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스 댄서
조조 모예스 지음, 이정민 옮김 / 살림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할아버지와 살아가던 소녀 사라는 할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입원으로 의지할 곳이 없어진다. 어리다는 이유로 위탁가정에 맡겨져야 했던 소녀와 너태샤는 변호사로 사회적인 커리어를 쌓아가는 반면 개인사는 비참한 일의 연속이다. 어느 날 별거 1년 만에 자신의 짐을 찾으러 온 곧 전 남편이 될 맥과 결혼생활에 관련한 나머지 정리를 위해 같은 공간에 머물게 되고 이들의 삶에 사라가 등장하면서 미묘한 변화가 생기게 된다. 이전 위탁가정에서도 뚜렷한 이유 없이 학교 수업을 빼먹고, 몇 시간씩 사라지곤 했던 사라. 너태샤와 맥은 하나뿐인 가족인 할아버지의 입원으로 충격이 컸을 아이를 위해 자신들의 삶을 조율하며 사라를 돌보는데, 사라는 너태샤와 맥에게 말하지 못할 비밀들이 점점 쌓여갈 뿐이다. 할아버지가 계시지 않은 상태에서 부셰를 돌보기엔 상황이 좋지 않았던 사라에게 마구간 주인이었던 카우보이 존이 떠난다는 소식은 사라에게도 충격이었지만 몰티즈가 마구간을 인수하게 되면서 사라와 부의 상황은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되는데... 사라는 너태샤와 맥에게 도움을 청할까?를 생각하면서도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하고 결국 사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각자의 삶에서 길을 잃은 두 여성,
아이와 어른이 만들어가는 하나의 길에 대하여..
이혼만 남은 부부, 말과 소녀, 그리고 자신의 꿈을 포기한 채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을 택한 할아버지의 삶은 긴 분량임에도 책장 넘기기를 멈출 수 없다. 누구나 살면서 넘지 못할 고비를 맞닥트리곤 한다. 간신히 저 모퉁이를 돌면 좀 나을까? 싶은 마음이 들지만 그 모퉁이마저 함정처럼 보일 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사라와 너태샤의 선택이 그 결말이 궁금하다면 꼭 읽어보길 추천하고 싶다. 사라와 교감하는 부셰의 기나긴 여행길은 그 끝을 걱정하기보다 그들이 달리는 길 끝에 그들이 원하는 곳에 닿기를 응원하고 싶어지는 글이다. (영화화된다면 참! 멋질 것 같다.) 결혼과 이혼, 청소년의 방황과 입양가정이라는 새로운 가족형태가 늘어가면서 그 안에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했던 「호스 댄서」. 조조 모예스의 이전작이 너무나 유명해서 살짝 우려감이 드는 마음에 읽기 시작했지만, 그런 마음일랑 접어두고 읽어보길 권하고 싶은 글이다.
다른 동물에 비해 말들은 사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천성적으로 겁이 나 걱정이 많고 성질도 까다로운 단점이 있지만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대해주느냐에 따라 정직하고 민감하게 반응한다. 어린아이와 마찬가지로 상대에게 또 한 번 기회를 주는 것은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기 때문이다. _55p.
"저도 늘 더 나은 동작을 하기 위해 애쓰는 거예요. 말과 나의 완벽한 소통이나 교감을 이루기 위한 것이고요. 고삐를 잡는 손가락의 미세한 움직임이나 압력의 정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도 하니까요. 말의 기분이나 제 몸의 상태, 땅바닥의 조건에 따라서도 다르고요. 기술적인 문제가 전부가 아니거든요. 말과 나, 두 마음과 두 심장이... 균형을 찾는 과정이기도 해요."
...(중략)...
"말을 온당하게 이끌 수만 있다면 말은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동작을 수행할 수 있어요. 닫혀 있는 문을 열어서 무한한 능력을 드러내도록 하는 거예요.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가 원해서 하게 해야 하죠. 바로 그때 그 말은 최고가 되는 거예요." _288~289p.
"말은 애완견과는 다르단다. 얘야. 말은 힘이 세고 어떤 경우에는 사람에게 해를 끼칠 수도 있는 위험한 동물이야. 하지만 말은 자유의사가 있는 동물이기도 해. 널 보호해주고 널 위해 행동하는 동기를 부여할 수 있지. 그러면 스스로 뭘 하고 싶은지 알게 되고 훌륭한 일을 해낼 수도 있어." _456p.
"아이들은 좀 더 빨리 자랄 것이고 결국엔 좀 더 현명하게 성장할 것입니다. 아이들은 더 이상 어떤 것도 신뢰하지 않을 것이고, 아마 좀 더 냉소적인 사람이 되겠죠. 모든 게 또다시 무너지는 것을 기다리면서 인생을 살아가게 되겠죠. 자신의 고통을 감내하면서까지 아이를 이해하고 지원할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 경험으로 판단할 때 대체로 부모들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세심하게 주변을 살피지 못했어요. 어찌 보면 너무 이기적인 거죠. 그러니 제가 뭘 알겠습니까? 전 부모도 아닌데요. 게다가 전 결혼도 하지 않았어요. 일한 만큼 월급 받는 직장인에 불과하답니다." _473p.
그들이 영국을 떠나지 않았다면 모든 게 그럭저럭 마무리되었을 것이다. 마지막 몇 주 동안 누가 그 집에 남을지에 대한 얘기가 있었고, 재정 문제에 대해서도 별 무리 없이 결론이 났을 것이다. 그러고 나면 맥은 새로운 집을 얻어 갈 것이고, 너태샤도 남은 짐을 챙겨 제 살길을 찾아갈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아무것도 남지 않은 기분이 들었다. _661p.
#호스댄서 #조조모예스 #이정민 #살림 #소설 #성장 #방황 #영국 #런던 #청소년 #난민 #이민자 #연애소설 #성장소설 #영미소설 #thehorsedancer #the_horse_dancer #jojoMoyes #jojo_Moyes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