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주간 운동을 쉬다가 오늘은 도저히 빠질 수 없어서 운동하러 갔다. 지난 10월까지 제법 꾸준히 운동을 했었는데, 11월 경부터 일이 바빠지면서 일주일에 한 번 가기도 버거워졌다. 운동이 뜸해지면서 티나게 떨어진 건 심폐지구력이었다. 워낙 해오던 게 있으니까 근지구력이나 자세, 근육량이나 체지방률은 특별히 변화가 없지만, 심폐지구력은 조금만 쉬어도 티가 난다. 유산소성 운동을 할 때 강도가 조금이라도 높아지면 호흡조절이 안 되면서 심박수가 미친듯이 올라갔다. 그러다보니 지속적으로 하기가 어려워져서 중간에 쉬기 일쑤. 한창 때는 런닝머신 위에서 경사도 8에 스피드 10으로 뛰고 재도 심박수 100 언저리였는데, 지금은 스프링보드 위에서 전력질주 1분 하고 나면 1분 쉬고 심박수를 재도 160이 넘는다. 코치쌤은 난 운동수행능력이 좋으므로 2주만 주 2~3회 운동하면 금방 원래대로 돌아올거라 했지만, 지금으로썬 예전만큼 운동에 시간을 쏟기가 어려워 원래대로 돌리기가 요원하다.

 

현재 샵에서는 4주간 기초체력증강 이벤트를 한다. 첫주에 10가지 종목에서 기초체력 테스트를 한 뒤, 4주 후 가장 눈에 띄게 체력이 증가한 3명에게 선물을 주는 거다. 3위 안에 들면 선물 받아 좋고, 3위 안에 못 들어도 개인 체력은 높아질테니 나쁠 게 없다. 작년에 머슬업&팻다운 대회를 개최했었는데, 그때 머슬업 3위에 입상, 10위권 안에 여자는 나밖에 없다고 대단한 칭찬을 받았었다. 그 이후로도 늘 기본 이상의 성적을 냈기에 이번에도 코치쌤은 나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덕분에 오늘은 평소하던 근력운동 말고, 유산소 병합 타바타운동을 했다.

 

 

 

작년 초여름에 타바타란 운동을 처음 알게 됐는데, 일본에서 시작된 운동으로, 간단히 말하면 20초 운동 뒤 10초 쉬고, 20초 운동 뒤 10초 쉬는 운동이라고 했다. 이 말만 들으면 '20초? 꿀인데?'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그게 8번 반복된다고 하면? 듣기엔 할 만할지 몰라도 막상 하게 되면 욕이 절로 튀어나오게 되는 것이다. 당시엔 그냥 그런 운동이 있다라는 말만 듣고 이 운동을 제대로 해보지는 않아서 이게 그렇게 '빡센' 운동인지 미처 몰랐다. 그러다 작년 말, 샵에 그룹 타바타 수업이 생기면서 코치쌤의 권유로 한번 들어갔다가......

 

 

몸살로 앓아누웠다.

 

 

당시 편도선이 약간 부어서 몸상태가 안 좋긴 했지만, 타바타 운동하고 난 뒤 전방위적 근육통이랑 겹치면서 편도선염이 악화되고, 염증 때문에 열이 높아지면서 체력 좋다는 말을 수시로 듣는 내가 결국 오전 출근을 포기해야하는 상황까지 발생했었다. 그러다보니 타바타라는 말만 들어도 슬슬 피하게 됐는데, 오늘 또 한번 실감했다. 이건 정말 힘들구나! 간만에 운동하면서 현기증을 느꼈으니 말이다.

 

그런데 말이다. '하루 4분으로 1시간의 운동효과'를 낸다거나 '4분의 기적' 같은 홍보문구를 보면 "우와, 4분만으로 한시간 운동 효과라고? 매일 하면 살이 쭉쭉 빠지겠네?" 하겠지만, 여기서 운동효과는 지구력이나 운동능력의 상승이지, 칼로리를 미친듯이 소모해서 살이 빠지는 것은 아니다. 물론 꾸준히 하면 간접적으로야 살이 빠지겠지만, 단시간에 티나게 슬림한 몸매를 얻기는 어렵다는 말. 모든 (근력)운동이 그렇겠지만 운동 초반에는 -식단조절이나 유산소를 부수적으로 하지 않는 이상- 오히려 근육량이 증가하면서 몸무게가 팍팍 느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나의 경우, 운동 초반에 6kg이나 체중이 늘었다. 애초에 살 빼려는 게 목적이 아니고, 체력증가 및 체형교정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늘어나는 체중 따위 상관이 없었지만, 05kg에도 연연하는 사람이라면 맘 단단히 먹고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다행스러운 건 체중이 변화할 뿐이지, 겉으로 보기에는 크게 변화가 없다. 체지방이 빠지고 그 자리에 근육이 들어오면서 일종의 플러스마이너스 효과. 이 시기를 잘 넘긴다면 근육이 정리가 되면서 -몸무게는 비슷해도- 균형잡힌 몸매를 얻게 되는 것이다.

 

말이 길어졌다. 오늘 타바타 운동을 하고 집에 와서 이 두 권의 책을 보고 나니 '홍보문구가 좀 자극적인데?' 싶어서 운동 잡담하는 김에 주저리주저리 늘어놨다. 하루 4분으로 1시간 운동효과? 제대로만 하면 물론 낼 수 있다. 그런데 그걸로는 궁극적인 목표 -가령 체중감소, 예쁜 몸매 만들기, 근육 증가 같은 것- 를 달성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종목당 4분 잡아 최소 하루 5종목은 해야 하지 않을까?(음..너무 많나? 하긴 나는 오늘 6종목하고 나가 떨어졌다. 그것도 막판에는 2개 뺐다.-ㅠ-) 초보들은 너무 욕심내지 말고 4분씩 꾸준하게 한 뒤, 조금씩 한 종목씩 늘려가면 될 듯. 해보면 알게 될 것이다. 20초가 얼마나 긴지, 그리고 10초는 얼마나 눈 깜짝할 사이인지. 그리고 고작 4분 만으로도 근육통이 얼마나 올 수 있는지, 종목이 늘어갈수록 부위를 달리하며 느끼게 될 근육통이 얼마나 다양한지. 그리고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뒤, 눈에 띄는 몸 혹은 체력 변화가 오면, 그때부터는 운동의 참맛을 알게 되리라. (물론 이건 굳이 타바타에만 해당하는 건 아니다.)

 

참고로 타바타는 초시계 켜놓고 일일이 20초, 10초에 한번씩 눌러가며 하면 운동효과가 떨어진다. 20초, 10초마다 자동으로 알람을 울려주게끔 설정된 음악이나 사운드가 필요하다. 개인적으로는 샵에서 운동할 때 틀어주는 타바타용 록키 OST가 진리인데, 약간의 부작용이 있다면, 나중에는 록키만 들어도 숨이 가빠지는 것. 빰빰빰 하고 시작해서 20초마다 권투 시작때 울리는 벨소리가 땡 울리면 자동으로 반복 운동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 8세트에서는 '차라리 날 죽여라'싶어지게 될지도. 체력이 증가하고 운동수행능력이 높아지면 맨몸에서 중량을 늘려 운동강도를 높이면 된다. 아,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다이어트를 위해 운동하는 사람은 타바타 혹은 근력 운동 후, 반드시 유산소를 해줘야 하고 식단도 조절해줘야 한다. 그리고 4분 동안 반드시 전력을 다 할 것! 자, 모두들 건투를 빈다. 그리고 부상 조심!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곰곰생각하는발 2014-02-05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두들 건투를 빕시다. 건투를 빈다, 는 말 제가 자주하는 말인데
여기서 뵈니 눈물이 앞을 가리는군요. 눈물이 앞을 가린다는 말제
제가 자주 하는 말이니 두 말하지 않겠습니다. 세 말하면 잔소리이니 말이죠
내 말 명심하시길...이라고 섰다가 두 말, 세 말, 내 말 이것도 제가 자주 쓰는 말이라
이거 은갈치보다 은은하게 자랑질을.. 어라 ?! 은갈치보다 은은한, 이란 말도 제가 지어낸 신조어인데..
허허... 이러다가 끝이 업겠어요. 여기서 끝내야지....ㅎㅎㅎㅎㅎ

다소 2014-02-06 06:30   좋아요 0 | URL
어째 이 댓글은 랩하듯이 읽어야 할 것 같아요. Yo~! >_<

bukji78 2018-09-12 0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타바타용 록키ost 어디서 들을수 있나요? 아무리 찾아도 타바타용은 없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