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버그 - 보이지 않는 적과의 전쟁
맷 매카시 지음, 김미정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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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로 연일 계속되는 소식들을 접하면서 재난 영화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기분 든다. 2003년 사스, 2012년 메르스 사태의 원인이었던 바이러스가 다시 변이를 일으킨 것이라고 하는데... 환자는 계속 속출하는데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개인위생과 바이러스 원인 지역에 다녀온 이들을 격리시키고 환자의 상태를 지켜보는 게 현재로선 최선의 방법인듯하다.

그. 런. 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보다 훨씬 많은 사망자를 낳는 미생물이 있다고 하니 바로 슈퍼버그. 슈퍼버그는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박테리아를 지칭하는 언론에서 만들어낸 단어라고 한다. 박테리아, 치료제가 듣지 않는 진균도 포함되는데 이 슈퍼버그로 인한 피해는 놀라운 수치로 그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2019년 매년 280만 명의 미국인이 항생제 저항 감염을 겪고 있으며 매년 미국과 유럽에서 약 삼만 명 이상이 슈퍼버그로 인해 사망한다고 한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 사례가 아니니까, 신약 발명으로 임상실험을 거쳐 치료제를 개발하기까지의 과정을 병원 현장의 목소리로 생생하게 듣는다고 생각했는데 우리나라도 최근 몇 년 사이 슈퍼버그로 3900여 명이 사망한다고 하니 놀랍지 않은가!

"2050년, 3초에 1명의 인류가 슈퍼버그로 사망할 수 있다!"_경제학자 짐 오닐

질병을 일으키는 박테리아, 진균, 바이러스는 변이를 거듭하며 우리 곁에 늘 존재해왔다. 그런데 근래에 와서 슈퍼버그의 문제가 심각해진 이유는 항생제 오남용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사람에게 쓰는 항생제를 가축과 동물에게도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관행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힌다. 그러므로 불필요한 항생제를 요구하지 말고, 처방받은 항생제는 남기지 말고 복용하여 내성을 가진 병원균을 만들어 전파하는 일을 방지하라는 개인적인 대책 외에 농작물과 가축에 쓰이는 항생제를 어떻게 규제할지, 병원 내의 슈퍼버그 감염을 어떻게 방지할지 등에 관한 우리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 _390p

사실 감기가 조금 심하다 싶으면 병원에선 으레 항생제를 처방해 준다. 꼬마 조카들을 보면 2~3살 어릴 때부터 감기가 오래간다는 이유로 항생제를 처방받아 먹이곤 했는데 책을 읽으며 등골이 서늘해짐을 경험하긴 처음이었던 것 같다. 사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감기약들을 먹었고 항생제들을 처방받았던가? 그리고 다 먹지 못하고 중간에 병세가 호전되면 버리곤 했던 의약품들은? 요즘은 남은 약들은 잘 모아두었다가 약국에 폐기처분을 하지만 꽤 오래전부터 일반 쓰레기에 버려져왔던 약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사스, 메르스, 코로나19 다음엔 어떤 바이러스가 위협해올지 모른다. 그리고 슈퍼버그는 무섭게 진화하고 있다. 개개인이 항생제 내성 감염의 치료에 대해 보다 바르게 알 수 있었던 글이었다. 뒤숭숭한 요즘, 딱 지금 읽어야할 책 「슈퍼버그」.

항생제는 우리 주변 곳곳에 있다. 요르단의 붉은 토양에 존재하는 박테리아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감염 치료에 사용된다. 문제는 박테리아를 찾아내는 것만이 아니라 그것들이 인체에 사용해도 안전하고 효과적임을 명백히 증명하는 것이다. 상황이 복잡해지는 것이 그 부분이다. 항생제는 어디에나 존재하므로 무엇을 항생제로 볼지 규정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 (중략)... 모든 생물체를 죽이는 산과 표백제처럼 박테리아를 죽이는 화학물질은 많지만, 그것들 모두를 항생제로 간주하지는 않는다. 우리를 죽이지 않고도 감염을 치료해 주는 물질이어야 한다. _33p.

페니실린이 처음으로 시판된 뒤로 2세대가 지나면서 수억 명의 생명을 구했는데 지금에 와서 전 세계적으로 재고가 부족한 상황이 발생한다는 사실은 쉽게 믿기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다. 미국 내의 유일한 벤자틴 벤질페니실린 제조사인 화이자제약은 이를 제조 지연 탓으로 돌렸지만, 실제로는 더 미묘한 이유가 있다. 페니실린의 유효성분을 생산하는 회사는 오직 4개뿐인데, 중국과 호주에 본사를 둔 제조사들이 이윤이 너무 낮다는 이유로 생산 수준을 낮게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_103p.

항생제의 사용은 이분법적으로 결정이 내려지지 않는다. 감염을 치료할지 말지의 문제가 아니다. 항생제를 투약할 때는 처방 기간을 줄이라는 압력이 거세다. _186p.

병원은 이상한 직장이다. 가끔 경이롭기도 하지만 황폐할 수도 있는 곳이다. 환자의 완치, 인간관계, 의학 발견 등 의사라서 멋질 때가 있는가 하면 그에 상응하는 힘든 순간들이 항상 뒤따라왔다. 그런 순간 나는 무너졌다. 그런 순간에 대비할 방법을 나는 알지 못했다. 어쩌면 시간이 흘러도 결코 알지 못할 수 있다. _197p.

“항생제 처방은 더 하지 마. 감염이 아닌 것 같아.”

나는 항생제를 주기보다는 항생제 사용을 말리는 관리자의 위치에 놓이는 일이 점점 늘어났다. 항생제 과용은 슈퍼버그의 발달을 촉진하고 있고 의사 대부분이 그 사실을 알고 있지만, 열이 나고 혈압이 급강하하는 환자를 보면서 항생제를 쓰지 않고 버티기는 힘들다. _250~251p.

“자네는 슈퍼버그를 어떻게 정의하는지 궁금하군. 인플루엔자가 슈퍼버그인가? 아니면 HIV?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박테리아를 말하는 건가?” _38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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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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