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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워지는 것도 사랑입니까
황경신 지음, 김원 사진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9월
평점 :

월간 PAPER의 반가운 황경신 작가, 사진작가 김원의 사진이 만나 영혼을 위로하는 시, '영혼시'로 출간된 <지워지는 것도 사랑입니까> 페이지를 넘기며 읽다 보면 과거 기억 한 조각들이 아련하게 떠오르게 하는 글을 만나게 된다. 사진 위에 스며들듯 쓰인 글들을 읽기 전에 책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어 사진들을 넘겨보았다. 계절을 넘나드는 사진들은 시간이 흘러도 사진으로 남은 지난 시간들을 담고 있는 것 같아 천천히 넘겨보게 된다. 황경신 작가님의 글을 오랜만에 읽으며 때론 그 시절 아파했던 모습들이 떠오르기도 했고 글귀들이 좋아 노트에 따로 옮겨 적어 두기도 했다.
<지워지는 것도 사랑입니까>의 영혼시가 선물하는 추억들은 다시 꺼내보는 옛이야기를 곱씹는 것처럼 때론 쓰리고 아프기도 하지만 그렇게 지나온 세월들을 오롯이 바라보아도 아프지 않을 나이가 되었다. 작가의 오래된 글들을 하나하나 꺼내어 추억처럼 담은 이 책의 글들은 읽다 보면 어? 하고 반가운 글도 있을 것이다. 영혼을 위로하는 글, 아름다운 문장과 감성적인 사진의 조합은 따뜻하고, 시리고, 아리기도 하고 먹먹하게도 다가온다.
내 마음에도 계절이 있어
바람 불면 쓸쓸한 잎을 떨어뜨리고
작은 오솔길 따라 걸어간
오래전 누군가를 그리워하기도 하지
단단한 공처럼 차가운 공기
여린 호흡을 얼어붙게 하는 한밤의 서리
그리워도 그리워도 여름은 지나갔으니
이제 침묵 같은 기다림만 남았는데
그대가 내 마음에 남긴 이 길도
언젠가는 바람에 흩어지겠지
공중을 헤매는 쓸쓸한 잎들도
가을 가면 흔적 없이 사라지겠지
- 여름은 지나갔으니
흐려지는 것도 추억입니까
지워지는 것도 사랑입니까
날아가는 것도 꿈입니까
잡을 수 없는 것도 삶의 흔적입니까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