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짤리면 지구가 멸망할 줄 알았는데 - 회사에서 뒤통수 맞고 쓰러진 회사인간의 쉽지도 가볍지도 않았던 퇴사 적응기
민경주 지음 / 홍익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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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직장생활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퇴사 통보를 받았다. 이번 주까지 출근해도 좋다고 이야기 들었지만 퇴사 통보를 받는 순간 아무런 말도 들리지 않았다. '나 왜 여기 이렇게 앉아있는 거지? 내가 지원해서 취업하게 된 것도 아니었고 분명 스카우트 제의받아서 이직하게 된 거였는데...' 한동안 아무 생각도 아무 말도 생각나지 않았다. '내가 왜?'라는 무기력함에 며칠을, 아니 몇 달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 창업을 하게 되었고 오늘날에 이르렀다. 조금 더 다른 방향으로 생각을 했더라면 자영업의 세계로는 뛰어들지 않았을 텐데...라는 생각을 지금도 가끔 한다.

내가 회사를 아무리 사랑해도,

회사가 나의 인생을 책임져주지 않았다.

회사에서 뒤통수 맞고 쓰러진 회사인간의 퇴사 적응기

저자인 민경주도 어느 날 갑자기 퇴사 통보를 받았다. 회사가 나의 인생을 책임져 주지 않는다는걸, 퇴사 이후의 시간을 경험하면서 깨달아가기 시작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삼십 대, 경력직으로 취업을 하기에도 애매한 나이가 되어버렸다. 이전의 직장생활들을 통해 무엇을 얻었고 무엇이 남았을까? 남들은 삶의 안정을 찾아가는 시기라고 하는데, 혼자만 세상에 홀로 떨어진 듯하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고, 잘하는 일은 무엇일까? 조직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세상에 던져진듯 내가 해결해야하는 일들이 많았고 이 나이 먹도록 이것도 몰랐나? 하고 생각되는 일들도 꽤 있었다. 회사에서 밀려 사회의 일원으로 어느 조직에도 속하지 못한 퇴사자가 이야기하는 회사 밖의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똑같이 흐르는 시간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글이기도 했다. 인생사 한 치 앞도 모르는게 인생 아니던가! 퇴사후에 오는 것들을 지켜보며 써내려간 글들, 그가 앞으로도 계속 글을 써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던 책이었다.

031p.

직장 상사가 괜히 집에 가기 싫을 때같이 사무실에 남아 일찍 가는 부하직원에게 꼬장을 부리고, 뜬금없이 회식을 하자며 술을 같이 마셔야 하는 상황을 만드는 등 이미 삶의 많은 부분을 회사에 쏟고 있는데 그 이상의 삶을 회사를 위해 써주길 아무렇지 않게 요구한다. 그들이 삶을 유지하는 동력을 쥐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내가 회사를 아무리 사랑해도,

회사가 나의 인생을 책임져주지 않는다.

062~063p.

퇴사를 하면 겨울은 따뜻하게, 여름에는 시원하게 앉아 있을 수 있는 공간이 사라진다. 더 이상 수입이 없는 상황에 매일같이 카페에 앉아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자신의 집이 있다면 매달 죽일 듯이 날아오는 월세와 생활비를 감당해낼 수도 없다.

공간은 사람의 생활과 기분까지 지배한다.

퇴사자가 있어야 할 공간은 어디인가.

그렇게 어떻게든 빨리 일을 해야 하는 이유가 늘어났다.

181p.

누구나 창업을 꿈꾸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건데, 귀중한 시간만 낭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금 이 순간에도 내가 이걸 보고 있느라 놓치고 있는 기회가 얼마나 많을까. 이런 거 할 시간에 차라리 공부를 하면서 기술 같은 것을 배우고 중국어라도 배우는 게 나의 경쟁력을 높이는 일 아닐까. 그냥 다 때려치우고 재취업이나 알아봐야 하는 것 아닐까. 나름 이것저것 두루두루 한 것이 장점인데 이만큼 시간을 버린 일이 발목을 잡지 않을까.

지금 다시 취업한다고 해서

제대로 된 일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을까.

222~223p.

어쨌든, 나는 책을 쓰는 사람이 되었다.

그래서 아직까지는, 퇴사 후에 오는 것들을 조금 더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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