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와 거짓말 : 금기 속에 욕망이 갇힌 여자들
레일라 슬리마니 지음, 이현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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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의 금기를 건드리는 것은,

여성을, 욕망을, 무엇보다도 말의 자유를 해방하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에게 가장 엄숙한 금기에 맞서야 한다."



이름만으론 참 아름다운 모로코라는 나라에 대해 아는 정보가 전혀 없었다.  여행지로 생각해 본적도 없었지만 막연히 나라의 국가명만으로 아름다운 나라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던 나라였는데, 레일라 슬리마니의 『섹스와 거짓말』을 통해 충격적인 진실을 읽게 된다.  모든 미혼 여성은 처녀막을 간직해야 하고 혼전 성관계 금지, 동성애도 성매매도 법으로 금지되는 나라이며 결혼을 앞둔 여성에게 순결 증명서를 요구하는 나라이면서도 세계 5위의 포르노그래피 소비국가인 모로코. 


  거리의 매춘부, 보모, 연극인, 종교, 학자 등 사회 각 분야를 구성하는 15인의 여성과 한 명의 남성을 인터뷰하며 아랍 국가 모로코에서 살아가며 여성의 욕망을, 성의 금기를 법으로 제제하는 시대를 살아가며 여자들에게 강요되는 처녀성, 처녀막, 순결 이면에 남자들은  혼전 성매매, 자유로운 연애를 하면서도 결혼할 때가 되면 순결한 여자를 원한다고 한다.   성별을 떠나 개개인의 인권을, 성에 대한 자유를 나라에서 관리한다는게 말이 되는 시대일까?  


  글을 읽으면서 도무지 어떻게 이해를 해야할지 막막하고 현기증이 일어 읽다 덮기를 수차례 했고, 다 읽고 나서도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할지에 대해 몇일을 고민했던 글이었다.  레일라 슬리마니가 만난 금기 속에 살아가는 여성들의 목소리는 다른 우리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이야기다.   모로코 여성들의 성에 관한 절실하고 생생한 목소리는 그녀들이 자신의 권리를 찾고 한 인격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시대를 살아갔으면 하는 바램을 갖게 된다.  



#섹스와거짓말 #레일라슬리마니 #arte

#여성학 #페미니즘



015p.

현존하는 법과 도덕에 따르면 모로코의 모든 미혼 여성은 처녀여야 하고, 모로코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젊은 남녀에게는 혼전 성관계가 금지되어 있다.  내연 관계도, 동성애도, 성매매도 존재할 수 없다.  모로코의 아이덴티티를 지키는 일에 신화에 가까운 믿음을 가진 극단 보수파에 따르면, 모로코는 유럽의 데카당스와 엘리트층의 자유주의로부터 지켜져야만 하는 매우 조신하고 고결한 나라다.



019p.

모로코와 같은 나라에서 교육이나 건강, 빈곤과의 투쟁이 개인의 자유보다 훨씬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성적 권리라는 것은 인간의 기본권이다.  성적 권리는 없어도 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은 하찮은 부속품과 같은 권리가 아니다. 성적 권리를 실행하고 자기 몸을 있는 그대로 표출하고 위험 없이, 기쁨의 원천인 채로, 모든 강제로부터 자유로운 채로 성생활을 누리는 것.  그것은 모두에게 보장되어야 할, 절대로 양도해서는 안 되는 근본적인 요구이자 권리인 것이다. 



034~035p.

처녀성이라는 것을 모로코와 아랍 세계가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주제다.  자유주의자든 아니든 종교가 있든 없든 우리는 이 강박에서 벗어날 수 없다.  모로코에서는 여전히 결혼을 앞둔 여자에게 '순결 증명서'를 요구하는 사람들이 있다. ...(중략)... 이상화되고 신화화된 처녀성이란 물론 여성들로 하여금 스스로 집에 갇힌 채 매 순간 자신을 경계하도록 하는 운명적 강제의 수단인 것이다.  처녀성은 사적 질서의 문제라기보다는 집단이 집착하는 도구가 되었다.  또한 그것은 매일같이 처녀막 재생을 시술하는 이들, 성관계가 있는 날 피를 흘리도록 해줄 가짜 처녀막을 만드는 연구소들에게 화수분을 안겼다.



064p.

여성들은 자기 몸에 대한 권리는 가져야 한다.


089p.

  섹스는 뜨거운 감자입니다.  모로코인들은 성적 판타지와 현실적 증오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어요.  세계 5위의 포르노그래피 소비자이면서 동시에 쉬지 않고 절제와 정숙을 외쳐대는 게 바로 모로코인들입니다. ...(중략)... 섹스, 그건 타자예요.  서구의 퇴폐주의. 모로코의, 무슬림들의 정체성은 미덕과 순결만을 강요하지요.  15세기에 에로틱한 책으로 서구를 충격에 빠뜨린 게 바로 우리 아랍이고 무슬림들이라는 걸 잊고 있어요. 성 과학을 발명한 게 바로 우리 민족이에요.  우리는 어쩌면 집단 건망증에라도 걸린 걸까요.


119p.

 모로코 남자들은 가랑이 사이에 악마를 끼고 있는 것 같아요.  하나 같이, 그리고 한결같이 이렇게 말하지요.  이게 다 여자들 잘못이라고.  그런데 문제는 말이죠.  남자들이에요.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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