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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팔이 의사
포프 브록 지음, 조은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미 대륙의 중심부와 고작 16킬로미터 거리에 위치한 캔자스 밀퍼드. 수중에 몇 달러 밖에 없던 브링클리 부부는 밀퍼드에 도착해 방 두 개를 빌려 약국과 병원을 시작한다. 이름이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당장 먹고살기에도 급급했는데, 어느 날 한 농부의 방문이 그의 인생을 바꾸는 계기가 된다. 겉보기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자신의 정력이 바닥났다고 고백하는 이 농부는 브링클리와 상담하던 중 염소라는 동물을 떠올리게 된다. 이 농부, 스티츠워스는 브링클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환자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위험한 수술을 진행하기로 한다. 이 수술만 잘 된다면 그는 새로운 분야에서 명성을 날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는 큰 야망을 가진 외과의였다.
수술을 하고 며칠 후 이 농부는 희색이 가득한 얼굴로 나타났으며 이렇게 염소가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다.
‘제게 전 세계가 귀 기울일만한 계획이 있습니다.’
저 생각을 이야기했을 때부터, 그는 사기꾼이 될 생각이었던 걸까? 그의 주 소득원은 발기불능 남성들이었다. 사업이 번창할 때 마케팅을 활용하여 그의 사업을 일어나게 할 줄 알았고 위기가 닥칠 땐 몇 발 앞서 다음을 준비하는 사람이 그였다. 전문적인 교육을 이수하지 못했고, 학교도 졸업하지 못했다. 의사 면허라는 게 큰 의미가 없던 시대, 돈이 된다면 그게 뭐든 다 만들어 팔던 시대(지금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만), 브링클리가 염소의 고환으로 일어나기 시작했다면 라디오 방송을 하고 MQB 의학상담을 하면서 소매가의 몇 배에 달하는 금액에도 사람들은 브링클리의 정직함을 믿었다. (돌팔이, 사기꾼의 말은 언제나 혹하지 않던가...) 광고, 방송, 정치계까지... 그의 끝 모를 사기행각은 피시바인이라는 인물이 없었다면 대학살의 수준으로 계속되었을지도..
면허 없는 살인자, 천재 악마, 연쇄살인마
최고의 돌팔이 의사 ‘존 R. 브링클리’의 실화
꽤 흥미진진한 소재임에도 읽는데 시간이 꽤 걸렸던 글이었다. 시대를 앞서 태어난 천재, 시대를 읽는 기민한 감각으로 위기에 대처하는 처세술이 뛰어났던 브링클리의 일대기가 맷 데이먼 주연의 영화화도 예정이라고 하니 어떻게 제작될지 기대가 된다.
23p.
의료 사기는 어느 시대, 어느 문화에서나 번성했었다. 대부분의 사기가 탐욕을 표적으로 삼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의료사기는 칼 융의 명제인 ‘죽음에 대한 공포와 기적에 대한 갈망’을 깊숙이 파고든다. 게다가 날이 어두워지면 사람들은 대체로 바보가 된다.
50p.
“안타깝게도 제겐 숫염소의 불알이 없어요.” 농부는 염소라는 동물을 곰곰이 떠올리며 말했다.
71p.
그의 고유한 구호들 - 모든 에너지는 성적 에너지다, 생식선의 나이가 곧 남자의 나이다 - 은 고객들에게 프로이트란 완벽한 길동무를 선사하며 굳은 믿음을 주었다. 단순한 허풍이 아니었다. 군중과 개인의 심리를 지배하는 그의 이상한 능력은, 성공의 필수적인 부분이었다. 브링클리는 남자와 페니스의 관계가 종종 남녀관계보다 더 험난하다는 점을 이해했다. 그리고 그것을 잘 활용하는 기술이 그의 위대한 재능 중 하나였다.
110p.
돈벌이가 있는 한, 그는 금세 털고 일어났다. 당시에는 돈벌이가 사방에 널려 있었다.
153p.
브링클리는 갖은 시도를 하면서도 절대 도를 넘지는 않았다. ... (중략)... 그는 지속적으로 성에 초점을 맞추었다.
199p.
브링클리는 MQB로 주당 평균 14,000달러(현 시세로 따지면 연간 650만 달러 이상)를 벌어들였다. 한 주에 14,000달러라고? 미국 경제계는 너무 놀라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403p.
“그가 가진 재능을 조금만 더 정직하게, 조금만 더 똑똑하게 사용했더라면... 그는 진정으로 위대한 지도자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