은 사회의 가장 취약 계층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전 세계적으로 식량난은 수백만 여성들의 현실이며 빈부격차가 심해짐에 따라 더욱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2014년, 유엔의 존 헨드라는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여성은 빈곤의 얼굴이다. 특히 농촌에서는 생산적인 자원과 자산, 능력, 적정 급여수준의 고용을 충분히 접할 수 없이 때문에 더욱 두드러진다. 집요하고 다중적인 경제적 및 사회적 불평등은 농촌 지역 빈곤의 여성화를 가중시키고 있다." _122p.
라디오의 도입은 1920년대에서 1930년대에 걸쳐 수백만 여성들의 가정생활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이러한 기술적 혁신은 집에서 매일같이 일상적인 과업을 수행하는 여성들에게 음악과 동지애, 교육, 정치적 견해를 제공했다. _169p.
정부는 '천한 매춘부들'을 식별하고 등록함으로써 사병들 사이에 번진 성병을 퇴치하고자 했다. 전염병법은 이중 잣대를 적용했고 남성의 성행위를 억제하려는 시도는 하지 않았다. _29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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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