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가 돌아왔다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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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 절대 들어가선 안되는 폐광, 그곳에 들어갔다 나온 아이들은 모두 미치거나 자살을 했다. 저주를 받은 것처럼.... 사춘기 아이들의 호승심이었을까? (하지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어하는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똑같구나.)조 손의 이야기로 진행되는 글은 그의 기억과 현재의 사건으로 진행된다. 폐광의 입구를 찾은 크리스의 안내로 들어간 폐광에서 놀라운 것을 목격한 닉, 마리, 스티븐, 그리고 조. 그들은 찾아선 안되는 곳을 발견했고, 탄광에 함께 있던 애니는 분명 죽었다. 그런데... 48시간 후 동생이 돌아왔다. 나를 보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뭔가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지만 누구에게도 이야기할 수 없었다.

그 후, 마을을 떠나 살았지만 오래전 애니를 떠올리게 하는 사건이 발생한 안힐에 다시 돌아온 조. 그의 삶은 더 나아지지도 않았고 오히려 인생에 실패한 사람처럼 보였다. 안힐을 떠났던 그가 돌아오자 그를 알던 과거 친구들이 그를 주목하기 시작하고, 조용히 떠나기를 바란다.

폐광에 무엇이 있길래, 그곳에 다녀온 아이들이 미치거나 죽음을 선택하는 걸까?

아들인 벤을 죽이고 자신도 자살한 줄리아. 이 사건은 폐광의 그 무엇과 닿아있는 것 같다. 실체가 없는 그 무엇이 그들을 선택한 것 같다는 불길한 느낌. 폐광에서 돌아왔던 애니의 이상한 행동들과 기묘했던 징후들이 떠오르기 시작하며 사건은 빠르게 전개된다. 그가 기억하고 있던 스티븐의 설명과 뒤로 가면 갈수록 드러나는 스티븐과 마리의 이야기는 뒤통수를 맞은 듯 띵, 한 기분이었지만 그 외 다른 인물들의 관계나 설정들은 어느 정도 예상을 했던 터라.. (요즘 촉이 왜 이리 좋은 거지?) 긴장감이 살짝 떨어지기도 했지만.... 폐광과 초자연적인 현상, 상상력을 조금 더 발휘했다면 더 생생하게 읽었을지도...공포, 미스터리, 스릴러만이 아닌 인물들 간의 마음을 읽어야 하는...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글이었다.

26~27p.

희망으로 가득했던 인생. 하지만 모두의 인생이 그렇다. 희망이다. 확약은 아니다. 우리는 미래에 우리 자리가 마련돼 있다고 믿고 싶어 하지만 예약만 되어 있을 뿐이다. 그 자리가 경고나 환불도 없이, 얼마만큼 가까이 왔는지에 상관없이 당장이라도 취소될 수 있는 게 인생이다. 경치를 감상할 시간조차 없이 달려왔더라도 말이다.

133p.

내 안에 일이나 친구나 애인, 그 어떤 것으로도 채울 수 없는 구멍이 있었다. 어떤 날에는 내 인생 자체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애니가 죽었을 때 현실은 끝났고 이후로 모든 게 조잡한 복사판인 것 같았다.

168p.

인생은 다정하지 않다. 우리 모두에게 막판에는 그렇다. 우리 어깨에 부담을 더하고 발걸음에 무게를 더한다. 우리가 아끼는 걸 찢어발기고 영혼을 후회로 단련시킨다. 인생에 승자는 없다. 결국 잃는 게 인생이다.

219p.

그게 인생의 문제다. 절대 미리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 이게 중요한 순간일지 모른다고 손톱만 한 단서조차 주지 않는다는 것. 당신은 여유를 두고 그 순간을 흡수하고 싶을지 모른다. 하지만 지나간 다음이라야 붙잡을 만한순간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

407p.

세상에 선의의 거짓말이라는 건 없다. 거짓말은 절대 검은색 아니면 흰색이 아니다. 전부 회색이다. 진실을 가리는 안개다. 가끔은 그 안개가 너무 짙어서 우리 자신조차 진실을 볼 수가 없다. 무엇보다 내 기억이 맞는지 확신할 수가 없었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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