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러브레터
야도노 카호루 지음, 김소연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결혼식 당일, 아무런 연락도 없이 홀연히 사라져 버린 유키 미호코. 이야기는 그로부터 30년의 세월이 흘러 그녀를 찾는 미즈타니 가즈마의 메시지로 시작된다. 정중하고도 애틋한 메시지, 하지만 사진을 다운로드해 확대해보기도 하고, 자녀가 몇 학년 즈음이며 어떤 걸 전공하고 있는지, 목걸이로 알아보는 등 살짝 이상한 사람인가??라는 생각이 들게 했지만 메시지의 내용은 시종일관 정중하고 30년 전 애틋한 사랑의 대상에 대한 연서와 그리운 마음을 풀어내는듯했다. 뭐가 있겠냐.... 싶었는데 뭐지? 이건!!!

마지막 한 장을 읽고 나면

반드시 첫 장으로 돌아가게 된다!

페이스북으로 주고받은 메신저의 내용으로 과거의 시간들을 이야기하며 주고받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글은, 생각지도 못한 반전으로 정말 다시 앞으로 돌아가 ‘이게 뭐지?’하고 다시 뒤적여보게 한다. (마지막 한 장을 읽으며 ‘이게 뭐지!!’라는 말이 절로 나왔음..) 짧지만 임팩트 있고, 구성이나 글의 전개가 얽기 설기 엮인 것 같지만 마지막 한 페이지에서 드러나는 반전과 몰아닥치는 충격은 앞에 조금씩 암시처럼 드러낸 문장들을 다시 짚어보게 한다. 사람의 겉모습, 보이는 그대로의 모습과 내면은 얼마나 다르고 어디까지 추악해질 수 있는지... 복면 작가 야도노 카호루 한 방이 있는 작가로 인정!

“괜찮으시다면 당신의 주소를 가르쳐주실 수 있을까요?

어디에 살고 계시는지 정도는 알고 싶다는 단순한 마음입니다.”

9p.

사진 속 여성은 제가 아는 당신보다 야위었습니다. 머리카락도 짧았고요. 하지만 손가락 모양이 당신인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왼손에 낀 결혼반지가 보이더군요.

그 사진을 몇 번이나 보고 있었더니, 사진 속 창유리에 네 명의 여성이 흐릿하게 비치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 (중략)... 저는 사진을 컴퓨터에 저장해서 크게 확대했습니다. 웃지 말아주십시오. 그때는 저는 미스터리에 열중하는 기분이었습니다. 남자에게는 몇 살이 되어도 그런 유치한 일면이 있는 법이지요.

117p.

미즈타니 씨는 불행한 운명을 만나셨지만, 굳이 잔혹하게 말하자면 불행한 일을 당한 건 미즈타니 씨만이 아니에요. 그런 것도 마음에 담아두시면 좋겠어요. 지금은 미즈타니 씨가 행복한 인생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바라고 있답니다.

214p.

진짜 비극이라고 해야 할 인생은, 본의 아니게 당신과 관련되었던 사람들 쪽이 아닐까요?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