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하나 건너면 벼랑 끝 - 성매매라는 착취와 폭력에서 살아남은 한 여성의 용감한 기록
봄날 지음 / 반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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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보호받지 못했던 그녀,

그녀를 때린 아빠, 그런 아이를 보호해주지 못하고 가족을 위해 희생을 강요한 엄마.

가정 형편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자신의 아이인데 보듬어 안아주지 못했을까?

그녀가 성매매 업소로 향하게 된 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떠밀림이 아니었을까?

어린아이를 성추행한 친구의 삼촌, 술에 취한 그녀를 상습적으로 강간하며 웃던 그놈

임신한 그녀를 버리고 사라져버린 군인... 이들의 모습은 이후에 등장하는 놈들과 너무도 닮아 있었다. 하...

이런 진흙탕 속에서도 몇 개월이나마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해주었던 이와의 시간이 너무도 애틋하고 마음이 아파 눈물이 났다.

(그때 눈 딱 감고 따라나서지... 우리나라를 떠났더라면 그녀 혼자는 잘 살았을지도 모르는데..)

이제 130여 페이지를 읽었다.


사람을 돈으로 묶어놓고 노예같이 부려먹으며 이런저런 명목으로 빚이 줄어들기는 커녕 늘게 만드는 구조,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만드는 묘한 관계들.. 이게 사람에게 할 수 있는 짓인가? 라는 생각에 읽는 게 점점 힘들어지고 있었는데, 이런 미친!! 사람에게 못할 짓을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착취, 종용하면서 사회적으로 드러나는 모습엔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익명의 기부자? 훌륭한 기부자로 보이고 싶었던 업주. 하...... 아무리 돈이 좋다지만 ‘성’을 물건처럼 사는 사람들, 생활고에 힘든 이들을 ‘눈 딱감고 잠깐 고생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 라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이들은 이 감언이설에, 한 번 발들인 이들이 빠져나갈 수 없게 만들어진 구조.. 업소의 생활로부터 벗어나고자 마음먹고 열심히 일해도 더 빠져들 뿐이다. 악착같이 마음먹고 빚을 다 청산하고 자유로운 생활을 누리게 된다. (마지막 업소를 떠나는 장면에 손에 힘을 쥐고 읽던 긴장하고 분이 쌓인 마음도 조금 풀리나 싶었는데...) 십 수년을 일상적인 자신의 생활이라곤 해보지 못한 그녀가 사회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았다. 결국 다시 보도방, 티켓다방으로 향하게 된 그녀... (그러지 말지, 그러지마요! 를 외치기를 수십번..) 담담하게 쓰인 글이지만, 힘겨운 시대를, 시간을 살아온 그녀의 삶, 마지막장까지 부릅! 뜨고 읽어볼 것이다. 260여 페이지를 읽었고 이제 반이 조금 안되게 남았다.


읽으면 읽을수록 분노가 끓어오른다.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위험에 노출된 여성들은 걱정하지 말라고, 눈 딱감고 고생하면 돈을 벌게 해주겠다며 자기만 믿으라는 업주중 믿을 만한 사람은 없었다. 홀복, 미용실, 방값, 지각비, 등 다양한 명목으로 늘어가는 빚은 몸이 부서져라 일해도 빚이 줄어들지 않고 점점 늘어만가는 악순환에 빠진다. 온갖 협박등으로 갈 곳 없는 이들을 악착같이 유린한업주들은 그렇게 벌어들인 돈으로 자신들의 자식은 금이야 옥이야 키워낸다. 사람이라 이렇게 이중적일수 있는 걸까? 돈을 벌기 위해선 사람이 해야 할, 하지 말아야할 도덕관념 같은건 없는걸까? 왜, 남성의 성욕은 배출되어야 하는 당연한 욕구로 인정되는가? 여성을 돈으로 사는 구매자가 있는한 이런 악순환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며 끝나지 않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제발 호기심에라도 모든 사람이 읽어봤으면 좋겠다!!! 90여페이지가 남았지만, 울컥울컥 치솟는 감정에 마지막장까지는 혼자만의 장소에서


그들이 산 것, 내가 팔지 않은 것.

저자와 같은 상황이었다면 '나라고 달랐을까?' '다른 삶을 선택할 수 있었을까?' 책을 읽으며 끊임없이 따라다녔던 질문이었다. '절대' 그 길로 들어서지 않았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었을까? 성매매 경험 당사자인 작가의 이야기는 구체적이면서도 담담해서 더 아프게 느껴지는 글이었다. 책장을 덮고도 제발 소설이었으면 하는 생각을 놓을 수가 없었던 글이기도 했지만, 한편 용기를 내어 세상에 이야기를 꺼내어준 그녀의 용기를 응원을 하고 싶었다. 그녀들이 선택한 삶이 아니었냐고 이야기할지도 모르지만 한 번 걸려들면 자의로는 절대 빠져나올 수가 없는 구조로 되어있는 성매매의 산업구조는 눈에 보이는 곳에선 사라지고 있다곤 하지만 새로운 경로를 만들어가며 계속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기도 하다. 원해서 살았던 삶이 아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는 성매매의 거대한 산업구조. 돈이 있다고 해서 다 할 수 있는 일이 되어선 안된다.

「성착취 카르텔을 눈앞에 두고 '강제냐 자발이냐', '착취냐 아니냐'를 궁금해할 수 없다. 이 불필요하며 사악한 질문이 또 떠오른다면 이 책부터 완독하기를 권한다. _ #김홍미리

호기심이라도 좋으니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들을 그대들의 잘못된 인식을 이 책을 통해 한 번쯤 진지하게 생각해보기를 권하고 싶은 책이다. 부디 이 책을 모르는 이들이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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