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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좋은 엄마인 줄 알았습니다 - 사랑한다면서 망치는 사람, 인에이블러의 고백
앤절린 밀러 지음, 이미애 옮김 / 윌북 / 202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들은 무심코 느긋하게 인생 경로를 걸어가는 동안에는 인에이블러가 되지 않는다. 나약하고 의존적인 사람들에게 걸려들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인에이블러로 하여금 다른 사람의 짐을 기꺼이 떠맡게 만드는 요인은 대체 무엇일까? _103p.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망치는 존재 인에이블러. 사실 이 책의 책장을 넘기기 전에 나랑은 관계없을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넘겼는데 난 뼛속까지 인에이블러인 사람이었다. 하, 이렇게 충격적일 수가...
가족들 사이에서 부모님과 동생들 사이를, 또는 동생들 사이에서, 조카들과 부모님 사이에서도 조정자의 역할을 해오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며 그러한 생각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되었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했던 믿음이 단지 내가 그들 사이에서 '이렇게 해야 한다!'라는 일방적인 믿음으로 해왔던 독단적인 조장자로서의 역할이었다니... 돌이켜보면 가정뿐만이 아닌 사회에서도 타인들 간의 사이에서 이러한 역할을 하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던 것 같다. 내가 없으면 그들이 불편해지게끔 노력했던 그런 사람..
난 아닐 거야,라고 생각하며 읽는 이들이 대부분이지 않을까? 남을 도와준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누군가가 나를 필요로 할 때 나의 존재감을 더 크게 느끼고 있진 않은가? 실제로 타인의 인생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지 못하게 만드는 조장자를 말하는 인에이블러, 이는 타인의 삶에도 좋은 영향을 끼치지 못하지만 그렇게 살아가는 삶도 피곤하고 힘들 것이다. 첫째로 살아오며 당연히 했어야 했다고 생각했던 일들은 시간이 흘러 내 만족을 위한 것이라고 굳어졌고, 그러한 행동으로 인해 내 삶은, 다른 가족들의 삶은 정말 행복했을까? 지금의 나는 괜찮은 것일까? 여러 관계 속의 나를 돌아보기 위해 일독해보면 좋을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내가 조장하는 아내, 즉 '인에이블러'임을 인식하게 되자, 나의 조장 행위가 남편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란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 버릇은 다른 친구들과 가족들에게도 스며들었고, 특히 내 아이들을 조장하고 있었다. 조장한다는 것은 내 예상보다 훨씬 흔한 일이고, 중독성 물질을 남용하는 경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_23p.
나와 같은 사람들은 아주 많았다. 다른 사람들의 책임을 대신 떠맡는 방식으로 관계를 맺는 사람 말이다._24p.
인에이블러는 비난이나 분노 혹은 거절이 두려워서 자기 생각과 욕망을 비밀로 유지하는 습관을 기른다. 그렇기 때문에 대립과 폭로를 몹시 싫어하고 두려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조장하는 습관을 고치려면 인에이블러는 자신이 생각하고 느끼는 바를 반드시 정직하게 말해야 한다. _85~86p.
인에이블러들은 타인과 정직하게 관계 맺지 않기 때문에, 정상적인 의견 교환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인에이블러들은 종종 자신의 분노를 삼켜야 하고 사적인 욕구를 무시하거나 억눌러야 한다. 의존자가 인에이블러를 학대한다면, 그 수모와 상처가 뒤섞여 계속 곪아간다. 인에이블러의 모습은 놀랍게도 이처럼 성인 같은 순교자와 피해자, 슈퍼 히어로가 뒤섞여 있어서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_106p.
다행히도 우리는 온 인생을 단번에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니다. 한 번에 하루를 살면 된다. _13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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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