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 달에 한 번은, 나를 위한 파인다이닝 - < 자연주의 셰프 샘킴의 이탤리언 소울푸드>의 개정판
샘 킴 지음, 강희갑 사진 / 벨라루나 / 2019년 1월
평점 :

요리 레시피를 모으는 게 취미 아닌 취미가 되었다. 사실 바로 만들어보기도 하지만, 정말 맛있다는 그 누군가의 레시피를 가지고 있으면 언제든 내가 마음만 먹으면 요리해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일단 차곡차곡 쌓아두고 본다. 요리책 또한 그렇다. 한식, 이탈리아, 샐러드, 디저트, 음료에 관한 책들을 책장 두 칸을 조금 넘게... 내어줄 정도로 고스란히 쌓아두고 있는 편이다. 무언가를 조리하려고 레시피를 찾는게 아니라 페이지를 넘기다 만들고 싶은 요리가 생기면 재료를 준비하는 편이다. 종류별로 구비된 요리책들은 꽤나 유용하게 종종 활용하고 있다.
언제부터일까? 직접 요리를 하지 않아도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하기도 했다. 매일 같이 가족을 위해 밥상을 차리는 엄마들은 이야기한다. '남이 해준 건 뭘 해줘도 다 맛있다!'라고, 5년 전 브런치 카페를 시작하면서 초창기엔 요리를 하고 커피를 만드는 게 재미있었다. 매일같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하루를 준비하고 마감하면서 다음날의 식재료를 준비하는 과정들도 새롭고 너무도 재미있었던 것 같다. 서울에서의 4년을 정리하고 새로운 지역으로 와서 약간의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밭이 생겼지만, 파를 심고, 배추를 심고, 방울토마토와 상추를 심으며 즐거워하는 건 엄마였다. 신기하지 않냐고... 씨를 뿌리고 물을 주었을 뿐인데 너무 잘 자라주고 있다고...
늘 요리를 하면서 0(zero) 포인트에 대한 나의 갈증이 이제는 조금은 풀려가는 듯합니다. 늘 거래처에 주문을 하거나 재래시장을 찾아 사게 되는 식재료는 물론 싱싱하고 향기로웠지만, 늘 나는 누가? 어디서? 어떻게?라는 궁금증을 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나의 작은 농장. 이제는 적어도 누가? 어디서? 어떻게?라는 의문점은 풀렸습니다. 내 요리의 모든 레시피의 출발점이 되어버린 나의 작은 놀이터, 농장! /p29
이탈리아요리가 어렵게 느껴지는 건 평소 익숙하지 않은 식재료들 때문이 아닐까? 요리사가 아니면 농부가 되지 않았을까? 라고 이야기하는 샘킴의 [한 달에 한 번은 나를 위한 파인다이닝]은 책에서 다루게 될 재료들 부터 시작된다. 요리화보집! 이라고 부르고 싶어질 정도로 아름다운 재료와 요리사진들은 이렇게 디테일을 살리지 못하더라도 한 번쯤! 나를 위한 요리를, 또는 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한 요리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되는 책. 69가지나 되는 화려한 이탤리언 파인다이닝 요리들 사이로 샘킴의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는건 보너스.
모든 사람의 입맛을 만족시키는 요리가 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그럴 때 저는 주저 없이 '진심이 담긴 요리'라고 말해요.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 담긴 진심은 모든 사람이 느낄 수 있다고 믿어요.
진심을 다해 만들었으니까요. 최고의 비결이죠.
자신이 하는 요리의 식재료부터 알고 싶어 직접 농사를 지어 식재료를 사용하는 샘킴. 그의 요리를 먹어보진 않았지만 요리의 기본인 식재료를 대하는 그의 마음만으로도 벌써 그 요리는 재료본연의 맛 그대로 '맛있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해준다. 자연주의 셰프 샘킴의 이탤리언 파인다이닝 레시피 69 가 담긴 [한 달에 한 번은 나를 위한 파인다이닝]은 식재료가 구비된 주방이 아닌 이상 바로 조리해 볼 수 있는 요리들은 아니다. 심지어 강희갑 사진가의 사진은 보는 이로 하여금 '이걸 만들어 볼수나 있을까?' 라는 약간의 두려움과 함께 앞서 소개된 재료들이 요리로 완성되어진 요리의 비주얼은 보는 즐거움을 선사해주기도 한다.
어느 유명 셰프를 인터뷰할 때 들은 얘기다. 그는 매일 만지는 식재료를 시작점부터 알고 싶은 마음에 허브, 토마토 등 간단한 작물은 직접 키운다고 했다. 씨앗을 뿌려 잎이 나고 커가는 과정을 보고 난 후 사용하니까 요리를 0에서부터 출발해 완성하는 기쁨이 있다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시장에서 사다가 쓸 땐 5부터 시작하는 거 같았단다. / #출판하는마음 (#은유 #제철소)
놀랍게도, 읽으려고 든 책의 서문에서 딱!!! 이 글을 읽게 되어 소개해본다. 요리하는 마음과 출판하는 마음이 이와 같을까...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며 접시 가득 담은 두근거림, 글과 사진에 만족 했다면 나를 위한 요리를 시작해볼 시간이다.
#한달에한번은나를위한파인다이닝 #샘킴 #강희갑 사진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