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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피치, 마음에도 엉덩이가 필요해 ㅣ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서귤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평점 :

신비의 시크릿 포레스트 복숭아 농장에서 태어난 어피치. 유전자 변이로 자웅동주가 된 사실을 알고 복숭아나무에서 탈출한 이 악동 복숭아는 애교 넘치는 표정과 행동으로 카카오 프렌즈에서 귀요미를 담당하고 있다. 남녀노소 어피치의 익살스러운 표정과 사랑스러움에 빠져들고 마는데... 핑크한 책표지만으로도 사랑에 빠질 것만 같은데, 새침하고 엉뚱한 표정의 어피치가 내 마음의 엉덩이가 되어주겠다고 찾아왔다.
내가 너의 엉덩이가 되어줘도 되겠니?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으며 문득 마음에도 엉덩이가 필요한 게 아닐까?라고 생각했다는 서귤 작가. 토실토실 말랑말랑.. 넘어지는 순간 뼈와 장기를 다치지 않게 보호 역할을 해주는 엉덩이처럼 마음에도 엉덩이가 있다면, 우린 조금 덜 아프지 않을까? 저자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어쩌면 나의 이야기, 그대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한 번쯤 생각하고 경험해봤을, 그리고 아팠던 이야기들을 이야기하고 있으니까. 길지 않은 글을 읽으며, 페이지마다 만나는 어피치를 보며 마음도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시간이었다. 사랑 사랑 누가 말했나~라는 노래가 리뷰를 쓰는 내내 흥얼흥얼 거리는 걸 보니, 어피치의 말랑말랑함이 옮아왔나 보다.
저마다의 개성과 매력을 지닌 카카오프렌즈
라이언 / 어피치 / 튜브 / 콘 / 무지 / 프로도 / 네오 / 제이지
다른 캐릭터를 가진 카카오 프렌즈처럼 우리의 마음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자는 취지로 출간되고 있는 글은 앞으로 만나게 될 캐릭터와 작가들의 이야기도 기대해보게 되는 시리즈이기도 하다. 처음엔 라이언이 좋더니 이제 어피치로 옮겨갔담 말이지? 튜브는 어떤 작가와 이야기로 찾아올지 궁금해진다.
19p.
너무 부지런히 살았던 건 아닌지. 돈벌이에 눈이 멀어 나의 귀여움을 뽐내는 걸 소홀히 했던 건 아닌지. 내일은 더 대충 살자. 다리가 짧아 엉덩이 대신 허리로 앉는 판다처럼.
120p.
어째서 미처 무엇이 되지 못한 것들은 우리의 마음을 쉽게 저리게 만들까. 너와 내가 한 번도 누군가가 되지 못한 채 늘 과정 위에 선 사람이어서일까.
149~150p.
‘애써 숨기지 않아도 돼’라고 누군가가 말해줬으면 좋겠는데, 저마다 무언가를 잔뜩 숨기고 사는 데 기력이 다한 우리는 서로에게 그 한마디를 건네지 못하고, 그렇게 숨기다 숨기다 겨우 빠져나오는 몇 가지 것을 민망해하고 부끄러워해. 드러내다 못해 줄줄 흘러나와도 세상은 무너지지 않을 텐데. 편하게 내보여도 좋을 텐데. 기침과 가난과 사랑 같은 거. 눈물 같은 거. 바라건대 과민성대장 증후군도.
156p.
내 미래는 내가 걱정하게 놔두세요. 어차피 안 하지만.
넘어오지 마세요.
부디 당신 발밑의 그 노오란 안전선 안에 서주세요.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