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을 받은지 20여일이 지났고, 사용 횟수는 12번 이상.
이 정도면 나름대로 사용후기를 써도 되겠다는 판단이 선다.
..대한민국 여성들 사이에서 비비크림 열풍이 불 때, 나는 좀 시큰둥 했다. 화장 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긴 하지만, 안타깝게도 여건상 평소에 화장할 일이 그리 많지 않은데다가 선크림이며 프라이머, 메이크업 베이스, 파운데이션, 컨실러까지 완벽하게 구비되어 있는 마당에 굳이 비비크림까지 살 필요성을 못 느꼈기 때문. 어차피 특별한 약속이 있는 날엔 시간과 공을 들여 오랫동안 화장을 하는 편이라 빠른 스피드와 효과를 보장하는 비비크림은 내게 별로 소용이 없었다. 괜히 샀다가 자리만 차지할지도 모르고... 그래서 남들이 '비비크림은 이게 좋아, 저게 좋아.' 할 때, 그냥 그러려니 흘려 들었는데...
운 좋게 이 '로트리 비비크림'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한번도 사용해 본 적 없는 브랜드이고 비비크림 자체도 처음 사용하는 거라서 안 그래도 민감한 피부에 큰 일이라도 날까봐 겁은 좀 났지만 '무대뽀 정신'으로 무장, 마침 여행을 갈 일이 생겨 다른 베이스 화장품 다 빼버리고 이 제품 하나 달랑 넣어가지고 갔다. 비비크림이 프라이머 겸 파운데이션, 자외선 차단제 역할도 한다니까 여행할 때 유용하겠지,싶었다. 짐도 줄이고.
여행지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날 아침. 샤워를 하고 조금 들 뜬 마음으로 제품을 개봉했다.
그리고 손등에 조금 덜었는데, '엄마야, 색깔이 왜 이래?'
난 처음에 무슨 황토팩인 줄 알았다.-_-; 도저히 얼굴에 바르는 베이스 제품이라고는 볼 수 없는 칙칙한 색깔인데다가 감촉도 뻑뻑한 것이 완전 워시오프 타입의 팩이 따로 없었다. 난 얼굴도 흰 편이라 베이스 제품 잘못 바르면 얼굴 색깔 죽어보이는데, 괜히 잘못 발랐다가 밖에 나가지도 못하는 거 아냐?, 뭐 이런 생각을 잠깐 하면서 일단 양 볼에 조금 묻혀서 발라보았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뻑뻑하게 느껴졌던 크림이 몇번 문지르지도 않았는데, 피부에 착- 달라붙는거다. 그리고 흡착된 크림은 몇 초 지나지 않아 내 본래의 피부 톤에 맞게 보정되었다. 그것도 울긋불긋했던 피부가 균일한 톤으로.
'우와, 신기해!' 그러면서 얼굴 전체에 다 발라보았는데. 어쩜 이럴수가. 평소에 공들여서 했던 화장보다 더 화사하게 표현돼서 순간 감탄했다. 자잘한 모공커버는 물론이고, 피부톤 보정, 전혀 들뜨지가 않는데다 전체적으로 촉촉하고 반짝반짝 하는 것이 순식간에 투명 메이크업 완성. 물론 진한 여드름 자국이나 큰 모공은 커버가 안 됐지만 어차피 그 정도까지는 바라지도 않았으므로 패스. 사실 그런 것까지 가능하면 완전 만능이게? ..암튼 첫 사용 소감은 '엄청 마음에 들었다'.
여행에서 돌아와서도 계속 이 제품을 썼는데, 확실히 화장의 단계가 줄어든 만큼 시간 절약도 되고 효과도 만점이라 그 이후 파운데이션을 멀리하고 있다.; 다만 자외선 차단 효과는 그다지 없는 것 같아 비비크림 바르기 전에 자외선 차단제는 발라준다. 특별히 피부를 더 완벽하게 표현하고 싶은 날은 컨실러로 여드름을 커버해주면 더 낫고, 그렇지 않다면 팩트로 톡톡 두드려만 줘도 연하게 커버가 된다. 처음 바르면 피부가 살짝 조이는 듯한 느낌이 들고, 바르고 난 후 2~3시간은 크게 기름기가 돌지 않고 거뜬한 걸 보니 나같은 지성피부에게도 무난한 편. 단 얇게 펴발라야지 한꺼번에 너무 많이 바르면 좀 답답한 느낌이 들고, 특히 각질관리를 제대로 안 하고 바를 때는 확실히 화장이 좀 뜨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건 파운데이션도 마찬가지. 단 비비크림이 파운데이션보다 밀착력에서 우수하므로 덜 부담된다. 물론 커버력은 파운데이션 쪽이 월등히 우수하다.) 무엇보다 모든 화장은 기초가 중요하다. 얼굴에 수분공급을 잘 해준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이 천지차이. 이 비비크림도 수분공급이 잘 된 날이 훨씬 화사하고 촉촉하게 표현된다.
암튼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효과가 좋아서 마음에 든다.
앞서 말했듯이 다른 비비크림은 사용해 본 적이 없어서 타제품과는 비교 불가능 하지만 처음 사용해본 비비크림으로서는 대만족. 여름날 가벼운 화장에는 정말 제격이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이 제품 다 쓴 후, 재구매 할 확률 90% 이상. 그나저나 이 비비크림 덕분에 내 메이크업 베이스와 파운데이션은 찬밥신세다. 아직 많이 남았는데, 어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