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지만, 오늘은 내 인생이 먼저예요
이진이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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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이 넘으면 어른이 되고

서른 살이 넘으면 삶의 방향을 잡고

마흔 살이 넘으면 삶이 뭐냐고 묻는 누군가에게

술술 대답할 수 있는 베테랑이 되어 있을 줄 알았어.

근데 사는 게 하나도 익숙해지지 않는 거야.


나는...어떤 사람이야? / 프롤로그



나이가 들어가면 저절로 어른도 되고 생각도 깊어지고, 삶의 방향이나 생활도 안정감 있게 자리 잡혀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동경했던 그 나이 즈음이 되었는데도, 나이만 먹었을 뿐 난 나이만 먹은 어른이 되어버린 것 같다.   저마다의 삶이 다 다른데 '이 나이 즈음이면...'이라는 기준이 애매하기도 하지만 사회 분위기 상이라는 게 있다.  상대방에게 불편한 이야기를 꼭 말로 해서 확인하려고 하는 어른이 되지 말아야지 했는데 책을 읽다 보면 '난 아닌데!'라고 단언하기엔 우물쭈물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출간부터 관심을 갖고 있었던 이진이 작가의 신간 <미안하지만, 오늘은 내 인생이 먼저예요>을 읽어본다.



1장 사는 게 숙제 같았던 날들

2장 다 극복하고 살 수는 없었지만

3장 흐르는 강물처럼 살아보기로 했다

4장 그러니까, 이제 괜찮아진 것 같아


책의 목차를 찬찬히 보게 된다.  '넌 할 수 있어', '열심히 살아' 같이 힘주어 이야기하는 글이 아니라 마음이 놓인다.  내 마음에 들어갔다 나왔을까?   삶에 대한 진지함도 좋지만 때론 조금 풀어진 채로 이야기하고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세상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나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 수 있을까?  세상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게 살고 싶다고 생각은 해도, 은연중 꽤 많은 의식을 하며 힘을 주고 살아가고 있다.   제일 마음이 갔던 글들은 대인관계에 관한 글이었다, 소심한 성격 탓에 쉽게 친해지기도 어려운 성격이지만 한 번 친해지면 모든 걸 뒤집어 내놓을 만큼 헌신(?)하는 스타일이고 그로 인해 속앓이를 하며 왠지 모두 내 탓인 것만 같아 자신을 힘들게 하는 스타일이었나 보다.  심리 관련 도서와 에세이들을 읽으며 그랬었구나,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읽고 있는데 덕분에 그 시간들이 상처인 걸 알았고 '적당한 거리'를 '놓아야 할 관계'를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열심히 살아라!' 

그렇게 외치는 책들을 보고 열심히 살았는데

요즘은 또 세상 신경 쓰지 말고 '나대로 쿨하게 살라'고들 해.

그런데 나는 쿨하지도 않고 신경도 많이 쓰고 예민하기만 하고

무엇보다 이게 고쳐질 것 같지도 않아. /p112 

​모든 일을 '제대로'할 필요는 없다.

'제대로'하고 싶은 것을 찾을 때까지는

지치지 않도록 '즐기는' 것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p200

글을 읽으며 많이 아팠다.  지난 시간들이 떠올라 아팠고, 그때 의연하지 못했던 내 모습에 또 아팠다.  다 읽고도 손에서 놓지 못하고 3~4번은 읽어보았다.  이진이 작가의 글도 좋아하지만 작가님의 그림을 너무나 좋아하는 터라 이전 작인 <어른인 척>도 가끔 꺼내보곤 했는데, 한동안 <미안하지만, 오늘은 내 인생이 먼저예요>를 손에서 놓지 못할 것 같다.  "이래야, 해, 저래야 해, 잘해야 해" 말고 그냥 나답게 그렇게 살아보기로 하자.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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