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정원
닷 허치슨 지음, 김옥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도심 거대한 정원의 폭팔사고,  그곳에서 발견된 등에 화려한 나비문신을 한 여자들과 피해자인지 가해자인지 알수 없는 리더로 보이는 여자 ‘마야’의 진술로 밝혀지는 나비정원의 정체, 아름다운 지옥같은 정원에서 살아남은 소녀마야와 FBI특별수사관 빅터의 인터뷰형식의 글은 비틀어진 여정을 안내하는 소녀의 플래시백은 그녀가 피해자인지 가해자인지 의심하게 하고 그 과정에서 밝혀지는 진실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한다. 



정원사는 우리를 처음 만났을 때 아름다운 건 수명이 짧다고 했어요.  정원사는 그걸 확신했어요.  그래서 자기 나비를 영원히 아름답게 만들려고 애쓴 거예요.  /p107

정원사는 그럴 시간을 제일 좋아하는 것 같았어요.  밤마다 빨간 불빛이 곳곳에서 껌뻑거리는 걸 보면 카메라를 곳곳에 설치한 게 분명한데도, 우리가 게임을 할 때마다, 정원으로 들어와서 폭포수 옆 바위에 올라, 자신이 꿈꾸던 건 바로 그런 거라고 여기는 듯, 얼굴에 다정한 미소를 한껏 머금으며 지켜보았아요.  /p127~128


자신이 가진 부와 특권으로 인간으로서 누릴수 있는 최고의 쾌락을 누리려 했던 남자.  그에게 영문도 모른채 납치되어 그가 만든 정원에서 성노예가 되었다가 21살이 되면 사라진다.  사라지거나 죽는 소녀들 만큼 새로 나타나는 소녀들,  나비정원 안에서 만큼은 원하는 것을 모두 제공하지만 철저히 정원사의 통제하에 있어야만 하는 소녀들은 ‘죽음’ 이라는 공포아래 자신들이 살아가는 삶을 받아들이게 한다.   마야의 진술이 평이하게 대화를 하는것처럼 진행되어 정원사의 이미지도 잔인하고 야비한 이미지가 아닌,  부유한 동네의 인상좋은 아저씨 정도로 느껴지게 한다.  자신이 하는일을 말도 안되는 이론으로 정당화 하면서, 자신의 정원에 잡아온 나비들은 자신의 것이라 생각한다.   정원사의 큰아들 ‘애버리’는 자신의 아버지보다 더한 사이코패스로 아버지와 납치해온 여자들을 공유하며 괴롭히는걸 쾌락으로 즐긴다.  사랑과 죽음의 공포로 정원의 질서를 유지시켜왔던 정원에 둘째아들인 데스먼드가 등장하며 마야는 그를 통해 세상밖으로의 탈출에 대한 기대를 하게 된다.




새 여자애가 손을 덜덜 떨어서 나는 그 손을 꼭 잡아주었어요.  정원은 폭포수 안쪽 덩굴만 빼면 늘 따뜻한 터라, 여자애가 떠는 건 추위가 아니라 충격 때문이 분명하거든요. 

"여기도 사람 사는 세상이야.  끔찍도 하고 어리둥절도 하고 지랄맞게도 불공평도 하지만, 그래도 사람 사는 세상이야.  우리는 어떤 남자한테 억지로 초대 당한 손님으로 여기에 살아.  그 남자는 너랑 말동무도 하고 아주 가끔 섹스도 하지, 어떨 때는 아들이 찾아오기도 해.  이제 너는 그 사람들 소유니, 그 사람들은 너한테 무어든 원하는대로 할 거야, 네 등에 자기네 소유라는 표시도 하고.  여기엔 우리 같은 여자애가 많아.  각자 서로를 도우려 애쓰지만, 여기에서 빠져나가는 방법은 죽는 것밖에 없으니, 이제 너도 우리처럼 사는 게 죽는 것보다 좋은지 나쁜지 결정해야 할 거야."  /p160


아름다움과 사랑에 대한 비뚤어진 집착을 그토록 오랜세월 동안 들키지 않고 자신만의 비밀정원을 가꿔왔다는 설정이 참으로 끔찍했다.  자신도 가정을 이루고 아들들이 있는 아버지 이면서 사람의 인권과 생명을 이토록 하찮게 여길수 있다니, 게다가 납치해온 아이들도 자신이 만들어놓은 환경에 적응하며 행복해하고 자신을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는 마야의 진술은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려는 정원사의 행동은 진정한 사이코패스는 이런것인가? 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죽어서도 벗어날 수 없는 정원의 나비가 된 소녀들.  소설의 세밀한 감정선과 놓을수 없는 긴장감의 연속인 <나비정원>  2019년 영화화 예정된 작품이기도 한데, 자극적인 요소만을 내세우기도 충분한 이야기지만,  글로 읽고 느낀 것처럼 세밀한 감정선까지 표현해 줄 수 있을까?  꼭, 소설로 읽어보시길 추천하고 싶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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