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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다르게 살아도 괜찮아
박철우 지음 / 다연 / 2018년 10월
평점 :

대학가에서 카페를 운영했던 4년간, 많은 이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들었고 때론 작게나마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현재에 대한 불만, 미래에 대한 두려움, 현재에도 충실하지 못하고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이도 저도 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청춘들도 꽤 많다고 느꼈었는데... 학생들의 이야기 중 가장 큰 고민은 '지금의 전공이 과연 사회생활에서 써먹을 수 있을 것인가?'라는 생각. 비싼 학비에 학자금 대출까지 받아 가며 공부하지만 학교를 졸업시즌이 다가오면 '취준생'이 되어 더 치열하게 공부하고 스펙을 쌓아가며 수 십 군데의 회사에 이력서를 제출하다가 취업을 포기하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거나 아예 다른 길을 찾는 이들도 봐왔다.
고3 대부분은 수능 성적에 맞춰 전공을 선택하지, 적성을 고려해서 선택하지 않아요. 그런 전공이 앞으로 40년 이상 일해야 할 내 직업과 연관성이 있을 리 만무하잖아요. 후회하진 말아요. 대학교 전공은 열 아홉 살의 내가 선택했던 것일 뿐, 스물여섯 살의 내가 하고 싶은 게 있으면 그걸 하면 돼요. 사회가 정해놓은 틀에 기죽어서 졸업한 뒤 전공을 억지로 살려야 한다면 우리의 20대가 너무 불쌍하잖아요. 고정관념이란 한 끗 차이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좁힐 수 없는 끝이 돼버리기도 합니다. /p75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노력이 아니라, 나를 만족시키기 위한 노력이었으면 좋겠어요. 그걸 자존감이라고 불러요. 글로 쓰려니 어감이 좀 이상하지만 '개썅 마이웨이'라는 말, 참 속 깊은 표현인 것 같아요. 이 말이 너무 세면 '그래서 뭐!' 정도로 바꿀게요.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말입니다. /p103~104
이 십여 년쯤 전, 낮엔 회사를 다니며 2년제 야간대학을 '전산정보처리학'이라는 과목으로 졸업했다. 그 당시 작은 사무실의 경리일을 보면서 학교를 다니며 컴퓨터 관련 프로그래밍언어를 배우고 교양과목들을 이수하면서 '이건 나랑 맞지 않는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중간에 진로를 바꾼다고 뭐가 달라질까?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당시 IMF 여파로 취직이 힘든 때기이도 했는데, 졸업하기도 전에 대형 증권사에 취업이 결정되어 이직을 하면서 새로운 일을 배워가기 시작했다. 증권사에 취업을 하긴 했지만 뭐하는 곳인지도 모르고 취업해서 배워나갔고 지점에서 일한 지 6개월 만에 본사 비서실로 발령이 나서 업무의 분야갸 또 바뀌는 계기가 되었고 그렇게 비서실에서 7년간 일을 하고 퇴직해서 잠시 휴식기간을 가지며 부모님이 하시던 식당을 1년간 운영하기도 했다. 인생의 과도기? 힘든 시기에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하면서 책과 카페를 평생 업으로 삼으면 좋겠다...라는 막연한 생각에 바리스타 과정을 이수하고 국내 커피 프렌차이즈매장 창업 멤버로 일하기도 했으며, 이런저런 경력을 쌓다가 5년전부터 현재는 브런치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또 다른 일들을 시도해보고 싶어 매일 생각하고 꿈을 꾸고 있기도 하다.
물론 모든 인연을 장기적인 관계로 반드시 발전시키려는 노력도 부질없는 짓인 거 같아요. 다만, 얼굴을 마주하는 사람에게 먼저 웃어줬으면 좋겠어요. 그럼 훗날 인연으로 덕을 봤음 봤지, 손해 보진 않을 것 같아요./p164
혹자는 꿈이 확고해서 그 꿈을 이루는 목표로 살아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확고함이 있다는 건 정말 부러운 일이지만,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해보고 싶은 걸 해볼 수 있다는 것에 더 많은 가능성을 두고 싶다. 저자도 그래왔던 게 아닐까? 흔들리면서, 자신과 같은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야기하면서 남긴 글은 어린 나이에 자신이 선택한 진로에 대해 너무 큰 부담을 갖지 말고 생각하고 도전해보길 권하고 있는 게 아닐까? 사실 겁이 난다. 내가 이걸 포기하면 또 무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 것이다. 해도 후회, 하지 않아도 후회라면 해보는 게 낫지 않을까? 경험은 남을 테니 말이다. 미래는 불투명하지만, 꿈꾸고 실천하는 미래는 시도하지 않는 자보다 밝을지도 모른다.
한 사람에게 주어진
두려움의 총량은 모두 같습니다.
단지 사는 동안
얼마만큼 빠르게 없애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질 뿐입니다. /p226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