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워 먹는 소고기, 김치찌개엔 돼지고기가 들어가야 맛있고, 치킨은 적어도 일주일에 1~2번은 먹는다. '맛있는 고기'를 먹었다고 즐거워한다. 하지만 고기가 우리에게 오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거나 생각해본 적이 있었던가? 문득, (동물과 사람에게도 해당되는지 모르겠지만) 역지사지[易地思之] 라는 사자성어가 생각난다. 가끔, 내가 이 닭이었다면, 이 소고기나 돼지고기였다면 인간의 식탁에 오르기 전까지 살아있는 동안이라도 행복했을까?
오늘날 80억에 달하는 인구는 2050년이 되면 90억~100억에 육박할 것이라고 한다. 국가가 부유해질수록 사람들은 더 많은 고기를 원한다. 늘어가는 인구, 고기를 끊고 살아갈 수 없다면 사육과 도살되는 동물들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2019년 10대 유망기술' 중 하나로 선정된 클린 미트는 동물의 세포를 분리해 영양분을 공급해 인큐베이터에 배양하면 원하는 양만큼 고기를 얻어낼 수 있는 기술이라고 한다. 이른바 세포 농업!!! 식물성 콩고기가 아닌 동물의 조직으로 배양한 청정 고기는 세포나 작은 분자로부터 만들고 이 과정에서 살아있는 모든 동물은 배제된다. 미래엔 가축의 사료에 항생제가 첨가되지 않고, 고기는 위험한 세균 감염으로부터 안전해지게 될까? 축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해지게 될까? 우리를 위해 희생될 운명을 타고난 동물의 생사에 무거운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달걀, 우유, 고기, 가죽을 즐길 수 있을까?
사육과 도살이 사라진 미래가 온다!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생명공학의 결정체, 클린 미트!
동물이 아닌 만들어진 고기가 실제 고기와 비슷할까? 세계 최초로 클린 미트를 시식한 인물인 이 책의 저자 폴 샤피로는 이 책을 통해 클린 미트가 시작되고 오늘날에 이르른 과정을 이야기한다. 생활수준의 척도를 고기반찬으로 생각했던 시대를 지나왔지만, 지금도 고기는 삶의 수준을 바로미터로 알 수 있는 생활양식으로 자리 잡았다. 수많은 이들의 노력과 관심으로 초창기에 고기를 배양하기 위한 비용은 천문학적이었으나 그 기술이 많이 발달했고 비용도 수백 분의 일로 낮추었다고 한다. 사실 글을 읽으면서도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청정 고기를 먹을 기회가 있다면 거부감 없이 먹어보겠다는 생각이 들까? 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과학을 식품에 적용했다는 점에서 일반인들이 받아들여지는데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겠지만 우리의 후세를 위해서 보다 많은 이들이 읽고 생각해봐야 할 일이고 머지않은 우리의 미래라고 생각하게 되었던 글이다.
인간은 소나 돼지 또는 닭의 고통을 외면한 채 더 빨리 자라고 더 많은 고기를 생산하는 가축을 설계할 수 있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생명공학을 활용하여 청정 고기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청정 고기는 동물 세포로 생산한 진짜 고기로, 동물 전체를 키우거나 도축할 필요가 없다. _9p. ( #유발 하라리 )
동네 슈퍼마켓의 가금육 진열대 사이를 걸어간다고 상상해보자. 눈앞에 보이는 닭 한 마리가 알에서 시작해 진열대에 오르기까지의 1갤런(약3.78리터)짜리 물통 1,000개 분량의 물이 필요하다. 즉 저녁 식탁에서 닭 한 마리를 줄이면 6개월 동안 샤워를 하지 않는 것보다 더 많은 물을 절약할 수 있다. _22p.
"인간이라는 종은 고기 섭취를 줄일 조짐을 보인 적이 없다. 따라서 미래의 식단에서 고기가 빠지리라는 생각은 비현실적이다. 지속 가능하게 고기를 얻는 방식을 꼭 찾아내야 한다. _93p.
겨우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 아이들이 자유롭게 노는 동안 조금 있으면 아이들에게 먹힐 동물들이 겁에 질려 있었다. 염소 한 마리가 말뚝에 묶인 채 떨고 있었다. 도축 직전인 또 다른 염소는 살기 위해 몸부림을 쳤지만 헛된 발버둥에 불과했다. 닭장 속에 앉은 닭들은 몸이 굳은 채로 대형 도마에 올라갈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절망이 드리워진 짐승들의 울음소리 너머로 "생일 축하합니다"라는 노랫소리가 앞마당에서 들려왔다.
"그때 정말 충격을 받았습니다. 같은 장소, 같은 날이 누군가에겐 생일, 다른 누군가에겐 사망일이었어요." _149p.
많은 사람들이 동물 없이 키운 고기를 먹는다는 아이디어에 네슬레처럼 혐오감을 보인다. '자연에 가까운' 음식에 나도 모르게 끌리고, 왠지 내키지 않는 '자연스럽지 않은'먹거리에 문제를 제기하는 입장도 이해가 간다. _171~172p.
매년 미국에서 식용으로 도축되는 소는 3,500만 마리인 반면 닭은 90억 마리다. 도축장에 소 한 마리가 들어갈 때마다 닭은 257마리가 들어가는 셈이다. 칠면조까지 포함시키면 미국에서만 매일 1초에 300마리 가까운 숫자가 도축되고 있다. _209p.
내 경험에 비추어보면 환경을 걱정하는 많은 사람들이 고기를 먹는 빈도와 무관하게 '진짜'를 좋아했다. 그들은 동물을 사랑하고 지구를 지키고 싶어 하면서도 자신들의 건강을 챙긴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식물 중심의 식단으로 바꾸기 힘들어하거나 채식을 하더라도 힘들게 유지한다. _28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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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