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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 - 르네상스 피렌체가 낳은 이단아 ㅣ 클래식 클라우드 11
김경희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7월
평점 :

내 인생의 거장을 만나는 특별한 여행_클래식 클라우드
그 11번째 책은 마키아벨리가 되겠다. 시민과 군주 사이에서 피렌체의 몰락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한 마키아벨리. 이 책을 읽기 전 얕은 지식으로 알던 마키아벨리는 권모술수의 대가, 군주론자, 기회주의자, 군주론을 집필한 사람 정도였다. 마키아벨리가 그토록 사랑한 피렌체는 중세를 끝내고 근대의 문을 연 르네상스의 중심지로 상공업과 예술이 번성하고 부와 자유가 넘쳐났지만 정치적으로 파벌 다툼, 외세의 위협 등 극심한 혼란의 시기에 있었다. 보통의 사람이었다면 재물을 바쳐 자신을 인정받고 살았겠지만 <군주론>의 곳곳에서 “영혼보다 조국을 더 사랑한다” 밝힌 것처럼 자신의 안녕보다 공동체를 위해 군주에게 지혜를 담은 책을 집필해 당시 피렌체를 집권하고 있던 메디치가에 헌정한다. 아마 이 부분 때문에 50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마키아벨리와 마키아벨리즘으로 많은 오해를 받았던 게 아닐까?
우리는 마키아벨리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사람을 좋아해 어울리길 좋아했던 그의 모습이 <군주론>이란 책을 읽기도 전에 낯설게 느껴졌던 건 오랜 시간 알게 모르게 쌓인 얕은 지식들 때문일 것이다. 그가 살았던 장소를 여행하며 여행하듯 이야기하는 마키아벨리와 군주론은 그가 살았던 역사적 배경과 <군주론>을 집필하게 된 계기를 생각해보게 한다.
클래식클라우드_마키아벨리 이번 책 역시 수많은 밑줄을 그었고 <군주론>과 <로마사 논고>를 읽어보리라 담아본다. 궁금하고 알아보고는 싶지만 어렵다고 생각되는 인물 있다면 클래식 클라우드를 추천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도 아리스토텔레스, 가와바타 야스나리, 마키아벨리 등 클클 시리즈가 아니었다면 어쩌면 평생 읽지 않았을 인물들을 알아가고 있다. 여행하는 듯 흐르는 이야기에 빠져들 것이다. 앞으로 출간될 클래식 클라우드 기대가 된다.
094p.
공화정을 옹호하는 현실주의자 마키아벨리는 피렌체가 직면한 메디치가의 군주적 권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메디치가의 권력이 피렌체를 더 강한 나라로 만드는 데 쓰일 수 있도록 설득하는 방법으로 비판적 지지를 택했다. 바로 이것이 마키아벨리를 군주제의 옹호자로 보이게 했다. 그러나 그는 군주제를 옹호하지 않았다. 자유를 누려온 피렌체에는 공화정이 더 어울린다는 생각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그는 군주제를 지지해서가 아니라 메디치 군주 가문이 이미 장악한 권력을 제대로 사용하기를 바라서 [군주론]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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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p.
[군주론]은 지식을 담은 책이 아니다. 지식에 관한 책이라면 역사적 사실을 단순히 설명하는 데 그쳤겠지만, 이 책은 지식보다 지혜를 담아 군주에게 전하기 위해 쓰였다. 그 지혜는 정치 또는 통치의 방법이다. 힘들게 책을 쓰기보다는 재물을 바치는 편이 훨씬 쉬운 길이라는 것을 마키아벨리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그가 자신의 출세보다는 국가 공동체를 먼저 생각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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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p.
한 사람이 장악하는 강제적 힘과 인민의 지지에서 나오는 관계적 힘을 기준 삼아 [군주론]을 읽어보면, 군주와 군주국을 분명히 구분하게 된다. 군주는 역량이 뛰어난 인물이어야 한다. 하지만 군주가 뛰어나다고 해서 군주국이 저절로 강해지지는 않는다. 군주의 힘과 군주국의 힘은 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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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6~240p.
마키아벨리는 숱한 오해를 받고 있다. 대개 오해는 마키아벨리와 마키아벨리즘을 동일시한 데서 비롯되는데, 이 둘은 엄연히 다르다. 마키아벨리즘은 유럽 역사의 부산물이다. ... (중략)... 인간의 권력욕과 그것 때문에 드러나는 야만성과 폭력성이 바로 마키아벨리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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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3p.
500년 전 피렌체처럼 우리나라의 평화로운 존립이 걱정스럽고, 500년 전 피렌체 시민들처럼 우리에게는 실질적인 자유와 평등이 필요하다. 언제나 ‘정권’이 아니라 ‘나라를 본 마키아벨리의 지혜를 온전히 배우고 싶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재 조건에서 최선은 무엇일까? 이 책을 읽는 사람들과 내가 던진 질문이 공허한 메아리가 되지 않길, 우리 사랑은 짝사랑이 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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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