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일 - 지적 글쓰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스탠리 피시 지음, 오수원 옮김 / 윌북 / 2019년 11월
평점 :
품절




읽는 사람보다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무슨 이야기들이 그리하고 싶을까? 그래서일까? 글쓰기에 관련한 출판물은 늘 인기가 있는데, 개인적으론 글쓰기보다 읽는 걸 즐기지만, 궁금하긴 했다.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의 글쓰기 비법(?)이..

미국 최고의 문학 이론가 스탠리 피시의 문장 수업! 은 글의 도구인 문장을, 문장보다는 단어들이 어떻게 모여서 흥미로운 글이 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단어들은 문법의 인수를 받아 정해진 자리로 스르륵 들어가,

대기의 먼지로 반짝이는 별처럼

의미라 불리는 불순물과 함께 반짝인다.

엔더비의 바깥(1968), 앤서니 버지스

정해진 자리로 들어가기 이전의 단어들이란 그저 따로 떨어져 있는 물품과 같아서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할 수 있다. 그러나 일단 '정해진' 장소에 안착하면 단어들은 관계라는 줄에 묶여버린다. _11p.

글의 소재도 중요하지만 문장과 단어들이 체계적으로 자리 잡고 연계를 맺음으로써 특정한 의미를 전달한다고 한다. 홀로 빛나는 단어가 아닌 제자리를 잡은 단어들.. 좋은 문장을 음미하며 감탄을 이끌어내는 문장을 찾아 헤매는 일이 자신의 업이라고 이야기하는 스탠리 피시는 이 책에 다양한 예문을 실어 문장을 이야기하고 있다.

약속 건대, 이 책을 통해 문장이 주는 기쁨과 문장의 기교, 좋은 문장을 음미하는 능력과 빚어내는 능력은 서로 접점 없이 따로 굴러간다고 흔히들 생각하지만, 내 생각에 이들은 나란히 습득되는 능력들이다. 기억에 남는 문장을 만드는 요소 - 조정, 종속, 암시, 압축, 병렬, 두운법(리듬감 형성) 등의 기법 (나중에 다 설명할 것이다) -를 습득한다면 문장을 판별하는 법 또한 알게 될 것이다. _21p.

문장이 무엇이길래? 글을 읽다 보면 아! 하고 놀라 한참을 머무는 책을 만나기도 한다. 닮고 싶은 문장, 어떻게 이런 글을 이렇게!! 하고 생각되는 문장들은 이러한 문장을 쓰지는 못해도 찾아냈다는 경험은 책 읽기를 탐독하게 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책 읽기, 글쓰기 모두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사유할 수 있는 시간이기에 더없이 깊고 깊은 시간이 아닐까? 책 속의 다양한 인용문을 읽으며 읽어보고 싶은 책들이 늘었지만, 매력적인 문장을 이야기하는 이 책을 읽으며 문장의 탐험에 대한 다양하고도 즐거운 경험을 했던 시간이었다. 아름답고 매력적인 문장들로의 안내, 한 번쯤 읽어도 좋을 글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이 연습은 세 단어 짜리 문장을 백 단어 짜리 거대 괴물로 바꾸는 연습과는 다르지만, 원칙은 같다. 형식 요소들의 레퍼토리를 장악한 다음 거기서부터 뭔가를 만들어내고, 연습을 되풀이해 필요할 때마다 쓸 수 있도록 준비해두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중요한 팁. 이러한 형식을 습득할 때는 이 형식의 대가들이 쓴 문장들을 항상 곁에 두라. _151p.

첫 문장은 그 뒤에 따라올 모든 문장에 관한 정보를 갖고 있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는 마지막 문장이기도 하다. _167p.

문장을 완성하는 것은 문장이다.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는 주의를 기울이는 것뿐이다. 충실하게 주의를 기울이면서 펼쳐지는 것들을 따라가다 보면 완성도 글쓴이의 몫, 완성되었다는 충만함까지도 그 일을 해낸 문장 대신 글쓴이의 몫으로 돌아온다. ... (중략)... 문장은 우리를 구원한다. 누가 그 이상을 바라겠는가? _170~171p.

#문장의일

#스탠리피시 #오수원

#윌북

#인문글쓰기 #인문 #글쓰기

#문장수업 #스탠리피시문장수업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