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무사 - 조금씩, 다르게, 살아가기
요조 (Yozoh) 지음 / 북노마드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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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직업인 가수, 그리고 책방을 운영중인 요조(신수진)는 자신의 책방을 일기처럼 조근조근 이야기해주고 있다.  사실 인지도가 있는 엔터테이너들이 직접 책방을 운영하며 책과 소통하는 시도를 종종 접하게 되기도 한다.  <책방무사>의 소식은 sns를 통해 종종 접하고 있어 알고 있었지만, 책으로 읽는 그녀의 이야기들은 지나온 시간들이 녹록지만은 않았음을 조금 짐작할 뿐이다.



‘멈출까?’라는 질문 앞에서 다들 무력하다.   지금 다니는 직장을, 지금 만나는 사람을, 지금 꾸고 있는 꿈을, 지금의 삶을 끝내버릴까 하다가도 ‘말도 안 되지’라고 돌아서게 만드는 질문.  역설적으로 다시 힘을 내게도 하는 질문. 시작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우리는 강요받는다. 딱 그만큼 우리는 그만두는 것에도 두려워하지 않을 용기가 필요하다. /p45


책에 애정이 있는 사람들은 한 번쯤 꿈꿔봤을 것이다.  카페나 서점, 책방을 운영해보고 싶다는 꿈.  실제로 그 꿈을 이뤄보겠다고 카페를 운영하고 있지만 자영업은 언제나 녹록지 않다.  어찌 보면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힘들어짐을 체감 중이라고 할까?  특히 '진상 손님'챕터는 완전히 공감했던 건, 경우도 예의도 없는 사람들이 어딜 가나 꼭 있기 때문이다!  조금씩이라도 기록했던 공간은 때론 사람, 책, 고양이, 동네 할머니 등 다양한 이야깃거리로 전환되기도 하면서 소박한 책방의 일상을 엿보는듯하다.  부러 꾸미지 않은 공간에 자신이 소개하고 싶은 책들을 고르고 진열하고 손님을 맞이하는 과정은 책에 대한 애정이 없다면 몇 년 씩 꾸준히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읽은 것에 대해 말이 없다. 책을 읽는 즐거움을, 우리는 누구에게도 드러내고 싶지 않은 자신만의 느낌으로 간직하고자 한다. 그것은 책에서 그다지 화젯거리가 될 만한 내용을 찾지 못해서일 수도 있지만.  자신의 느낌을 발설하기 전에 시간을 두고 설익은 생각을 가다듬으며 농익도록 뜸을 들이느라 그럴 수도 있다. 그런 순간의 침묵은 우리 내면의 풍경을 드러낸다. (중략). 책을 읽었으되 우리는 말이 없다. 책을 읽었기 때문에 말이 없는 것이다. 설사 생각지도 못한 감시병이 튀어나와 “어때? 재미있어? 이해가 되니? 뭘 느꼈는지 얘기해봐!”라고 심문을 일삼는다 한들 우리에게서 답변을 끌어낼 수는 없을 것이다. - #다니엘페나크 #소설처럼 중에서 /p114

책을 읽는 것은 중요하다.  정말 아름다운 일도 맞다.
그러나 자신이 책을 많이 읽으므로 남들보다 나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어서 빨리 그 생각으로 부터 멀리 달아나야 한다. 그건 틀렸다. 책은 인생의 유일한 묘약은 아니다.   책을 많이 읽는 한심한 바보 멍청이들도 되게 많다 (나도 그런 사람인것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책은 좋은 것이다.  독서는 나를 더 나은 사람이 되게 하고 아름답게 한다.
그것만 조용히 혼자 알고 있으면 된다./p174~175 #구린생각


가끔 자신의 상황에 맞는 책을 추천해 달라는 사람, 인생의 책이 무엇이냐는 사람, 고전을 왜 읽지 않는지, 편향적인 독서를 하는것 같은데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오는 사람들이 있다.  예전엔 질문 하나하나에 심각하게 고심하고 몇 번을 생각해서 신중하게 대답했었는데,  꽤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무례하다고 생각되는 질문엔 답을 하지 않는다.  그 사람들도 궂이 답을 듣겠다고 던지는 대답이 아님을 알게 된 것도 얼마 되지 않은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각자의 스타일이 다르고 취향도 다르며 좋아하는 분야도 각자 다 다르다.  개인적인 취향은 여행서, 에세이,  소설등 책을 좀 읽는다 하는 이들이 본다면 가벼운 책이 아니냐? 라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책을 읽는 개인의 취향까지 부러 참견하는 이들의 심사가 더 궁금할 뿐이다.



"왜 독서가 취미예요?"

'게을러서'라고 대답했다. "게으른 사람에게 적격이에요.  그냥 자기가 가장 편안한 자세를 취한 다음에 책을 펴고 눈알만 굴리면 됩니다."  간단하게 눈알만 굴리며 영위해온 게으른 사람의 독서라는 취미.  (중략)  다른 모든 사람들이 그렇듯이 나도 대학을 졸업하고 정신이 없었다.  무슨 일을 하면 해서 바쁘고 안 하면 안 해서 바쁜.  이상하게 어떻게든 바쁜 하루가 됐다.  그러면서 독서는 점점 시간을 때우는 개념이 아니라 쪼개서 해야 하는 일이 되었다.  버스나 지하철 안, 자기 전 시간을 틈틈이 내서 독서를 해야 했다.  사실 여건이 되지 않는데 굳이 고생스럽게 책을 펼쳐야 할 이유는 없었다.  책과 관련된 일을 하는 것도 아니었고, 책을 읽지 않는다고 뭐라고 하는 사람도 없었다.  그런데도 나는 기어이 책을 읽었다.  아니, 사실 읽지 않고 들고만 다닌 날들이 많았을지도 모르겠다.  읽지 않더라도 가방에는 무조건 책이 있어야만 했다.  왜냐하면 그즈음 나에게 삶의 만족도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결정적인 역할을 독서 행위가 맡았기 때문이었다. /p205~207 #취미는독서

가볍게 읽으려고 들었다가 이내 그녀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서울에 있을때 한 번쯤 가볼걸 왜 생각만하고 가보진 못했을까, 하는 아쉬운 생각도 들었다.  제주도에 자리잡은 <무사>가 오래오래 삶의 안부를 전하기도 하고 물어주기도 하며 자리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그녀의 글을 읽으며 ‘위로’를 얻게되었다.  '무사’라는 단어에 깊은 애정이 생겼다.  얼마난 많은 책을 읽고 옮겨적어야 이런 글을 쓸 수 있게되는 걸까? 이렇게 좋은 글을, 따스한 위로가 되는 글을 읽을 수 있어 감사했다.  뜨겁고 뜨거운 여름 ‘무사’한 여름을 보내길,  연일되는 폭염에 지치는 마음을 잠시 쉬어갔던 <오늘도, 무사> 늘 무사하세요~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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