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네모가 너무 많아
엄남미 지음 / 책들의정원 / 201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지구는 둥글다.  둥근 지구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네 생활엔 네모난 세상이 많다.  사람들의 시선이 네모이고 사물이 거의 다 네모났으며 사각형의 모서리로 콕콕 아들의 마음을 찌르는 그런 말들이 네모나다.  세상 사람들과 현자들은 둥그렇게 사는 것이 좋다고 한다.  정작 세상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둥글게 살기에 위험한 곳이 많다.   이 모든 일상을 겪으면서 생각한 것은 세상은 그렇게 약자에 대해 호의적인 것만은 아니란 것이다.  네모가 더 많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둥글게 살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p94


둘째 아들이 다섯 살 때 5톤 재활용 트럭에 두 번 깔리는 큰 교통사고를 당했고 사고 이후 아이는 더 이상 걸을 수가 없어 휠체어를 타고 다니게 됐다.  남들과 다른 모습에 주목을 받게 된 삶을 살아가게 된 아이와 가족의 삶.  아들을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은 때론 호기심이고 때론 불편해하거나 따뜻하고 연민 어린 시선도 있었다.  우린 가끔 잊고 살아간다.  우리 주변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꽤 많아 살아가고 있지만 눈에 띄지 않는 건 그들이 세상 밖으로 잘 나오려 하지 않기 때문인 게 아닐까?  '조금 다를 뿐이지 이상한 것이 아니니까 있는 그대로의 모든 사람들을 받아들이자.'  저자는 이렇게 생각하면서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고 한다.



장애는 생활하는 데 분명 불편한 점이 있긴 하다.  하지만 장애가 있다고 해서 삶이 불행한 것은 아니다.  마음이나 신체에 자애가 있는 건 보이지 않게 우리의 마음속에서만 불편하게 한다.  그 마음이란 사람들의 시선과 몸짓으로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장애가 있다고 해서 마음이 행복하지 않은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더 감사하는 마음이 생긴다.  가지고 있지 않은 것에 대해 집착하지 않고 삶을 더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게 된다.  /p100

교통사고를 대하는 자세도 세상에 따뜻한 사람들이 더 많은 것에 초점을 맞춘다면 불행이 아니라 그것은 하나의 또 다른 축복이다.  죽지 않고 아들이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한다.  다시 보통 사람, 보통 아들, 보통 엄마의 생명이 불어넣어졌으므로 이 보통의 삶을 열심히 살아야만 한다.  우리보다 더 극한 고통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우리는 이 멋진 삶을 감사하며 살아내야 한다.  /p176~177


어린 나이에 사고를 당했던 재혁이의 삶이 책 한 권으로 읽는다고 일정 부분이나마 이해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렇게 글로 집필하기까지 엄마와 가족들, 그리고 사고를 당했던 당사자인 재혁이는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세상으로부터의 시선에 담담해지기 까지 얼마나 노력했을까?  지나온 시간들과 현재의 시간을 이야기하는 저자의 글은 때론 담담하다가 울컥 치고 올라와서 잠시 멈추었다 읽기도 했다.  사고 당시 또래의 조카들이 있어서 그런지 더 깊이 와닿는 이야기였고, 장애란 언제 어디서든 닥칠 수 있으며 그들과 나는 틀리지 않고 다른 것이라고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글이었다.  초등학생인 조카와 함께 읽어도 좋은 글일 것 같아 다시 한 번 읽을 예정인 세상에는 네모가 너무 많아.  편견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장애우들의 휠체어가 조금 더 동글동글 굴러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던 글이었다. 



아들은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하반신 마비에다 마음껏 밖에서 활보하며 다닐 수 없는데도 아들은 매 순간 행복을 선택한다.  부모가 특히 내가 아들의 불완전함을 이해하고 다쳤을 때부터 공감해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 생각한다.  세상에는 완벽한 사람이 없다.  서로 불완전함을 채워주기 위해 이 세상에 왔는지도 모른다.  세상의 불완전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매 순간 행복을 선택하기 위해 이해하고 공감하려 한다면 이곳은 좀 더 나은 동그라미 세상이 될 것이다. /p270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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