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니
톤 텔레헨 지음, 김소라 그림, 정유정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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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니  네 글자 단어에 문득 떠오르는 이들이 스쳐 지나간다.  바쁘다는 핑계로 안부조차 묻지 않고 살아가는 요즘.  전화통화를 하기엔 왠지 뻘쭘하고 몇 글자의 문장으로 안부를 묻기에도 좀 서먹하게 느껴진다.  sns에 가끔 올라오는 몇 장의 사진과 글 몇 줄을 읽으며 잘 지내고 있구나... 하고 좋아요, 하트를 누르고 무심코 글을 넘기게 된다.



  다람쥐는 우울했다.  바람은 그저 스쳐 지나갈 뿐, 반가운 편지 같은 건 전해 주지 않았다.  아무도 내 생각을 하지 않는구나.  다람쥐는 생각했다.  /p7

 

 외로운 다람쥐는 부엉이의 편지를 받고 행복해진다.   자신의 덩치가 거추장스러운 하마는 메뚜기에게 서로의 몸을 바꿔보자고 제안하지만 이내 서로의 불편함만 경험하고 다시 원래의 몸으로 만족스럽게 돌아간다.  생일 선물상자를 잘못 받아 슬픔을 선물 받은 사자, 절망에 빠진 큰 개미핥기에게 손길을 내미는 친구들의 에피소드로 이어지는 글은 간결한 문장과 파스텔톤의 아름답고 귀여운 그림으로 천천히 읽으며 스스로 만들어가는 행복의 의미와 오늘의 행복을 미루지 않기를 이야기하고 있다. 

  자신이 어디에 사는지 몰라 편지를 받지 못하는 거라고 생각한 고슴도치가 편지를 받기 위해 메세지를 바꾸는 과정은 내 마음을 들여다본 것 같아 흠칫, 놀라기도 했다.  누군가에게 존재감을 느끼고 싶지만, 직접적인 만남은 싫고 그냥 편지 한 통이면 족했다.  "네가 보고 싶은 건 아니야, 그래도 안부는 궁금해."   톤 텔레헨이 들려주는 다양한 동물 군상의 이야기는 우리의 삶과 다를 바 없게 느껴지기도 한다.  행복이란, 어쩌면 정말 가까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따스한 안부와 용기를 주는듯한 동화였다. 친구와 가족들에게 짧지만 의미있는 메세지를 보내는 나를 발견하게 되는 시간, 잘 지내니?



사랑하는 고슴도치야 안녕!  - 다람쥐가

더 이상 생각나는 말이 없었다.  사실 편지 같지도 않은 편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편지가 하나도 없는 것보다는 낫겠다 싶어, 자작나무 아래 이끼 속에 편지를 두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고슴도치가 편지를 발견했다.  편지를 읽자마자 눈물이 흘렀다.  "사랑하는 고슴도치"를 읽고 또 읽었다.  사랑하는 고슴도치, 사랑하는 고슴도치, 그래 나는 사랑하는 고슴도치야. 

/p35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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