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아테네 1 신일숙 환상전집
신일숙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작품명 사랑의 아테네
작가명 신일숙
장르 순정, 로맨스
발행정보 1985년 발표 : 대본소용 완결(전5권)
1993년 만화잡지 『댕기』 별책부록(전9권)
1997년 서울문화사 단행본(전3권) 발행
2009년 학산문화사 신일숙 환상전집 3(전2권) 발행
특기사항 할리퀸 로맨스(앤 햄프슨의 '사랑의 아테네')를 원작으로 함

 

 

신일숙의 85년작으로, 초창기 작품군 중의 하나.

어느 작가라도 초창기 작품은 전성기에 비하면 서투르고 모자라지만, 84년에 ‘라이언의 왕녀’로 데뷔하여 활동이 뜸해진 현재까지 제법 일관된 흐름을 보이는 신일숙의 작품 리스트에서 <사랑의 아테네>는 조금 튄다 싶을 정도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신일숙 하면 떠오르는 대표작 ‘아르미안의 네 딸들’이나 ‘리니지’ 같은 대작에서 작가가 창조해 낸 가상세계와 캐릭터, 장대한 스토리가 독자에게 얼마나 강렬한 인상을 남겼는지 떠올려 보면, 동명의 할리퀸 로맨스(앤 햄프슨의 ‘사랑의 아테네’)를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이러한 탄생 배경부터가 이질적이다.


 

작가의 말에서도 나오지만 그녀의 오리지널 작품에서는 나오기 힘든 캐릭터들이 대거 출연하기 때문에, 만약 작가에 대한 사전정보 없이 만화만 본다면 (팬이 아닌 다음에야) 신일숙 작품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시대물에서는 빛을 발하지만 현대물에서는 어쩐지 그 매력이 반감되어 버리는 그림체 -<사랑의 아테네>의 경우 설정이 외국이고, 화려한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 많아 그나마 낫지만-, 초창기라 채 다듬어지기도 전의 그림체를 보면 ‘이거 정말 신일숙 만화야?’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작가의 오리지널 작품이자 데뷔작이었던 ‘라이언의 왕녀’가 ‘아르미안의 네 딸들’의 초석이라 불릴 수준의 가능성과 완성도를 띠며 신일숙스러움을 발산했던 걸 생각해보면, <사랑의 아테네>는 오히려 습작 같은 느낌이 들 만큼 풋풋하다. (왼쪽 그림을 보면 우리나라 만화가들의 초창기 그림이 대개 그렇듯 일본 만화의 영향이 상당히 강했음을 알 수 있다. 아직 신일숙 특유의 그림체가 형성되기 전이다. 세라와 다크의 설정샷!)


고전적 로맨스 장치의 안정적 활용


그리스인 아버지와 영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세라는 그리스 관습에 따라 집안이 정한 남자와 결혼해야할 상황에 처한다. 그러나 자신의 이상형과 너무나 먼 청혼자의 모습에 실망한 나머지 가출을 감행하고 만다. 한편, 영국 귀족가문의 자제인 바람둥이 다크는, 6개월 안에 결혼할 것을 전제로 유산을 상속받게 받게 되자 그에 대한 충격과 반발심으로 여행을 결심하게 된다. 그런 두 사람이 우연히 그리스의 아크로폴리스에서 만나게 되고, 서로의 자유를 보장하는 조건으로 결혼을 하게 된다. 하지만, 다크는 세라의 티없이 맑은 모습에 점점 마음이 끌리게 되고, 세라 역시 이전에는 느껴보지 못한 감정으로 혼란스러워 한다.

천진난만 미소녀와 흑발냉미남의 결합이다. 자란 환경, 생활 방식, 가장 기본적인 성향에서 태도, 성격까지 도무지 접점이 없는 두 사람이 그 대척점에서 서로를 향해 다가가다 마침내 사랑을 이루게 된다는 상투적인 설정은, 한편으로는 촌스럽고 유치할 수 있지만 작품이 발표되었을 당시의 소녀감성에 입각해보면 충분히 가슴 떨릴만하다. 이러한 고전적인 스토리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다양하게 변주되어 온 소재가 아니던가. 신일숙은 이러한 점을 할리퀸 원작에서 충실히 끌어오면서도, 캐릭터에 살을 붙이고 변형을 해가며 작품을 환기시킨다. 로맨틱한 장면은 만화이기에 조금 더 극적으로, 식상한 장면에선 약간의 유머 코드를 집어넣어서 전체적으로 안정감을 부여한다.


매력적인 서브남과 서브여의 이야기. 조용하지만 강한 단역들의 활약.


이렇듯 주인공들이 전형적이면서도 만인에게 무난하게 어필할 수 있는 캐릭터들이라면, 매너남 찰스와 차도녀 제니는 주인공들과 대비되는 신선한 조합인데, 이들의 서브 스토리가 있었기에 <사랑의 아테네>가 좀 더 재미있어지지 않았나 싶다. 제니는 다크보다는 덜 하지만 부모의 불화로 인한 약간의 성장 결핍이 있는 인물이다. 야무지게 행동하지만 오빠를 강하게 의지했고, 그래서 다크와 세라의 결혼이 재산을 탐낸 오빠의 얄팍한 결정이란 생각에 배신감을 품고 있다. 그 결정에 동참한게 찰스이기에 그에게 화를 내지만, 그런 제니를 좋아하는 찰스의 끈덕진 구애와 포용력은 순진한 세라와 냉소적인 다크의 관계를 역으로 뒤집어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온화하면서도 강단있고, 편견보다는 사람 자체를 들여다볼 줄 아는 혜안을 지닌 어머니 역의 리즈 모건은 세라와 다크의 사이에서도, 제니와 찰스 사이에서도 징검다리 역할을 200%해내는 멋진 부인. 자신의 일에 자부심이 강한 하인 프레스톤과 자네트 역시 확고한 캐릭터를 가진 이 만화의 주요 인물이다. 사실 세라 같은 세상물정 모르는 천진난만한 캐릭터는 까딱하면 민폐형 인물로 전락할 수 있는데, 이들 단역들의 활약으로 순진무구한 캐릭터가 정체성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세라가 외로워서 친척 찾는답시고 일 저질렀을 때, 이들의 보이지 않는 활약이 없었다면 보는 사람은 꽤나 답답했을 것 같다.

혼자 김칫국 마시다가 발악하는 재미없는 악역 클라린스는 의도치 않게 주인공(및 서브 주인공)의 사랑의 가교 역할을 충분히 해내며 막판엔 시크하게 퇴장했고, 그저 순수하게 주인공을 좋아한 죄로 이리저리 얻어터기만 하다 떠난 토마스도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낸 인물.


<사랑의 아테네>_서울문화사 : 소장중


하지만 온갖 수사 둘러서 거창하게 말해도 <사랑의 아테네>가 먹히던 시절은 이미 지나간지 오래라는 걸 안다. 이제 이 만화의 주된 고객은 8090세대의 향수를 쫓는 어른인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이 작품, 더 나아가 '옛날 만화'가 가지는 의의는 무엇일까? 항간에 부는 '고전 다시 읽기 열풍'의 관점으로 보자면, 결국 옛 작품을 다시 보며 새롭게 의미를 되새기고 재조명 혹은 재창조(혹은 비틀기)에 있지 않을까 한다. 


고전 만화 다시 읽기


내용을 거슬러 올라가보자. 세라는 '피보스'가 청혼을 하러 오러 오기 전까지만 해도 혹시 '꿈 속의 왕자님은 아닐까' 막연하게 상상한다. 그러나 땅딸막하고 못생긴 피보스가 눈앞에 나타나자 기겁을 하고 도망치며, 평생 결혼을 안 해도 좋다고 소리를 지른다. 처음 만화를 읽던 당시에는 피보스란 존재는 세라가 집을 나가 다크를 만나게 할 구실에 지나지 않은 엑스트라에 불과했지만, 다 커서 다시 읽다보니 피보스는 외모지상주의가 만연한 세상의 피해자가 아닌가. 사실 이러한 설정은 '오만과 편견'에도 등장하지만, 콜린스는 속물스럽고 찌질하기나 했지... 피보스는 결혼하면 평생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순박하게 청혼만 했을 뿐인데, 단지 외모가 못 생겼다고 사람을 면전에 두고 뛰쳐나간 세라 덕분에 마음에 단단히 상처를 입었을 듯 싶다. 심지어 그 세라는 며칠도 안 되어 잘생기고 돈 많은 귀족 남자와 결혼을 해서 외국으로 가버렸으니, 관습이 엄격한 만큼 소문도 빠른 동네에서 얼굴 들고 다니기 여간 힘들지 않았을까. 주인공의 로맨스를 위해서 나머지들은 그야말로 '쩌리'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지만, 피보스의 경우는 단 두컷(상상컷까지 세컷) 만에 광속 퇴장. 피보스가 비뚤어진다면 그건 세라탓. 제목이 '사랑의 아테네'인 만큼 자기들은 로맨스 흩뿌리며 설레겠지만, 누군가에게는 '망할 아테네'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사실 이런 식으로 뜯어본다면 남아날 캐릭터 있겠냐만서도, 연륜과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시각차는 분명히 존재하므로 이런식의 만화읽기도 어떤 면에선 신선하고 재미있다. 각종 만화와 드라마를 섞어서 내용을 아예 더 전형적으로 비틀어 본다면, 세라 때문에 충격받은 피보스가 각고의 노력 끝에 몸짱, 얼짱이 되고 돈까지 많이 벌어 세라 앞에 당당히 나타나 자신을 알아보지도 못하는 세라에게 "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라고 일갈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응?) 아니면 눈 옆에 점하나 붙이고 "왜 너는 나를 만나서 왜 나를 아프게만 해~...(중략) 용서못해~♬"라며 복수라도....!!! (푸학!) 농담처럼 썼지만, 결국 고전이란 이렇게 읽어도 저렇게 읽어도 보편적인 재미라는 게 있기 때문에 고전이 아닐까. 클래식의 위엄이란 거지.


하지만 몸짱의 기회를 원천차단해버린 저 (다리) 라인 어쩔겨.-_ㅠ


뜬금없이 책장 깊숙이 박혀있던 <사랑의 아테네>를 굳이 꺼내 읽은 건, 이사를 대비해 정리할 책들을 고르다가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실은 '리니지'를 읽고 싶었는데, 찾다보니 '리니지'보다 이게 더 책장 바깥 쪽에 꽂혀있어서 먼저 읽었다. (세수하러 왔다가 물만 먹고 가는 토끼 같지만 이것도 썩 나쁘지 않지!) 내가 하고 싶던 블로그 프로젝트(쓸 데 없이 거창하다;) 중에 '읽은 만화 몽땅 리뷰하기'가 있는데 스타트로 끊기에 나쁘지 않은 만화기도 하고. 여튼 글 쓰면서 구글링을 통해 <사랑의 아테네> 이미지를 좀 찾아봤는데, 별의 별 게 다 있어서 새삼 구글의 위대함에 감탄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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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아테네> 원작.
국내 할리퀸 로맨스의 산실 '신영미디어'에서 나왔다.


 

<사랑의 아테네> 대본소 용. (전 5권 완결)
만화방에 가면 저 주홍색 책등의 향연이 눈부셨지.




 

 

<사랑의 아테네> 댕기 부록. (전 9권 완결) : 사진에는 여덟 권 밖에 없다.
나도 이거 2권 빼고 다 갖고 있는데, 박스 찾기 힘들어서 구글링해서 찾은 사진으로 대체.




 

 

<사랑의 아테네> 현재 시중에 판매중인 학산문화사 버전. (전 2권 완결)




 

 

이건 <사랑의 아테네>와 하등 상관이 없는데, 저기 적힌 신일숙의  '18세의 순수' 때문에 급 저장. 이슈 창간호와 창간 2호에 실린 저 만화 은근히 좋아했는데, 아는 사람을 찾아볼 수가 없다.ㅠ_ㅠ (검색해도 안 나옴) 최근 완간된 신일숙의 환상전집 시리즈에 꼽사리 껴서 실리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는데, 현대물이라 취급을 안 해주는지 어디에도 실리지 않았다. 신일숙도 나름 컬러화보나 단편을 꽤  낸 작간데, 예전의 김혜린 단편집 '노래하는 돌'처럼 몽땅 묶어서 거대 단편집 하나 내주면 좋겠다. 내가 가진 '나의 이브'나 '크리슈티'랑 중복돼도 좋으니까 저거 '18세의 순수' 실어서 좀 내주면 안 되나? (그나저나 '이슈' 그립네~ 창간호부터 한 호도 빼놓지 않고, 대학가서도 모았던 집착의 산물인데... 1996년 1월 1일 창간해서 지금도 명맥을 유지하는 걸 보면 참 대견하다 싶기도 하고. 창간호에 시작했지만 연재 중단으로 끝을 기약할 수 없게 되어버린 한승원의 '프린세스'를 보니 속쓰리기도 하고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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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19 작성, 알라딘에 옮겨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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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4-01-31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소 님 만화마니아셨군요. 리뷰가 아주 알찹니다....

다소 2014-01-31 23:19   좋아요 0 | URL
'나를 키운 것은 팔할이 만화'라고 농담처럼 얘기하곤 하지요. 심지어 수능 선택과목도 만화 때문에 세계사를 선택할 정도였으니까요. (당시 빠져있던 만화가 고대의 지중해 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었거든요.) 망할' 청보법 이후로 한국 만화계가 많이 죽어서 슬픕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2-01 16:49   좋아요 0 | URL
개새끼들이었죠. 청보법.... 정말 악법입니다.
도대체 만화가 어떤 해악을 끼치는지 정말 묻고 싶습니다.
내 친구만 해도 일본에서 만화 그립니다. 한국에서는 먹고 살 수가 없으니까요...
그곳에서 고군분투하는 걸 보면 ( 결국은 술만 먹는 귀신이 되었지만 ) 안타까워요...

다소 2014-02-01 20:34   좋아요 0 | URL
악법중의 악법. 청보법! 당시 만화계는 르네상스라 불릴 만큼 소재도 다양해지던 시기였고, 그만큼 만화잡지도 쏟아져 나오던 시기였는데 안타깝죠. 그 이후로 만화잡지란 잡지는 다 폐간되고, 지금 명맥을 잇고 있는 건 그나마 대형 출판사에서 나오는 한 두권 뿐이죠. 그러다보니 만화계는 점점 일본만화가 잠식해가고, 당시 만화가들은 다른 살길을 모색하거나 웹연재로 넘어간지 오래... 하지만 그것도 극소수다보니 더더욱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건 사실이죠. 그래놓고 딴 나라에서 소위 돈 되는 문화 컨텐츠가 나오면 우리나라는 왜 저런 걸 못만드냐고 닦달을 하질 않나, 창조 어쩌구 하면서 비교질 해대는 거 보면 한심해서 눈물이 다 납니다.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저변을 마련해주지는 못할 망정 죽여놓기 바쁘면서 결과물은 거창하길 바라다니... 정말 입맛이 쓰네요.
 



새벽 2시가 다 된 시간. 이 시간은 대개 구남친이 "자니?"라고 술에 취해 문자를 보내는 것이 통용되는 시간이 아니던가. 하지만 나의 2014년은 뭔가 다르다. 일말의 양심이 남은 스패머(...)가 뿌리는 스팸문자로 구질구질하게 시작한다. 와하하하, 색다른데?

타인의 정보를 담보로 돈을 구걸하려던 웬 잡놈들에 의해 내 정보는 구석구석 긁혀서 팔려나간지 오래. 휴지조각처럼 널부러져 돌아다니는 내 정보는 여기저기 흩어져있다. 덕분에 나의 폰은 시도때도 없이 스팸문자와 원링의 공격을 받는다. 오늘 스팸을 보낸 자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정월 초하루부터 참 수고가 많다. 그래, 너도 먹고 사느라 힘들겠지. 그래도 공휴일은 좀 쉬어가며 일해라 이자식아! 그리고 웬만하면 잠좀 자라. 키 안큰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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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14-01-31 0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들어 부쩍 저런 문자가 잦네요. 그런데 저런건 예약전송 뭐 그런게 아닐까요?ㅋㅋ

다소 2014-01-31 13:08   좋아요 0 | URL
전 제이름을 콕 찍어서 보낸 스팸문자도 받아봤는데, 그건 정말 무섭더라구요.
그러고보니 예약전송일 수도 있겠네요. 새벽에 비몽사몽간에 클릭을 유도하는 걸까요?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4-01-31 0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저런 스팸 문자를 볼 때마다 과연 응답하는 사람이 있을까 ? 라는 생각을 하는데
그래도 효과가 크니 저런 스팸이 목숨걸고 달리겠죠 ? 참내...

다소 2014-01-31 13:11   좋아요 0 | URL
의외로 호기심에 전화걸어보는 사람도 있나봐요. 모르고 클릭하기도 하고.
뉴스에서 보이스피싱이다 스팸이다 속는 사람들에 대해 보도가 되면 '저런 걸 왜 속아?'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내 일이 되면 또 달라지게 마련이라... 전 몰랐는데, 요즘에도 폰팅이 성행하더라구요. 덜덜덜;;;

가넷 2014-02-02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많이 오네요... 정말 여름밤에 자는데 모기가 걸리적 거리게 하는 기분이랑 비슷하게... 짜증나네용.ㅠㅠ

다소 2014-02-02 23:13   좋아요 0 | URL
정말로 자는데 걸리적 거렸어요. 어제는 아침에 자고 있는데 계속 띠링띠링 거려서 확인해보면 스팸이어서 정말 돌아버리는 줄 알았어요. 어제 아침에만 다섯통을 받으니 전화기를 집어던지고 싶은 기분이었달까요. 설 지났다고 본격적으로 영업하나봐요. ㅠㅠ
 

천성적으로 돌아다니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지인들은 나에게 집시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는데, 의외로 히키코모리도 가능한 스타일이라 '돌연변이집시'라고 불리기도 했다. 아무튼 나의 이 역마살(...)은 넷상에서도 유효하였으니 어디 한군데에 안주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옮겨다니기를 여러번 하였다. 홈페이지 시절에야 도메인 하나 사놓으면 1년 동안은 어쩔 수 없이 주저앉아야 했지만, 블로그가 활성화되면서 한군데에 정착 못하는 집시기질은 본격적으로 발휘되기 시작했다. 두어달에 한번씩 스킨 갈아치우는 것은 일상다반사, 블로그 주소를 바꾸는 것은 취미, 아예 블로그자체를 옮기기도 여러번하였다. 설치형 블로그부터 가입형 블로그, 위키, 제로보드까지 별의 별 것들을 다 만들어가며 이리저리 옮겨다녔는데, 나중에는 다 따로 만들고 디자인하기 귀찮아서 링크를 만들어 다 연결시켜버렸다. 


우선 제로보드, 위키, 설치형 블로그, 가입형 블로그의 헤드 부분을 다 똑같은 크기로 만든 뒤, 메뉴를 동일한 위치에 두었다. 그러면 메뉴를 클릭을 해도 헤드랑 메뉴는 그대로인 채 본문, 그러니까 메인부분만 바뀌기 때문에 모든 서비스들이 같은 주소상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자세히 보면 주소는 제각각. 암튼 그렇게 해놓으니 나로서는 일일이 즐겨찾기로 들어가거나 주소를 안 쳐도 돼서 편했다. 알라딘까지 그렇게 연결시키고 싶었는데, 알라딘은 html이나 css파일 수정 권한이 없다. 그저 헤드나 배경의 그림이나 바꾸고 2단이나 3단을 선택할 수나 있으며, 가로폭이나 조절할 수 있을 뿐이다. 그래서 알라딘 서재를 메인 블로그로 잡고, 기존의 블로그나 위키, 제로보드의 글들을 메뉴로 연결 시키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다. 알라딘으로 글들을 옮겨오면 되지 않느냐 할지 모르지만, 오~노! 모르는 소리. 내 블로그 역사만 해도 10년이요, 홈페이지 역사까지 합하면 초등학교 입학해서 대학교 졸업할 정도의 시간이다. 그거 다 옮길 열정이나 체력따위 전혀 없음.


그러면 글들은 그냥 포기하고 여기에 새로이 글을 쓰면 되지 않느냐 하지만, 그것도 또 마뜩찮은 것이 난 내 옛날 글이나 그 글에 달린 댓글들 읽는 걸 좋아하는데, 즐겨찾기로 찾아가거나 주소쳐서 가기 귀찮단 말씀.(숨은 어떻게 쉬고 사냐-_-;) 다 필요없고, 그냥 연결 시켜놓고 싶다. 기분이 그래. 그러니까 알라딘은 스킨 수정 권한(html 및 css)을 달라. 주세요. 주시면 안 되나요? 


설연휴를 앞두고 일하기 싫어서 방황하다가, 이런 뻘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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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4-01-30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흠...... 알라딘이 여러모로 불편하기는 하죠. 댓글 알림 기능도 없고...ㅎㅎㅎ

다소 2014-01-30 13:49   좋아요 0 | URL
불편한데 또 묘하게 매력이 있기는 하지요. 스킨 수정 권한 있으면 저 여기에 정착해서 완전 잘 놀 수 있는데 말입니다. >_<

곰곰생각하는발 2014-01-30 16:38   좋아요 0 | URL
음... 그럼 이 참에 그냥 눌러 사세요...
저도 처음에는 엄청 불만을 토했는데
이젠 어느 정도 그냥 그려러니 합니다. 편리함에 익숙하면
종종 독이 되죠. 불편함이 미덕이 되는 사회가 되었어요.
전 이 알라딘의 불편을 미덕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자꾸 편리함만을 따지면 정말 위험한 경지에 다다르지 않을까 싶어요.
다소 님, 우리 불편해지기로 해요. 멋지잖아요.. 하하하하하.

다소 2014-01-30 18:46   좋아요 0 | URL
오옷, 혹하는 유혹인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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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이패드가 있는데도 미니를 사려는 이유는 뭐니뭐니해도 휴대성!!! 키보드 포함, 거의 1kg에 가까운 현재 아이패드는 흡사 아령. 작은 토트백을 들고 외출할라치면 넣을 수도 없어요. 그와중에 미니2는 크기도 적당, 무게도 가벼운데, 레티나 화질이니 1석 3조. 적립금패키지 좋네요. 적극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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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되면 떠나고 또 돌아오는 철새의 마음이 이럴까?

돌아오면 포근하고, 그러다 어느 순간 떠나게 된다.

알라딘 서재는.

 

서재가 생기기 훨씬 전부터 외부에 블로그를 차려놓았었고,

그 블로그도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디지털유목민이지만,

그래도 없애지 않고 종종 발자국 남기는 곳은 이곳, 서재.

 

12월이 되니 지난 시간동안 어질러놓은 공간들을 돌아보게 된다.

서재도 그 중 한 곳.

작년에 새롭게 일하기 시작한 곳은 이제야 적응이 될 만하고,

지난 1년동안 책을 사기는 커녕 읽을 시간도 없었는데,

12월이 되니 슬슬 책들이 눈에 들어온다.

나의 책읽기 가장 좋은 계절은 여름이건만,

올 여름은 그러지 못했다는 게 아쉽다.

 

아무튼 최근 보고 싶은 책들을 마구 사들이는 통에

하루가 멀다하고 택배가 오니 엄마가 매우 싫어하신다.

"너 또 병 도졌니?"

 

이사오고 나서는 딱히 얼굴 알고 지내는 택배 아저씨가 없었는데,

2주동안 책 주문을 5번 정도 하니까

이젠 아저씨가 전화도 없이 내가 있는 시간에 맞춰 배달을 해주신다.

 

활자중독이라기보다 그저 책소유욕이 큰 인간이라,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던 책도 기어코 구매하는 나란 인간.

그래놓고 급전이 필요하면 홀랑 되판다. 풉!

 

 

아무튼 최근 이것저것 책을 왕창 사들이면서

다시금 알라딘에 발을 붙이고 있는데,

마음에 드는 글을 쓰는 서재인들이 눈에 띈다.

얼른 즐겨찾기해두고 수줍게 엿보는 중.

원래 예쁜 글을 쓰시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L님은 

바쁘신지 잘 안 보여서 슬픔슬픔.

 

 

둘러보다보니 알라딘에서 리뷰대회를 한다.

처음 리뷰대회한 게 언제더라?

2007년이던가? 기억이 안나네.

아무튼 그 즈음에는 백수여서 리뷰대회 할 때마다

나름 의욕적으로 참가를 했었는데,

그 이후로는 다른 좋은 리뷰 읽기도 바빴던 것 같다.

(올해가 9회째인걸 보니 2005년에 시작했던 것 같다.

관련 링크 : http://www.aladin.co.kr/events/wevent_book.aspx?pn=201312_review&start=main)

오늘 보다 보니 이번 리뷰대회는

지정 서적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변화인 것 같다.

작년까지 후원하는 출판사의 책만 해당되었던 것 같은데,

올해는 알라딘에 등록된 책의 리뷰라면 다 된다고 하니

왠지 의욕이 충만해진다.

오호라, 그렇다면 나도 한번?

 

이래봤자 시간 지나면 흐지부지해지겠지만.

아무튼 모처럼 책읽고 글쓰고 싶어지는 때이다.

이러다 어느순간 또 휙 날아갈테지.

 

 

못된 철새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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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3-12-03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전까지는 지정된 책만 가능했군요. 그럼 올해는 그냥 아무거나 된다는 말이네요.. 호호....
다소 님도 하나 후딱 만들어보십시요..
전 일단 쓰고 나서 야금야금 고치는 타입이라... 그러면 글 쓰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다소 2013-12-03 23:05   좋아요 0 | URL
네, 제 기억으로 초반 2회 정도 말고는
작년까지는 리뷰대회용 책이 따로 있었어요.
그래서 그 중에 제가 좋아하는 책이나,
읽었던 책이 별로 없을 경우 영 리뷰대회에 흥미가 안 생겼었지요.
그런데 올해는 제한이 없으니 갑자기 리뷰대회가 풍성해지는 느낌이랄까.
아직 리뷰 하나 안 올렸는데 말이죠. :-)

그나저나 저도 일단 쓰고 고쳤으면 좋겠는데,
초고(랄 것도 없는)글 쓰면서 힘을 너무 줘서 지치는 타입이에요.
글쟁이는 못될 것 같습니다.^^;