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1시 45분, 나의 그림 산책 - 혼자 있는 시간의 그림 읽기
이동섭 지음 / 홍익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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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지도 모르고 살아가다, 나사가 하나 빠져버린 듯 어긋나기 시작한 일상. 탈출구가 필요했다. 책 읽기도, 영화도, 멍 때리기에도 답이 없던 차에 무작정 출근 전 가까운 미술관을 들러 잠시 머물다 출근하던 때가 있었다. 그게 뭐라고, 1시간도 채 안 되는 공간을 혼자 둘러보고 바삐 출근하면서도 조금씩 숨이 트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때가 있었다. 혼자 하지 못했던 것들을 하나씩 혼자 해보며 타인의 시선이 아닌 내가 나를 바라보는 시간을 조금씩 신경 쓰기 시작했던 것 같다.

누구에게나 잠이 오지 않는 그런 밤이 있다.

여느 그림 에세이들과 같을 거라 생각했는데 웬걸, 그림을 읽어주거나 설명하는 게 아니라, 위로가 필요한 순간, 자신이 초라해지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갈팡질팡하는 마음이 들 때면 스마트폰과 일상을 잠시 뒤로하고 그림을 보며 일상을 비추어보았다는 저자의 글은, 때론 마음 같기도 하고, 언젠가의 경험 같기도 했다. 지금은 수도권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살다 보니 몇 년째 미술관 근처도 가지 못하고 있던 차에, 저자의 이야기 사이사이 빼꼼히 등장하는 작품들은 반가운 마음마저 들었다. 시선을 사로잡는 그림 몇 점은 작가와 그림을 몇 번이고 다시보기도... 누구에게나 위로받고 싶은 마음을 위안 받을 무언가가 필요하다. 누군가에겐 영화가 또 누군가에겐 사진이 그리고 저자에겐 그림이 그러했듯이... 앉은 자리에서 한 번에 읽어내기에도 부담 없는 분량이지만, 늦은 밤, 잠들기 전... 조금씩 아껴 읽기를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새벽 1시 45분, 자주 만나지는 못해도 언제나 나를 기다리는 소년의 웃음. 음악의 볼륨을 키우듯, 내 안의 소년을 만나는 소중한 시간. 월트 디즈니와 스튜디오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을 다시 보고, 어린 시절 갖고 놀던 장난감을 인터넷으로 찾아보거나 재미있게 읽었던 동화책을 다시 읽는다. _028p.

노느니 책이라도 읽어라. 노노, 노느니 놀아. 우리에게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필요하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틈이 있어야 잘 지낼 수 있듯이, 내가 내 안의 여러 나와 잘 지내려면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_064p.

충고는 충고하는 사람의 고백이다. 상대에게 그 사안에 대해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전하는 것이 충고다. 상대가 자신의 의견대로 하길 원하고 그렇게 몰아간다면, 그것은 간섭이다. 충고와 간섭은 한 끗 차이다. 충고는 하되, 간섭은 하지 말아야 한다. _100p.

책은 혼자 읽으니, 가장 지적인 혼자놀이다. 정확히는 독서는 나 혼자 하지만, 저자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니 완전히 혼자는 아닌 셈이다. 그래도 내 마음대로 작가의 말을 들었다 말았다 할 수 있으니 모든 선택권은 내게 있다. 나는 작가의 말이 빠르면 책을 덮고, 생각할 만한 말을 하면 잠시 멈춘다. _20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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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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