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포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배명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정신과 의사 엠마 슈타인은 호텔방에서 끔찍한 성폭행을 당하고 집 밖으로 나갈 수 없게 된다. '이발사'라고 불리는 사이코패스의 세 번째 희생자였던 엠마는 사고를 당하고도 죽지 않은 유일한 희생자. 사고를 당했다고 주장한 호텔엔 그녀가 묶었다는 호텔의 호수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고 그녀가 진술한 호텔의 내부에 대한 설명 또한 그 호텔엔 있지 않았던 것. 엠마도 성폭행을 당하고 머리를 밀렸지만, 다른 피해자와 달리 살아있었고 호텔이 아닌 버스정류장에서 발견되었다.

이발사에게 '사고'를 당했지만 머리만 깎였을 뿐, '살아있는 유일한 희생자', 어쩌면 '유일한'이라는 상황이 그녀의 일상을 극한의 공포로 몰아넣었을지도 모른다. 이발사가 범행을 마무리 짓기 위해 자신을 찾아올 것만 같고 모든 남자들을 이발사로 의심하게 되는데.... 어느 날 우편배달부가 이웃의 소포를 잠시 맡아달라고 부탁하게 되고, 갈색 종이에 싸인 평범한 소포로 인해 그녀의 공포는 극에 달하고 상황은 걷잡을 수없이 흘러간다.

부재중인 이웃 대신 맏아두게 된 소포

"별일 있겠어?"라는 생각이 든순간 벗어날 수 없는 악몽이 시작된다.

어린 시절, 방안 옷장에 존재한다고 믿었던 '아르투아'로부터 자신을 지켜달라고 이야기했지만, 자신의 일만으로도 벅차던 아빠의 밀어냄이 평생의 트라우마로 남았지만, 정신과 의사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며 동지와도 같은 남편 필리프를 만나 과거의 트라우마로부터 벗어난 듯했다. 하지만 사건 6개월 이후 그녀 앞에 떨어진 '소포'하나로 주변의 모두를 의심하게 되고 그녀는 점점 더 누구인지 모를 '이발사'에게 몰리게 된다. 정신과 의사인 엠마가 자신이 당한 사건 이후 일상과 주변을 바라보는 시선은 읽는 이로 하여금 그 공포감을 체험하게 하는 기분이 드는 글이었다. 숨을 죽여가며 읽던 소설의 마지막 장까지 쉼 없이 읽었던 제바스티안 피체크의 <소포>. 주의! 스스로 감당할 수 있다면 읽어라. 역시, 제일 무서운 건 그 무엇도 아닌 사람이며, 누군가를 맹목적으로 사랑하는 마음인가...

62p.

"당신이 곁에서 진술을 도왔고, 진술이 끝날 때까지 내내 같이 있었잖아요. 그날 밤에 '이발사'가 내게 무슨 짓을 했는지 다 알잖아요."

이발사. 언론은 미친 연쇄살인범에게 이렇듯 평범한 별칭을 붙였다. 여자들의 살갗을 벗긴 살인마를 '버펄로 빌'이라 불렀던 것처럼(영화 [양들의 침묵]에서 일곱 명의 여성을 살해하고 등 가죽을 벗긴 살인마를 형사들이 '버펄로 빌'이라 불렀다._옮긴이).

66p.

엠마의 절친한 친구 실비아는 엠마가 가장 두려워하는 대상이 그날 밤 호텔에서 그녀에게 끔찍한 일을 저지른 연쇄살인범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실비아는 잘못 알았다. 물론 엠마는 그 미친놈이 다시 찾아와 그날 밤 끝내지 못한 일을 하려 할까 봐 두려웠다. 그러나 엠마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었다.

74p.

"하마터면 깜빡할 뻔했네요. 여기 이 소포를 대신 받아주실 수 있나요?"

104p.

이게 정말 도움이 될까?

지금은 아무것도 도움이 안 된다. 오래전부터 그랬다. 호텔에서 그 일을 겪고 버스 정류장에서 발견된 이후로.

머리카락을 잃었다.

존엄성을 잃었다.

제정신을 잃었다.

132p.

공포는 영혼을 갉아먹고, 인간의 내면을 텅 비게 만든다. 공포는 희생자의 시간을 먹으며 덩치를 키운다.

280p.

그녀의 손에 같은 날 두 남자가 죽었다.

낯선 이웃에게 온 소포 하나 때문에.

소포를 받아주지만 않았다면, 팔란트의 집에서 휴대전화를 잃어버릴 일도 없었을 터였다. 소포를 열어보지만 않았다면, 수술용 메스를 모닝 가운에 넣지도 않았을 터였다.

341p.

"사랑해서 그랬어, 엠마. 오직 널 사랑해서 그 모든 일을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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