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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문도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 시공사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만화에서는 가끔 트레이드 마크처럼 반복 사용되는 대사나 내레이션이 있다. <세일러 문>에서 주인공인 세라(우사기)가 적과 맞서싸울때면 어김없이 외쳐대는 '정의의 이름으로 널 용서하지 않겠어!'라던가 <아르미안의 네딸들>에서 사용되는 '인생은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그 의미를 갖는다'같은 경우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는 우리에게는 추리 만화로 잘 알려진 <소년탐정 김전일>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주인공인 김전일(긴다이치 하지메)이 늘상 외쳐대는 '할아버지의 이름을 걸고...!'가 바로 그것이다. 대관절 그 할아버지가 얼마나 대단하관데 그렇게도 이름을 걸어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름만 언급해도 슬며시 태도가 바뀌는 주위 사람들이라던지 김전일의 말투를 미루어보아 '그 세계에서는 꽤나 유명한 명탐정'일 꺼라는 짐작만 할 뿐이었다.

그 대단한 김전일의 할아버지인 '긴다이치 코스케'가 활약한다는 <옥문도>
추리소설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출간되자 마자 상당한 이슈가 되었고,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소년탐정 김전일>을 본 사람들이라면 그의 할아버지가 나온다는 이 소설에 한번쯤 눈을 돌리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하물며 역대 추리소설 1위(문예춘추)라는 타이틀을 떡-하니 달고 출간되었으니...이제는 의무적으로 봐줘야 할 것 같은 느낌.

평소라면 서점에서 판형이라던지 디자인, 대략의 내용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내가 그저 광고문구와 리뷰 몇 편만 보고 바로 주문을 하다니..; 좀처럼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우부메의 여름>이후, 일본 추리/미스터리 소설에 매력을 느끼고 있던 찰나, 이 소설의 출간 소식은 앞,뒤 잴 것없이 주문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결과적으로 아주 만족스러웠으니 탁월한 선택!

때는 소화 21년(1946년), 전우의 유언으로 '옥문도獄門島'에 가게되는 긴다이치 코스케가 등장하는 장면부터 시작된다. (아, 물론 그 전에 옥문도에 대한 길다면 긴 설명이 나오는데 한자를 봐도 느껴지는 이 꺼림칙한 섬 이름에 대한 유래라던지 전설 뭐 그런 것들이다.) '섬'이란 무릇 사방이 물로 둘러싸인 육지로, 환경에 제약을 많이 받아 다분히 배타적인데다 결속력이 강하다. 이것은 공간의 폐쇄성과 더불어 외부인이 보기에는 무서울 정도의 것이다. 이런 섬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면... 더욱이 죽은자가 묘한 방식으로 살해되었다면 느껴지는 공포심이나 음산함은 배가 된다. (물론 추리/미스터리 소설 속 장치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이겠지만.)

<옥문도>는 여타 유럽이나 미국의 그것과는 느낌이 판이하게 틀린 소설이다. 굳이 설명하자면 섬 나라 특유의 기질이랄까... 일본에서만 형성된 독특한 인습과 전통적 가치가 사건 발생의 중요한 매개체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그 특수성은 우리나라의 경우 '전설의 고향'같은 것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데, 한恨으로 응축된 망자의 집념이 무형의 형태로 나타나 죽음을 불러일으키는 것과 유사하다. 차이점이라면 일본은 죽은 자보다 산 자의 집념이 더 무섭게 작용한달까?(물론 그것도 어쩌면 죽은 자가 그렇게 만들었을지도 모르지만.) 이런것도 동양의 신비함(?)이라고 한다면 좀 억지스럽고 무섭긴 하지만 확실히 서양 쪽 시각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사실, 스토리 참신함은 기대했던 것 만큼은 아니다. 사건 진행방식과 트릭, 해결하는 과정은 <소년탐정 김전일>의 팬이라면 진부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러나 그것은 작품이 발표된 시기를 감안한다면 실망보다는 놀라워 해야할 것들일지도 모른다.(그저 번역본이 늦게 출간된게 아쉬울뿐.) 대신 만화와는 다르게(아니, 만화에서는 보여줄 수 없는) 고급스러움이 있다. 일본의 역사와 그 속에서 형성된 전통, 독특한 섬 문화와 신앙, '하이쿠'라는 특유의 문학장르는 스토리의 진부함을 커버하고도 남으며, 오히려 품위를 더해주기까지 한다. 일본쪽 사정에 어두운 사람이라면 이런것들이 작품을 이해하는 걸림돌이 될지도 모르나 그건 걱정마시라. 친절하게 설명된 각주가 있으니 차분하게 읽기만 한다면야 오히려 지식창고에 저장할 것들이 늘어나는 셈이니 일석이조다. 다만, 각주가 나오는 빈도가 제법 잦아서 읽다가 맥이 끊기는 걸 감안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뭐 이것도 중반을 넘어가면 나아지니 염려할 것 없고... (나의 경우, 전공탓에 싫든 좋든 일본의 역사와 문화, 문학을 배웠던 것이 소설 이해에 큰 도움이 되었다. 수업시간엔 그리도 싫던 것이 뜻하지 않게 접하게 되니 감회가 새롭달까? 반갑기까지 하다. ^^)

번역은 만족스러운 편이다. (일본색이 짙은 탓에 번역하기 여간 까다롭지 않았을 이 소설을 이 정도로 번역해내는 것은 아무나 하는 일은 아니지...) 물론 가끔 매끄럽지 못한 것이 눈에 띄고, 도저히 한국말로 고칠 수 없는 것들은 일본어를 그대로 옮겨오면서 까지 직역을 했으니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정도야 눈감아 줄 수 있다. 그러나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본어를 전혀모르는 사람이라면 이해하지 못할 부분이 간혹 있기에 그것이 아쉽다면 아쉬운 점이다.

아, 책을 읽기전에 가장 궁금했던 '긴다이치 코스케가 사건을 해결하는 실력'은 역시 예상했던 대로였다. 김전일이 걸핏하면 할아버지의 이름을 거는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나 할까... 다만 생각했던 이미지가 아니어서 조금 놀랬다. 샤프한 외모에 냉철하고 야무진 성격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와는 반대로 덥수록한 스타일에 긴장하면 말을 더듬고, 머리를 긁을때면 비듬이 우수수 떨어진다. 김전일이 자신의 능력을 잘 아는 능글능글하고, 뺀질이 같은 타입이라면 긴다이치 코스케는 똑똑하긴 하지만 어수룩한 시골청년 같은 타입? 뭐, 하여간 내 느낌은 그렇다. 앞으로 요코미조 세이시의 작품이 계속 번역되어 긴다이치 코스케의 활약상을 더 많이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원서를 구해봐도 되지만 그러기엔 난 너무 게으른 아이..;;;)

덧) 1. 단서가 되는 3개의 '하이쿠'가 나올때 원문도 같이 실어주었으면 좋았을텐데...; (속담같은 것들은 잘도 원문과 함께 실었는데 왜 그 3개의 '하이쿠'만 원문을 안 실은거지? -_-; 왜?)

2. 책을 다 읽고 책장 구석에 쳐박아 두었던 '일본 역사'와 '일본 문학사'책을 뒤적뒤적 해 본다. <옥문도>에서 언급되는 문학가들과 역사적 인물들에 관한 내용을 한번 읽어본다. 확실히 수업시간에 억지로 머릿속에 입력하려 애 쓸때보다 훨씬 쉽게 기억된다. 에이~ 조금만 더 일찍 출간 될 것이지. 그러면 시험볼 때 더 좋은 점수 받았을지도 모르는데...아쉽다! (과연-)

3. 처음 책을 받았을때는 하드커버 양장본도 아닌것이 만원이나 한다며 '너무 비싸잖아!'라고 신경질 냈었는데, 읽다보니 손에 딱 잡히는 크기와 질감, 두께가 너무나도 마음에 들어버려 '만원 값 하는군!'하며 납득하는 나! 동생은 책을 보더니 "디스커버리 같애!"라고 했다. 생각해보니 출판사가 '시공사' -_-;;
예리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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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8-21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작품 너무 재밌게 봤지요...;;; 그런데.. 이벤트 응모 메일 보내지 않았다는 사실이 지금 떠올랐습니다......흠.....--;;

다소 2005-08-22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이런..; 아까워라-
전 책을 19일에 배송받고, 그날 바로 다 읽고는 20일(응모 마지막날)에 메일 보냈죠. 하하-
사실 이벤트 응모하려고 배송받은 책들중 가장 먼저 읽었다는 비화가..흐흐-
 
디지털 포트리스 1
댄 브라운 지음, 이창식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5년 6월
평점 :
절판


<다빈치 코드>의 작가, 댄 브라운의 첫 번째 소설.
작년에 서점가를 뜨겁게 달구었던 <다빈치 코드>는 아직도 그 열기가 사그라 들지 않을 정도로 대단한 흥행돌풍을 이루었다. 붐을 넘어 거의 신드롬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기에 그 후에 출간되는 댄 브라운의 작품들은 어쩔 수 없이 그의 전작과 비교를 당해야만 하는 실정이다.

<디지털 포트리스>는 시기상 분명히 <다빈치 코드>보다 먼저 출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늦게 발간되었기 때문에 아마 대부분의 독자들이 <다빈치 코드>를 읽고 난 후에 이 소설을 접하게 될 것이다. 나도 예외는 아니어서 이제서야 이 소설을 읽게 되었는데, 작년 6월쯤 <다빈치 코드>를 읽었으니 거의 1년만에 이 작가의 또 다른 소설을 읽은 셈이다.

책은 컴퓨터 보안 프로그램을 풀기위한 암호해독과 그것을 위해, 죽은 자가 남긴 단서(암호)의 행방을 쫓는 과정이 주된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가 계획한 숨겨진 음모가 드러나고 그와 함께 반전도 이루어진다. (부분 설정이 <다빈치 코드>와 별반 다를게 없다.) 그러나 광고에서 처럼 '정교한 복선들과 함께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아귀가 맞아 떨어지는 치밀한 구성'까지는 무리가 아닐까? 남자 주인공, '데이비드'가 암호를 쫓는 과정은 우연이 빈번하고, 정교한(?) 복선은 너무 직접적으로 '범인'을 알려줘서 오히려 정체를 드러내기 까지의 과정이 지루할 정도다. 게다가 정작 암호해독가인 '수잔'보다 그의 애인인 '데이비드'가 더 많은 활약을 하니 이거야 원! 마지막 암호해독 작업때도 오히려 '데이비드'쪽이 더 침착하게 실마리를 찾아내지 않았는가..! 물론 '수잔'의 활약상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굳이 말하자면 똑똑하고 영리한..조금은 교활한 여주인공을 기대했는데 고집만 세고, 드러난 현실을 쉽게 믿어버리는 순진한 여주인공이랄까..!

물론, 책은 초반 40페이지 정도만 제외하면 물 흘러가듯 술술 잘 읽힌다.(앉은 자리에서 2권 다 읽었으니까..) 특히 마지막에 시간적 여유가 없는 급박한 상황에서 암호를 해독하는 부분은 정신없이 읽기도 했다. 또 책에서도 논쟁거리가 되었던 '국가 안보와 테러 방지가 우선인가, 개인의 사생활 보호와 권리가 우선인가'하는 문제는 책을 마냥 흥미위주로 가볍게만 볼 수 없게 만든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X-파일, 도청문제와 연관시켜 본다면 더욱.

평소에 암호풀이 하는 것을 좋아했거나, <다빈치 코드>를 재미있게 봤다면 읽어 볼 만한 소설.
단, 너무 큰 기대는 금물. 앞에서도 말 했듯, 이 책은 댄 브라운의 첫 번째 소설이다.
<다빈치 코드>보다는 내공이 부족한 게 사실. 비교하지 말고 순수하게 즐기도록 하자.^^

덧) 1. 책의 앞부분 번역이 매끄럽지 못하다. 어떤것은 심하게 거슬릴 정도.. 뒷부분으로 갈 수록 나아지긴 하지만, 부분부분 이해가 안되는 번역이 있어 몇번이고 읽게 만든다. 내가 이해를 잘 못해서 그런 것이라면 차라리 다행이겠지만, 나 말고도 그렇게 느끼는 사람이 꽤 많은 것 같으니 다음 인쇄때는 수정본이 나와줬으면 한다.

2. 에필로그 뒷 부분에 나오는 숫자가 뭘 의미하는지 몰라 한참을 생각해야 했다. 책에서 '수잔'이 말하던 몇몇 암호 해독 방법으로 풀어봤는데, 쉽게 안 풀려서 애 먹었다는...;; 결국 인터넷 검색해서 알아냈는데 결과가 놀라웠다. 어쩌면 이 책의 가장 큰 재미는 마지막 숫자일지도...

3. 사실은 별 반개 정도 더 주고 싶은데 반은 선택할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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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8-19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상하게, 이상하게. 댄 브라운 소설이 재밌다고 생각하면서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다소 2005-08-20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숍님/ 아- 그거 어떤 느낌인지 조금 알 것 같아요. 재미도 있고, 속도감있게 진행되는 전개도 괜찮긴 한데 어딘가 채워지지 않는 그 무엇. 그게 뭘까요? -ㅁ-;;

블랙홀 2007-04-13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시드니 셀던 아저씨 소설들도 다 그 얘기가 그 얘기인것같아서 손이 가질 않는다는..ㅎㅎ

다소 2007-04-14 0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랙홀 님 / 그만큼 대중적이지만 몇 작품을 접하다보면 패턴이 눈에 쉽게 보이는 단점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고교땐 시드니 셀던 소설 꽤 읽었는데, 사실 비슷비슷하긴 했어요. 그래도 읽고 있는 동안에는 재밌어서 일단 잡으면 끝까지 다 읽긴 했지만요. 전 '영원한 것은 없다'랑 '여자는 두 번 울지 않는다'를 좋아했어요. 그 두 작품만큼은 기억에 남아있어요.^^
 
십자군 이야기 1 - 충격과 공포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5
김태권 지음 / 길찾기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역사를 좋아한다. 특히 세계사를...!
그래서 수능을 칠때도 남들은 점수 따기 쉽다는 '사회 문화' 혹은 '정치'를 선택하는데 나는 굳이 '세계사'를 고집하는 바람에 고3때 교실이동을 해가며 세계사 수업을 들었어야 했다. (선택과목에서 세계사를 선택한 학생이 전 고3학생중 15정도 밖에 안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래서 따로 수업을 받았던..;) 내 경우, 어떤 나라의 역사든지 제일 관심이 가는 시기는 '중세시대'였는데 특히 유럽쪽과 중국의 중세시대를 아주 좋아했다. 아마 '고대'보다는 체계가 잡혀있으면서도 '근대'보다는 고전적이라 지금과는 다른 시대문화를 접하는게 막연히 좋았던것 같다.

유럽의 중세를 이야기 하자면 '십자군 원정'을 빼놓을 수 없는데, 세계사 수업때 배우기로는 '십자군 원정은 초기에는 성전聖戰이라 불릴만큼 뚜렷한 사명 아래 거행된 의식'이었지만 200년이란 긴 시간을 걸치면서 차츰 변질되어 나중에는 '전쟁을 위한 전쟁'이 되어버렸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주로 초기의 십자군 전쟁만을 많이 다뤘기에 변질된 후의 십자군 원정은 기억속에 희미하게만 남아있을 뿐이었다.

그러던 중 이 <십자군 이야기>라는 책을 접하면서 나는 새로운 깨달음과 보이는 사실 뒤에 감추어진 진실을 만나게 된다. 처음 읽을때는 '음- 그럴수도 있구나!'라며 소극적 이해의 자세로 건성건성 넘겼지만, 본격적인 십자군 이야기가 나올때즈음엔 어느새 책에 흠뻑 빠져있었다.

천년전의 십자군 전쟁을 이야기하며 현재의 이라크전쟁을 풍자,비판하고 있는 이 책은 자칫 무겁고 불편할 수 있는 주제를 맛깔스러운 유머와 로마네스크 양식의 그림체를 사용한 독특한 만화로 멋드러지게 커버하고 있다. 게다가 친절한 설명과 뒷부분에 있는 참고서적 목록은 이 책이 얼마나 고심해서 쓴 책이며 긴 시간에 걸쳐 준비해왔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슬슬 읽을 수 있지만 그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은 책이다.

수많은 역사가들이 말했듯 우리는 역사를 통해 지난날을 돌아보며 나아갈 방향을 배워야 한다. 그러나 그 역사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고 느끼지 못한다면 결국 지난 역사를 되풀이해서 살 수 밖에 없다. 그것이 모두에게 이로운 결과를 낳는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지난날처럼 다시한번 비극을 경험해야 하는 수 밖에 없다.

책의 앞쪽에 실린 추천사에서 '진중권'이 말하듯, 애초에 전쟁과 학살에 성스런 '이유'라던지 명분따위는 없다. 그저 지배계층의 야망과 야욕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 될 뿐이다. 그러나 지금은 이렇게 말하고 있는 사람도 상황과 입장이 바뀌면 자신이 당했던 것과 똑같이 행하면서 말도 안되는 이유와 명분을 갖다붙이는게 인간이란 동물이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부단히 역사를 배우고 반성하고 노력해야 된다고 책은 넌지시 말하고 있다. 일시적인 깨달음이 아니라 계속 지켜낼 수 있는 단단한 의지가 필요하다.

<십자군 이야기>가 처음 나왔을때 책을 광고하는 홍보문구로 '노무현 대통령은 파병하기 전에 이 책을 읽어야 한다'라며 '부시 대통령이 읽기엔 너무 아까운 책'이라는 카피가 사용되었었다. 단순히 책을 팔려는 선정적인 카피라고 넘겨버리기엔 책 내용이 시사하는 바가 너무나도 크다. 아마 이 책을 읽는 그 누구라도 책을 덮는 순간엔 그 카피에 공감하고 말 것이다. 더불어 책의 부제인 '충격과 공포'가 과연 무엇을 뜻하는지도 분명히 알게 될테고...(특히 부록으로 실린 '제노사이드 심리학'을 읽으면서 얼마나 놀라웠던지..; 입을 다물지 못한채 한동안 멍했다.)

모 리뷰어의 말처럼 이 책을 읽고나면 읽고싶은 책이 확- 늘어나는 부작용이 생긴다던데, 그 말이 정답이다. 책의 뒷부분에 작가가 추천해준 책들이 어찌나 보고 싶은지...;; 일단, 그렇게도 기다리던 2권이 나왔으니 그것부터 보고 기회가 된다면 찬찬히 그 추천 책들을 읽어봐야겠다.

덧) 만화를 통해 서술한 책이라서 그런 것일까? 자꾸자꾸 읽게 된다. 후푹풍(?)이 더 대단한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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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8-18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서 이 책에 관한 평가가 너무 좋네요..;; 궁금해요, 어떤 책인지.
광고 문구도 참 흥미롭네요^^;;

리뷰 잘 보고 갑니다~(__)

다소 2005-08-18 0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숍님// 하하..너무 기대하면 오히려 실망하지도 몰라요.^^;;
사실,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것이기에) 아는 사실과 완전히 반대되는 내용은 아니었어요. 그럼에도 이 책을 높이 평가하는건 사고의 전환을 가져오기 때문이랄까요? (저는 그랬거든요..) 게다가 지식의 양도 방대하고..^^
사도 후회없을 책이예요.^^
 
우부메의 여름 백귀야행(교고쿠도) 시리즈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 / 손안의책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우묵배미의 사랑>이란 영화가 있다.
박영한의 동명소설이 원작이고, 박중훈, 최명길 주연의 영화로 소외계층의 불륜이 소재인데 90년 백상예술대상 작품상 및 남우주연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뜬금없이 웬 영화얘기냐며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다름이 아니고 내가 이 책을 처음 접했을때, 제목을 '우묵배미의 여름'이라고 읽고는 '<우묵배미의 사랑>후속작쯤 되겠거니..;;'라는 생각에 당연히 불륜소설일 거라고 착각을 했었다는 우스꽝스러운 얘기를 하고 싶어 영화얘기부터 꺼냈다.

그 후, 이 책 제목을 제대로 인지를 하고 난 후에도 내 뇌는 처음 인지했던 '우묵배미'의 이미지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는지 한동안 '우부메'가 아닌 '우무베'로 읽는 실수를 범했다. 딱히 그 영화를 감동적으로 본 것도 아닌데 단순히 쓰인 자음이 비슷하단 이유만으로 뇌에서 제 멋대로 글자를 재조합하다니..참 난감하다.;; (하도 이런일이 많아 이젠 놀랍지도 않다만;) 그리곤 잊고 지내다가 얼마전 교고쿠도 시리즈중 하나인 '망량의 상자'가 출간되면서 이 소설도 같이 이슈로 떠올라 그제서야 나는 이 소설의 진짜 정체(?)를 알게 되었던 것이다.

책은 국내에도 꽤 많은 매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는 교고쿠 나츠히코의 소설로 2004년 3월에 출간되어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소설이다. 고서점 교고쿠도(京極堂)를 운영하는 주인공 교고쿠도. 본명은 따로 있으나 지인들은 그를 서점이름으로 부르곤 한다. 괴짜같은 행동에 지식은 방대하고, 지독한 애서가(愛書家)에 기억력도 남다르며 그에 걸맞게 말솜씨도 혀를 내두를 정도의 수준급이다. 달변인지 궤변인지 모를 그의 이론을 듣고 있자면 어쩐지 내가 알고 있는 건 다 거짓정보이고, 심지어 허접하고 쓸데없는 것 처럼 느껴진다. 게다가 그는 세간의 시선과 편견탓에 그리 즐기지는 않지만 음양사(陰陽師)의 일도 겸하고 있으니 이제는 우러러보이기까지 할 정도다.

그런 교고쿠도의 주변에는 비범한 사람들이 많다. 눈이 잘 안보이는 관계로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는, 간판만 탐정인 에노키즈, 능력좋고 혈기넘치는 형사인 기바 슈타로, 보이쉬하고 발랄한 숙녀이지만 교고쿠도의 여동생답게 가끔 번뜩이는 생각과 논리정연한 추리를 해내는 추젠지 아츠코... 그런 사람들 틈에서 전체 이야기를 서술하는 삼류작가, 세키구치 다츠미는 그저 범인(凡人)일 수 밖에 없다. 그를 보고 있자니 '어휴-답답해'하다가도 순간 안쓰러워지는 건 나도 비범(非凡)보다는 범인(凡人)에 가까운탓에 절로 느껴지는 못난 안타까움 같은 것이리라.

'우부메의 여름'은 일본적인 색채가 아주 짙은 작품이다. 더욱이 괴담과 전설, 역사, 신학, 과학에 대한 방대한 주변지식을 기초로 한다. 굳이 장르를 구분하자면 추리&미스테리 쪽이겠지만 사건을 토대로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것들에는 기존 소설에서는 쉽게 찾을 수 없는 치밀함과 번뜩임이 있다. 미스테리 소설의 길을 따르고 있으나 묘하게 철학적이고, 문학적이다. 아마 그 점이 이 소설의 매력을 극대화 하고 있지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총 600페이지가 넘는 나름, 방대한 분량의 이 책은 하드커버 양장본에 나무랄데 없는 번역과 독자를 배려하는 자세한 각주설명이 있어 이해하기 힘들지는 않지만, 앞에서 말했듯 일본적 색채가 짙어 일본의 역사나 민속학, 전통문학에 대한 관심이 없다면, 중간중간 읽어도 읽어도 진도가 나가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심지어 관심도 있고, 깊이있게 다루지는 않았지만 기초적인 건 다 배운 나도 진도가 더뎠으니...참..할 말이 없다.)허나, 그것도 전체적인 스토리 진행상 읽고만 넘어가도 그리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그나마 '각주'이기에 망정이지 '미주'였으면 미쳤지 싶다.-_-;; 더운 여름날 앞 뒤로 이리저리 책 넘기는게 보통일인가..!)

다만 아쉬운 점은 '이 두꺼운 책에...그것도 하드커버 양장본인데... 웬만하면 '책갈피 줄' 하나 있으면 좋잖아!'하는 생각이다. 물론 아무거나 종이 책갈피를 이용해도 되겠지만 '책갈피 줄'의 편리함에 비할바가 아니지..! 게다가 난 여태껏 하드커버는 다 '책갈피 줄'이 있는 걸로 인식해왔기때문에 그게 없는 걸 알고 일말의 배신감도 느꼈더랬다. (- _-;;) 나처럼 이 책을 처음잡은 순간부터 놓을때까지 빈틈없이 쭈욱 읽을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바쁜 시간 쪼개어 틈틈히 읽을 사람은 '책갈피 구비'는 필수다.

또한가지! 이 책이 '외국어 표기법'에 충실히 입각해서 쓴 것은 알겠지만 일본어를 좀 아는 사람이나 혹은 전공자일 경우, 인명이나 지명같은 고유명사 표기가 엄청 신경쓰인다. 여기서 '외국어 표기법'의 실용성을 따지자는 건 아니지만 '쿄고쿠도' '키바 슈타로' '쿄코'라는 발음에 더 익숙하기에 현행 표기법 상 '교고쿠도' '기바 슈타로' '교코'라고 하니 일본어 좀 아는 사람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영~ 찜찜하다. (영어 표기법상 'tsunami'이고 듣기에도 '츠나미' 혹은 '쯔나미'가 맞다고 생각했는데 표기법상 어두에 오는 된 소리는 무조건 예사소리로 바뀌고, 'tsu'의 경우 '쓰'로 발음한다 하니...내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도 없고..답답해 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이야 많이 무뎌졌지만...;; '하루빨리 이 '외국어 표기법'을 개정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은 굴뚝같다. (특히 '키무라 타쿠야'를 '무라 쿠야'라 표기한 것을 보면 아우~ 그 답답함이란...;; 끄어-)

어쨌든, 그런것이야 무시하고 편한대로 읽으면 그만이니 이 여름, 시간은 많고 할 일은 없고 무료함에 지친다면 이 책으로 더위를 식혀보는것도 괜찮은 방법인 듯 싶다. 읽는 내내 놀라움과 감탄을 금치 못할 것이다.

덧) '우부메'란 사전상 원래 의미는 '산녀産女'라 하여 '임신을 한 여자'라는 뜻이지만 책에서는 '고획조姑獲鳥'라 하여 아이를 낳다가 죽은 여자 혹은 그 여자의 집념이 이것이 된다고 한다. 그러나 고획조와 우부메도 미묘하게 차이가 있으니 마지막에 헷갈리지 않으려면 잘 인지하고 봐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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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 2007-04-13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이 책 구입했는데..역시 5판인쇄라 그런지 책갈피줄은 있더라구요ㅎㅎ 평소 일본에 관심이 쬐끔있었던지라 옛날역사나 요괴,전통문화에 대한 부분도 알아가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것같아서 내심 설레였었는데..초반의 지루함을 잘 이겨내야한다는 다른분의 리뷰-_-;;..그리고 다소님의 리뷰를 읽고있자니..어쩐지 제겐 벅찬 책이 될것같기도 하네요...(요 책 머리나쁘면 잘 이해못하나요?제가 머리가 좋지않은지라 이해력이 좀..ㅋㅋ) 두번째 시리즈인 망량의 상자도 같이 샀는데요......사실 망량의 상자는 겉표지 그림이 괴기스러워서-_-;;별로 맘에 들지않았는데(책 내용이 중요하지 표지가 뭐가 중요하겠습니까만 보통 잠자리에서 책을 읽기때문에 표지가 그리 괴기스러우면 십중팔구 악몽을 꿀것같은 불길한 예감에 ㅎㅎ)그래도 읽고싶단 생각에 사긴했어요 물론 책 받자마자 겉표지는 얼른 떼어버려서 썰렁한 하드커버만 남았지만요 ^^ 아무튼 오늘부터 열심히 읽어봐야겠네요 읽고 감상평 남길께요 ㅎㅎ

다소 2007-04-14 0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랙홀 님 / 오오, 쇄를 거듭하면서 가름줄을 넣었나보군요. 좋은 현상. :)
이 소설은 너무 기대를 갖고 보면 기대에 못 미칠 확률이 높아요. 실제로 그런 분들 꽤 많이 봤구요. 근데 다행히 블랙홀님은 역사나 요괴, 전통문화 같은 것에 관심이 많다니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 거에요. 책이 어렵거나 하지는 않아요. 다만 본문에도 썼듯이 초반의 장광설이 좀 지루하게 느껴질 수가 있어서 그걸 넘지 못하면 읽다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서요. 아, 그리고 결말에 대해서도 쉽게 납득하지 못하실 수도 있어요. 명확하고 과학적이고 사실적인 것을 좋아한다면 이 소설의 결말에 불만이 생길 수도 있거든요. 전 새로운 장르를 접해서 상당히 기분좋게 읽었는데...^^ 일단 한번 읽어보셔요.

블랙홀 2007-04-17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토요일날 드디어 다 읽고말았습니다..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상당히 좋았어요 제스타일이기도 했구요ㅋㅋ 사실 제가 추리소설을 좋아하긴 하지만 막 즐겨보는 편은 아니라 반전이나 트릭같은것에는 별로 연연하지 않거든요..전 그래서 오히려 이런류의 추리소설이 제 입맛에 맞는듯해요...스릴러스럽기도 하구요 ㅎ특히나 전 반전이 더 마음에 드네요...분명 그곳에 있었는데 보이지 않았다...저도 그런적이 있었거든요 분명 다른사람은 다 보이는데 유독 저만 못봤던-_-;;물론 심리적인 이유였겠지만요..그래서 더 공감이가요...특히나 마지막 클라이막스에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모든 실마리가 풀릴때는 전율까지 느껴지더군요..아..그랬구나 그게 그런 의미였구나...그러고보면 앞에 교고쿠도의 장광설을 지루하다고 뛰어넘지 않고 읽어두길 잘한것도 같아요 물론 완벽하게 이해는못했지만 그 이야기들이 결국 뒷부분과 교묘하게 연결되어있다는걸 느꼈거든요..그리고 부분 부분 깔린 복선들도 결국엔 마지막에 다 연결이 되더군요..그러고보면 이 작가..상당히 치밀하네요..너무 치밀해서 소름이 끼쳐요...왜 이런 소설을 지금에야 알았을까요 진작 볼껄 후회가 되네요..ㅎㅎ 여하튼 마지막 반전을 빼더라도...구성이나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힘이 대단한 소설임에는 틀림없네요..^^ 지금은 망량의 상자를 읽고있어요 망량의 상자는 우부메보다 작품성이 더 뛰어나다고 하니 또 열심히 읽어봐야겠습니당~^^

다소 2007-04-18 0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랙홀 님 /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다행이에요. 가끔 이런 일이 있어요. 저는 재밌었는데, 남들은 '그게 뭐야!'하는 반응을 보일 때.. 그럴때면 좀 민망했는데, 다행히 블랙홀님은 저랑 취향이 비슷한지 반응도 비슷하네요.^^ 우부메의 여름을 읽고 있다보면 교고쿠도를 한번 만나보고 싶은 생각이 자꾸 들어요. 그리고 그 고서점에도 가보고 싶고.>_< 하여간 즐거웠던 책임에는 분명하지요. <망량의 상자>도 재미있게 읽으시길 바래요.^^
 
불가사의한 소년 3
야마시타 카즈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5년 2월
평점 :
절판


삶의 진실 혹은 단면, 인간의 욕망과 그 끝이란 어떤 것일까?
쉽게 결론을 낼 수 없는 주제이고, 이렇다 할 결론을 내려봤자 납득하기도 어렵다. 처해진 상황, 현재 심리상태, 얽히고 섥?인간관계에 따라 시시각각 바뀌는 것이 그런 철학적인 문제니까 말이다. 그렇다고 '그딴 거 생각해봐야 머리만 아프지...'라며 그 문제를 마냥 덮어둬버리면 인생이 너무 가볍게 느껴진다. 굳이 무겁게 살아야 할 이유는 없지만 한번쯤 이런 철학적인 문제로 머리를 굴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일이다.

고작 '만화책 감상' 하나 쓰면서 서두가 너무 장황하다고 하려나?
그렇다 해도 어쩔 수 없다. 이 만화책은 그런 장황한 주제로 인간의 내면을 자극하는 만화니까...
신비한 힘을 가진 소년이 있다. 죽지도, 늙지도 않는 이 소년은 시공간을 초월해 세계 곳곳에 나타나 여러 인간상들과 마주한다. 다양한 방법으로 인간의 속내를 자극하며 그들의 행동을 지켜본다. 인간들은 소년의 예상대로 행하기도 하지만 의외의 방식과 행동으로 소년을 놀라게 하기도 한다.
그런것이다. 인간이란... 예측할 수가 없어 더욱 흥미진진하다고나 할까?

욕망에 가득차 형제를 죽이는 남자, 자신의 부귀영화를 위해 친구를 속이고 자신마저 옮아매는 여자, 복수를 위해 평생을 몸바치는 남자, 자유를 갈망하지만 결국엔 속박에서 행복을 얻는 여자... 이런 인간들을 바라보며 잔혹할 정도의 미소를 지으며 '인간이란 재밌어'라며 쿡쿡 웃어대는 소년의 모습은 가히 '악마'라고 불러도 될 정도. 허나.. 그것이 오히려 진실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인정하긴 싫지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노라면, 그 뒷면에 천사처럼 여린 얼굴로 인간들을 바라보는 표정도 있으니 뭐가뭔지 도통 모르겠다. 결국 관점의 문제인가?

옴니버스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질릴만 하면 물갈이 하듯 새로운 내용을 볼 수 있으니 좋다. 각 스토리마다 생각할 거리가 풍부하다. 한번쯤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은 만화다. 특히 '천재유교수의 생활'이나 '걸 프렌즈'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꼭 봐두어야 할 것이다. 같은 작가의 작품이니 실망할 염려없이 빠져들 수 있을 테니까...

덧) 원래는 별 반개를 더 주고 싶은데 만족도에는 '반개'짜리가 없어서..그냥 한개를 빼 버렸다. 왜 5개가 아니냐고 묻는다면 '아직도 진행중인 만화이므로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라고 답할 수 있겠다. (허나...지금까지의 내용으로만 봐도 '충분히 소장가치가 있는 만화'라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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