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지음, 안정효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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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포드가 T형 자동차를 생산해낸 해를 기원으로 삼은 시대의 세계국, 인간이 공장에서 제품처럼 계급별 균형을 유지하며 인격과 개성을 말살한 채 '생산'되는 세계로 2540년 미래를 예측한 SF 소설인 <멋진 신세계>는 미래에 '어쩌면'이라는 시도를 바탕으로 사람을 피라미드 계급으로 나누어 계급 간의 울타리를 설계하고 다른 생각과 감정은 통제한 채 오직 행복이라는 하나의 감정만을 허락한 세계를 만들어낸다. 여기 자주 등장하는 '소마'는 마약과 같은 존재로 기분이 좋아지게 만드는 알약을 상시 복용하게 한다. 자유로운 이성관계를 요구하고 특정 이성을 지속적으로 만나는 것 또한 규제의 대상이 된다. 평생을 젊고 건강한 외모로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죽어도 이상할게 없는 사람들, 어린아이들에게 죽읍을 학습시킨다는 명목으로 병원을 즐겁게 뛰놀게 하고, 혈액의 공급의 양 조절로 등급별 특성을 확정 짓는다. 알파, 베타, 감마, 델타, 엡실론은 자신들의 생활 반경 안에서 충분히 행복하다고 느끼며 만족하는 삶을 살고 이들에게 어머니, 아버지, 가족이란 개념은 불쾌하고 불결한 개념으로 주입됐다. 오래전 야만인 주거지에서 실종되었던 린다. 그녀가 야만인 주거지역에서 당시 함께 여행 갔던 토마킨의 아이를 낳고 살고 있었다는 게 밝혀지면서 살찌고 늙은 린다와 그의 아들 존은 신세계로 향하게 된다. 살찌고 늙은 린다의 모습에 경악하는 신세계 사람들, 반면 그의 아들 존은 호감의 대상이 되는데..

인간이 공장에서 제품처럼 '생산'되는 세계,

모든 행동과 생각, 죽음까지도 통제되는 세계에서

인간은 어느 만큼이나 인간일까?

마지막 몇 십 페이지의 무스타파 몬드와 존의 대화는 이 책을 이야기하는 모든 것이 담긴 부분이었던 것 같다. 고통, 가난, 배고픔과 질병, 늙음을 통제하고 그들에게 주어진 일정량의 소마로 행복한 기분을 유지하게 하는 삶... 하지만 존은 참된 위험과 자유, 선과 악을 원한다고 이야기한다. 마지막 존의 선택이 안타깝고 아쉽지만 저자의 말대로 그에게 세 번째 선택이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오늘날 시험관 아기, 태아의 냉동 보관, DNA, 유전자 변형 등등 과학기술은 맞춤형 대량생산으로 인구 통제 시대 또한 멀지 않았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고 한다. 신세계는 꿈에 그리는 에덴동산일 수도 있지만 자유와 도덕성에 대해 깊이 사유해보게 되는 글이기도 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또는 읽고 나서 #책읽어드립니다 에서 이 책에 대해 이야기한 부분을 찾아보는 것도 추천하고 싶다.

난자 하나에, 태아 하나에, 성인이 하나 - 그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보카노프스키를 한 난자에 움트고, 발육하고, 분열한다. 8개에서 96개까지 싹이 생겨나고, 모든 싹은 완벽하게 형태를 갖춘 태아가 되고, 모든 태아는 완전히 성숙한 어른이 된다. 전에는 겨우 한 명이 자라났지만 이제는 96명의 인간이 생겨나게 만든다. 그것이 발전이다. _034p.

가정이란 육체적으로뿐 아니라 심리. 정신적으로 더할 나위 없이 추악한 곳이었다. 정신적으로 볼 때 가정은 비좁아 붐비는 생활의 마찰로 숨이 막히고, 감정이 악취를 뿜는 토끼 굴이요. 누추하기 짝이 없는 곳이었다. 집안 식구들 사이의 관계란 얼마나 답답할 정도로 밀착되어 있으며, 얼마나 위험하고, 음탕하고, 비정상적인 요소인가! _078p.

"사회 조직의 한 부분이 되기 싫다는 소리를 어쩌면 당신은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하나요? 누가 뭐라고 해도 모든 사람은 다른 사람을 위해서 일하잖아요. 누구 하나라도 없으면 우리들은 살아갈 수가 없어요. 심지어는 엡실론들까지도...." _151p.

"그건 우리들이 저렇게 되도록 그냥 내버려 두지 않았기 때문이죠. 우린 사람들을 질병으로부터 보호합니다. 내분비 활동을 인공적으로 조절해서 젊은 단계와 평형을 유지해요. 우린 마그네슘과 칼슘의 비율이 서른 살 때의 비율 밑으로 떨어지지 않게 해놨어요. 그리고 사람들에게 젊은 피를 수혈해서 그들의 신진대사를 영원히 자극받는 상태로 유지해요. 그래서 그들은 저런 모습이 되지 않죠." 그가 덧붙여 말했다. "그들이 저 늙은이의 나이가 되기 훨씬 전에 대부분 죽는다는 사실도 부분적인 이유로 꼽아야 되겠죠. 젊음이 육십 살까지 거의 훼손되지 않고 지속되다가 갑자기 덜컥! 끝장이에요." _178~179p.

"그 끔찍한 건 먹지 말아요. 그건 독약이에요, 독약이라고요."

"육체뿐만 아니라 영혼까지도 죽이는 독약입니다." _321p.

"하지만 난 불편한 편이 더 좋아요."

"우린 그렇지 않아요." 통제관이 말했다. "우린 편안하게 일하기를 더 좋아합니다."

"하지만 난 안락함을 원하지 않습니다. 나는 신을 원하고 시를 원하고, 참된 위험을 원하고, 자유를 원하고, 그리고 선을 원합니다. 나는 죄악을 원합니다."

"사실상 당신은 불행해질 권리를 요구하는 셈이군요." _36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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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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