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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 ㅣ 허밍버드 클래식 M 3
가스통 르루 지음, 신소영 옮김 / 허밍버드 / 2020년 2월
평점 :

"무엇을 믿어야 할까? 이런 동화 같은 이야기에서 무엇을 믿지 말아야 할까! 어디부터 상상이고 어디까지 현실인 거지? 크리스틴은 무엇을 봤을까? 무엇을 봤다고 믿은 걸까?" _270p.
꽤 오래전부터 한 번쯤 정독해보고 싶었던 「오페라의 유령」. 출판사별로 개정판이 출간될 때마다, 이번엔 읽어볼까? 하고 구입하지만 초반 몇 십 페이지를 넘기지 못하고 이내 덮기를 반복했던 책이었다. 실제 오페라 극장을 배경으로 생생하게 묘사되는 현장의 묘사와 미묘한 사건들, 등장인물 간의 갈등은 천상의 목소리를 지녔으나 흉측한 외모로 태어나 부모에게조차 사랑받지 못한 에릭과 그가 반한 아름다운 영혼의 가수 크리스틴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다.
프리마돈나 카를로타에 가려 빛을 발하지 못했던 크리스틴은 오페라의 유령의 도움으로 대중에게 영혼의 울림을 주는 노래를 하게 되고, 크리스틴은 노래 천사인 오페라의 유령에게 비밀 레슨을 받게 된다. 아마 에릭은 이때 크리스틴에게 다른 마음이 있었겠지... 단순히 레슨만으로 끝날 거라 생각했지만 라울 자작의 등장으로 질투를 느낀 에릭의 행동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오페라극장을 배경으로 한 긴장을 놓을 수 없는 미스터리 추리가 시작된다. 라울의 독백처럼 어디부터가 상상이고, 어디까지가 현실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크리스틴, 너의 욕심 때문에 에릭이 라울을, 또는 라울이 에릭을 죽일지도 모르겠구나!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을 활용해 갖고자 하는 걸 놓지 못하는 오페라의 유령을 나쁘다 생각했지만, 그도 결국 평범하고 싶은 인간이었을 뿐이다. 사랑받고 사랑하고 싶은 평범하고 싶은 인간. 자신의 세계에 이 여인만 있으면, 살아갈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절절함은 눈물이 핑.. ㅠㅠ
10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영화, 연극, 뮤지컬 다양한 장르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가 분명 있었다! 허밍버드클래식M의 세 번째 시리즈 「오페라의 유령」 은 핸드북 사이즈로 들고 다니며 짬짬이 읽기에도 부담 없이 페이지도 잘 넘어갔던 책이다. (어? 이 글이 이렇게 잘 읽히는 책이었어?)
"크리스틴, 나를 사랑해야 하오!"
흐느끼는 듯 고통스럽게 떨리는 목소리로 크리스틴이 답했다.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죠? 저는 당신을 위해서만 노래하잖아요!" _41p.
"라울, 남자의 목소리를 잊어야 해요. 그 이름도 더 이상 생각해서는 안 돼요. 목소리의 비밀을 알려고 해서도 절대 안 돼요."
"그 수수께끼가 그렇게나 끔찍한가요?"
"지상에서 이보다 더 끔찍한 일은 없을 거예요!" _199p.
"곁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엄청난 불행이 닥칠 수 있어요....! 그런데 더 이상은... 못하겠어요! 더는..... 못하겠단 말이에요! 지하 세계에 사는 이들을 가엾이 여겨야 된다는 건 알지만 이 사람은 너무 끔찍해요! 그렇지만 이제 그 순간이 가까워지고 있어요. 하루가 남았을까요? 제가 가지 않으면 그 사람이 소리와 함께 저를 찾으러 직접 올 거예요. 지하에 있는 자기 집으로 끌고 갈 테고 제 앞에서 무릎을 꿇겠죠! 눈물을 흘릴 거예요. 아, 그 눈물, 라울! 해골에 박힌 검은 두 구멍에서 흘러나오는 눈물이요. 그 눈물이 흐르는 걸 더는 참고 볼 수가 없어요!" _220p.
에릭의 검은 가면을 보면서 자연스레 무어인이 떠올랐어요. 그는 오셀로 그 자체였죠. 그 사람이 저를 때려 주먹질에 나가쓰러질 것만 같았어요. 그렇지만 소심한 데스데모나가 그랬듯 저는 도망치거나 분모를 피하려는 몸짓을 전혀 하지 않았죠. 그 반대였어요. 오히려 이런 열정의 한복판에서 그에게 사로잡히고 매료되어 죽음까지도 매혹적이라고 여기며 가까이 다가섰죠. 그러고는 그의 손에 죽기 전 마지막 눈길로나마 숭고한 이미지를 간직하고 싶어, 불멸의 예술이 변모시켰을 베일에 싸인 얼굴을 보고 싶었어요. 네, 목소리의 얼굴을 보고 싶었던 거예요. 정신을 빼앗긴 것도 아닌데, 무엇 때문이었는지 모르게 본능적으로 제 손은 그의 가면을 순식간에 벗겨 버리고 말았죠. 아! 끔찍했어요! 끔찍했죠! 너무 끔찍했어요! _251p.
이젠 보통 사람처럼 살 거야. 다른 사람들처럼 아내도 있고 일요일에는 산책도 하겠지. 평범한 얼굴 같아 보이는 가면도 만들었어. 사람들이 뒤돌아보지도 않을 거야. 넌 가장 행복한 여인이 되겠지. 우리를 위한 노래를 죽을 때까지 함께 부를 거야. 저런, 울고 있잖아! 내가 두려운 거지! 그렇지만 내 마음 깊은 곳은 나쁜 놈이 아니라고! 사랑해 줘, 알게 될 거야! 나는 사랑만 받으면 좋은 사람이 될 테니까! 나를 사랑해 주면 양처럼 순해지겠어. 네가 원하는 대로 나를 만들라고!" _407~408p.
#허밍버드M클래식 시리즈
#01지킬박사와하이드씨 #02프랑켄슈타인 에 이어 세 번째 도서인 #03오페라의유령 이 출간되었다.
명작 뮤지컬, 오페라가 원작인 고전소설 읽기, 해마다 시도는 해봤지만 잘되지 않았던 건 왜일까? 흐릿하게 마나 알고 있는 내용이라 작정하고 읽지 않으면 읽게 되지 않는데 예쁜 책이 읽기도 좋다(?). 허밍 버드 클래식M 이라면 읽고 싶어지지 않을까? 책의 디자인도, 글의 폰트도 종이의 질도 무게도 모두 합격점인 소장하고 싶어지는 시리즈 허밍버드 클래식M 앞으로 출간될 책들도 기대가 되는 시리즈다. 어렵다 하시는 분들은 허밍버드M클래식 시리즈로 시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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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