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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잘 지내고 있어요 - 밤삼킨별의 at corner
밤삼킨별 지음 / MY(흐름출판) / 2018년 11월
평점 :

2014년 미래에서 기다릴게 이후 4년 만에 만나는 <난 잘 지내고 있어요.> 너무나 오랜만에 읽는 밤삼킨별님의 글은 때론 아프고, 포근했다. 힘들고 힘들었던 시기를 버티게 해주었던 글이라 그녀의 글은 내게 특별할 수밖에 없는데, 그래서 맹목적으로 좋아하는 걸지도... 동시대를 살아가는 동년배 작가의 글은 나와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보고 담은 글에 무작정 빠져들게 된다. 부엉이를 애정하고 개성있는 손글씨와 그녀만의 감성을 담긴 사진을 찍는...자신의 색깔을 확실하게 가지고 있는 그녀의 글과 사진을 너무나 애정 한다.
당신과 나의 거리
나이가 많아질수록 특별함과 새로움은 사라진다.
경험치가 알려주는 예측은
서로를 위한 거리와 경계를 만들고 수위를 조절하게 한다.
하지만 가끔 그 조절을 힘들게 하는 사람을 만나면
그로 인해 내 인생의 숨통이 좀 더 트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p65
<난 잘 지내고 있어요> 이 책엔 평범한 사진, 이야기로 가득한 글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평범한 사진도, 일상도 스쳐보내지 않고 밤삼킨별만의 감성으로 솔직하지만 지나치지 않게 조용히 이야기한다. 단어와 문장의 조합인데, 그녀의 글을 읽다 보면 아프기도, 차분해지기도 하지만 설레기도 한다. 문장 사이 만나는 사진은 이 타이밍에 이런 사진이라니!! 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이번 책은 독특하게도 절반씩 앞, 뒤표지에서 시작하는 양쪽 읽기 도서이다. 앞표지를 열면 봄, 여름, 가을 '사진에세이'가 뒤표지를 열면 겨울 '감성 에세이'를 읽을 수 있다.
어른이 되어갈수록 '괜찮다' 혹은 '잘 지낸다'는 생래적 거짓말을 한다. 잘 지낸다는 단단하고 따뜻한 말이 단지 말만 그렇지, 실은 그렇지 못한 어른들의 거짓말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잘 지내지 못하는 상황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감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극복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지냈기 때문이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잘 지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닐 텐데 '행복'하기 위해 '불행'을 병처럼 여기고, 병을 고치려는 노력 대신 감추려 애를 썼기 때문이다. /p5
마침 이 책을 읽는 동안 첫눈이 내렸다. 왠지 겨울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겨울 감성에세이 부분을 읽고 있었기 때문일까? 그녀의 글을 읽을 때면 막 시작되는 봄이나, 눈으로 온 세상이 하얀 겨울을 생각하게 된다. 아마도 그런 기분을 글을 읽으며 많이 느꼈기 때문일까? 읽었던 문장을 읽고 또 읽으며 '당신도 잘 지내고 있었군요.' 대답하며 '나도 잘 지내고 있어요.' 하고 속삭이게 되는 글이었다. 문득 이 책을 들고 훌쩍 눈이 많이 오는, 러브레터의 배경인 '북해도'에 가고 싶어졌다. 이 책을 들고 떠날 그날이 올까? 그때까지 잘 지낼께요, 당신도 잘 지내길....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