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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오마가린 왕자 도난 사건
필립 스테드 지음, 에린 스테드 그림, 김경주 옮김, 마크 트웨인 원작 / arte(아르테) / 2019년 5월
평점 :

『허클베리 핀의 모험』『톰 소여의 모험』을 쓴 미국의 셰익스피어 마크 트웨인이 딸에게 남긴 단 한편의 동화. <올레오 마가린 왕자 도난사건> 제목부터 '풋' 하는 웃음이 났다. 마가린 왕자? 납치가 아니고 도난?이라고? 이 이야기는 1879년 어느 저녁 파리의 한 호텔에서 시작되었다.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조르는 딸들에게 조니라는 가여운 소년이 마법의 씨앗을 얻은 후 도난당한 왕자를 구하러 가기까지의 이야기는 5일 밤 동안 이어지는데, 그 후에도 두 딸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여주었지만 유일하게 '조니의 이야기'만 노트에 기록되었다고 한다. 오랫동안 미완성인 채 남겨진 이 이야기는 2011년 캘리포니아 대학의 마크 트웨인 기록 보관소에서 구출되어 필립 스테드와 삽화가 에린 스테드가 작품을 완성했다고 한다. 필립은 남겨진 이야기를 들고 트웨인과 대화를 나눈다고 상상하며 이야기를 썼다고 하는데 에린 스테드의 따뜻해 보이는 삽화로 이야기는 짧은 글이지만 호감을 갖고 넘기게 된다.
85p.
오직 인간만이 우리 말을 못 알아들어.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굉장히 무지하고 성장도 더디고, 외롭고도 슬픈 존재야. 인간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생명체가 극히 드물거든.
99p.
세상은 아름답고도 위험해 기쁘기도 슬프기도 해
고마워할 줄 모르면서 베풀기도 하고
아주, 아주 많은 것들로 가득해
세상은 새롭고도 낡았지
크지만 작기도 하고
세상은 가혹하면서 친절해
우리는, 우리 모두는 그 안에 살고 있지
조카들에게 읽어주겠다고 구입한 동화책들을 꺼내보면, 거의 어른들의 취향대로 구입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직 글씨를 모르는 아이들에겐 그림과 어른들이 해주는 이야기가 전부일 테니까... 조카들에게도 꽤 많은 동화책을 읽어주었지만 책장을 넘기며 하는 이야기는 큰 주제는 그대로 지만, 매번 다를 수밖에 없다. 이야기에 살을 좀 더 붙이기도 하고 뛰어넘기도 하지만 신기하게도 몇 십번 그림을 보며 이야기를 들은 아이들은 똑같이, 때론 그보다 더 훌륭하게 책장을 넘기며 다시 이야기를 들려주곤 한다.
다정한 가족도 없이 괴팍한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세상에 혼자 남은 가여운 조니가 가난하지만 우정과 진실한 친구들을 만나고 도난당한 왕자를 찾았지만 우리가 상상했던 그런 왕자는 아니었네? 여차저차 왕자가 호랑이와 떠나고 거인들의 비밀 장소에 남은 조니는
그가 살고 있는 곳에서 아무리 돈이 많아도 인생에서 살 수 없는 한 가지를 소리 내어 말하게 된다.
"여러분을 알게 돼서 정말 기뻐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친구...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소중한 친구들을 바라보며 했던 이 한마디는 어쩌다 한 번만이라도 진심을 담아 말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한 마디의 문장은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으로 마음에 남는 글이었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기도 했지만, 아이들과 읽으면 이야기할거리가 많을것 같는 생각을 해보게 되기도 했다.
이야기는 개울물이 언덕을 흘러 내려가 울창한 숲을 지나갈 때처럼 흘러가야 한다. ...(중략)...때로는 문법에 어긋나기도 하고, 또 때로는 말편자를 몇백 미터나 실어 나르기도 하고, 또 때로는 한 시간 전에 지나친 곳으로 돌아와 계속 맴돌기도 한다. 하지만 어쨌거나 계속 흐르고 흐른다. 여기에는 단 한가지 법칙만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이야기에는 아무런 법칙도 없다는 것이다. - 마크 트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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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